산행여행/龍仁旅行 244

龍仁旅行(35): 법화산의 애국지사들

법화경(法華經) 연상시키는 법화산(法華山 383.2m)은 수지구 죽전동과 기흥구 구성동, 마북동으로 연결되는 산으로 독립운동가 범정(梵亭) 장형(張炯 1889~1964) 선생 유택은 죽전 법화산,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하여 자결하신 충정공(忠正公) 민영환(閔泳煥 1861~1905) 선생은 구성동 법화산에 모셔져 있습니다. 소나무 울창하고 걷는 느낌이 폭신폭신하게 잘 정비된 등산로와 편리한 교통으로 경기 남부 산악인들에게 사랑받는 법화산 마북동에는 현대 인재개발원, 중공업 연구소도 있는데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경부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할 때 법화산을 답사하고 길(吉)한 영감(靈感)을 득(得)한 결과물이라는 설(說)도 있습니다. 법화산 산행 코스는 여럿이지만 고난의 시대에 의지와 충성을 보여주신 애국지사 범정..

龍仁旅行(32): 수지 성복동 산책

여유롭게 산책하고 싶을 때 즐겨 찾는 곳이 성복동 버들치고개(173m)로 성복천 따라 쉬엄쉬엄 왕복 2시간 정도로 마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성복천은 광교산 형제봉 남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탄천으로 흘러드는 지방하천입니다. 천변 산책로에 아이 손잡고 산책 나온 가족들부터 자전거타기 즐기는 건각(健脚)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애용합니다. 느티나무: 성복천에는 수령 600년 보호수(保護樹) 느티나무가 있어 수년전 까지만 해도 주민들이 매년 고사도 지냈고 여름에는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담소도 나누었습니다. 경기·충청 돌아다니며 성복천 느티나무보다 신비롭고 나이 먹은 느티나무를 보지 못했기에 한 숨 쉬어가게 합니다. 성인 4~5명이 양팔을 벌려야하는 노거수(老巨樹)를 뒤로 버들치고개를 가기위해 성서1교에서 성복천을 ..

龍仁旅行(31): 분당 불곡산에서 죽전 대지산

광교산을 숱하게 올라 내려다보았기에 용인 수지 속살은 잘 알지만 가까운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보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수지와 마주하고 있는 성남시 불곡산(佛谷山 335m)을 올랐습니다. 불곡산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분당 어느 곳과도 쉽게 연결되고 때로는 널찍한 산책로가 이어져 동내 뒷산처럼 산책을 즐기는 어린이나 어른·노인들 누구와도 몸 부딪히지 않고 평안하게 걷기 좋은 산행 길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쉬고 있는 불곡산 정상에서는 숲으로 가려 전망이 없었지만 400m 아래 전망대에서는 분당과 붙다 싶은 수지를 까딱하면 구별 할 수 없었는데 동천역 유타워를 찾아 한눈으로 넓게 볼 수 있었습니다. 광교산 아래지만 어찌 보면 불곡산 앞마당 같기도 한 동천동에는 신축 아파트들이 한참 들어서고 있어 입주를 기다리는 아파..

龍仁旅行(30): 수지 상현동 역사의 향기

공원의 도시 상현동은 역사의 향기 그윽합니다. 성복역 3번 출구에서 상현공원을 지나 열심히 신축중인 상현더샾파크사이드까지 1,06km(만보기)를 교차로에서 신호대기포함해서 보통걸음으로 9분 걸렸습니다. 상현2동에 만현(晩峴)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는 느진재길(소실봉 길)은 옛날 수진면(水眞面. 수지구) 사람들이 용인 김량장 관아가려 넘던 고개로 상현공원~소실공원~소실봉 정상까지 부담 없는 트레킹 코스이기에 광교산 산행만큼 좋아합니다. 느진재(晩峴)길 소실봉은 높이 186m의 낮은 산이지만 쌓인 스트레스를 쾌적한 숲 산책으로 풀어주며 등산이 부담스러운 남녀노소 누구나 접근을 허용하는 육산(肉山)입니다. 숲 체험원에서 숲 해설 열심히 듣는 상현동 유치원생들 모습은 언제나 귀엽기만 합니다. 가장 높은 봉우리..

龍仁旅行(29): 모현에서 오포 가는길

광주 문형산(文衡山)을 가기 위해 수지에서 660번 버스를 탑승하고 광주시 오포초교에서 내렸어야 했는데 착오로 60번 버스를 잘못 탑승, 용인시 모현초교에서 하차 하였습니다. 산행 대신 도농복합도시 용인시 모현면과 광주시 오포읍 뒷길 6km 걸으며 영세 제조업체가 옹기종기 모여 그 전까지 삶의 중심이던 농촌도 신점집도 모두 함께 급격히 쇠락한 씁쓸한 흔적들을 보았습니다. 그래도 5월 중순 용인과 광주 농촌은 논을 갈고 물 댄 논을 평평하게 골라 로타리 치고 모내기를 일찌감치 끝냈으며 길가에는 야생화들이 날 보아달라고 만발하여 여행객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2007년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며 투기바람이 몰아친 곳으로 기억한 것에 비하면 모현면과 오포읍을 잇는 문현로와 곡현로는..

龍仁旅行(28): 신봉동 아름다운 사람들(上)

광교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들은 용인시 수지구 이곳저곳을 관통해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임진왜란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풍덕천과 함께 동막천, 손곡천, 신봉천, 정평천, 성서촌, 성복천들이 수지(水枝)라는 도시 이름에 어울리게 무수한 하천을 이룹니다. 광교산 산행도 좋지만 수지 수변 산책로를 걸으면 맑은 물소리, 그리고 때로는 강원도 깊은 계곡처럼 큰소리로 힘차게 흐르는 물소리에 나도 몰래 몸은 깊은 심호흡으로 반응 합니다. 동일하이빌·동부센트레빌에서 신봉동 주민센타까지 40분 동안 물속에 무리지어 노는 작은 물고기때들 보며 신봉천 아래 정평천을 천천히 걷는 것도 좋아 하며 가끔은 스스로 깜짝 놀랍니다. 아니! 아파트로 둘러싸인 하천에 물고기때들이 놀고 있다니! 오늘 아침까지 연 사흘 장마처럼 비가와서 물고기들..

龍仁旅行(27): 광교산 손곡천

광교산(光敎山 582m)은 어미닭이 날개 펼치고 병아리들을 감싸듯, 어머니 품처럼 용인 수지(水枝)를 품어주는 육산(肉山)으로 서해에서 불어오는 겨울 찬바람도 막아주니 장풍득수(藏風得水)의 고마운 산이며 형제봉, 시루봉 긴 능선 줄기에 흰 눈 덮인 광교산설경(光敎山雪景)은 용인8경의 하나입니다. 교통이 편해 자연과 가까이 하고 싶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광교산이기에 5월 신록의 어느 날, 동천역 2번 출구에서 버스를 타고 5분 만에 수지중학 버스승차장에 하차, 신축중인 동천 더샾 이스트포레 아파트 임시담장옆 철계단에서 산행을 시작, 시루봉을 오른 후 바람의 계곡으로 내려와 손곡천 따라 하산 하였습니다. 손곡천(蓀谷川)은 상류에서는 아늑한 정원 같은 인상을 주는 손골성지를 적시고 6km를 흘러 내려..

龍仁旅行(26): 항일 유적지 굴암산(성륜산 절뒤봉) · 용덕사

용인 이동면 묵리에 있는 굴암산(窟庵山 성륜산 절뒤봉 428m)은 항일독립운동 유적지이며 용굴(龍窟)이 있는 용덕사(龍德寺)가 자리하고 있어 성륜산(聖輪山)이라고도 불리는 산입니다. 전원주택들과 성모자애원 담장 끼고 용덕사로 오르는 길은 자동차 오르도록 포장된 꼬부랑 급경사이지만 소나무들이 지키는 일주문부터는 신비한 고찰(古刹)의 분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의병장 옥여(玉汝) 임경재(任景宰 1872~1907): 용인은 많은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를 배출한 지역입니다. 선생은 처인구 양지면 평창리 사람으로 고종의 강제퇴위를 계기로 관직을 버리고 항일투쟁에 나서 의병들의 활동지였던 용인 굴암산 일대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습니다. 부대 해산 이후 고향에 들른 선생은 친일파의 밀고로 일본군에게 총살당하는 비운을 ..

龍仁旅行(25): 문수봉 · 바래기산 · 망덕고개 · 굴암산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과 원삼면 사암리를 잇는 곱든고개는 '산 모퉁이가 많아 구불구불하다'는 지명 유래와 둥그런 언덕을 뜻하는 '곱등(曲屯, 曲頓)'이 우리말 표기에 맞다고 곱등고개(곡돈현 曲頓峴)로 2017년 용인시는 지명을 변경하였습니다. 벽초 홍명희 소설 임꺽정에 꺽정이가 안성 죽산 칠장사에 머무는 스승 가도치를 만나러 고개를 넘다 가짜 임꺽정을 만나 혼내주는 이야기 배경일 정도로 곱등고개는 지금도 험한 곳이지만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입니다. ● 문수봉: 곱등고개에서 문수봉 방향으로 약15분 오르면 용인팔경중 제3경으로 이름난 용담저수지와 황량한 겨울에도 농촌마을 풍경이 빼어난 원삼들 용담조망(龍譚眺望)이 시원하게 트이며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남정맥(漢南正脈) 중요 고비인 문수봉(文殊峰 403m)은..

龍仁旅行(24): 칠봉산 골배마실성지

남곡리 파인리조트 버스정류장 앞 골목길 입구에는 마을 옛 이름대로 ‘남곡1리 배마실’ 마을비석이 있습니다. 뱀이 많이 나왔다고 ‘배마실’인데 거기서도 리조트 골짜기 따라 쑥 들어간 첩첩산중이 ‘골배마실’입니다. 가톨릭 박해를 피해 충남 당진 솔뫼에서 7살 먹은 김대건(1821~1846)을 데리고 조부 김택현(金澤鉉)과 부친 성 이냐시오 김제준(金濟俊 1796-1839)이 1827년 무렵 서울 청파와 용인 이동면 묵4리 한덕골을 거쳐 정착한 곳이 용인 양지면 남곡리 ‘골배마실’이었습니다. 교우촌 은이(隱里)로 넘어가는 산을 등진 골배마실은 작은 개울이 앞으로 흐르며 성인의 손길이 스친 우물터와 묵은 고염나무, 생가 바닥에서 발굴한 돌로 만든 기념석들 만으로도 한국 최초의 사제, 성 안드레아 김대건 신부가 ..

龍仁旅行(23): 삼봉산 · 한덕골성지

2018. 1. 17 지난주는 무섭게 춥더니 오늘은 봄날처럼 온화하고 열흘 정도 고생한 감기도 떨쳤기에 배낭매고 집을 나섰습니다. 1차 목적은 삼봉산 산행이지만 주목적은 가톨릭성지 ‘한덕골’ 탐방이었습니다. 1) 삼봉산(三峰山 428m) 봉우리가 3개로 용인시 묵리·시미리·덕성리에 접해 있으며 주봉(主峰)은 남봉(南峰 428m)입니다. 묵리(墨里) ‘삼배울로 입구’에서 산행 시작, 제3봉 북봉(北峰)을 먼저 오르고 정상(남봉 헬기장)에 선 후 한덕골 탐방을 위해 삼배울로 입구로 원점 회귀하니 산행 거리 5.37km, 휴식 포함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용인 팔경중 ‘제2경 어비낙조’ 이동저수지 전망이, 용인남부에서 가장 높은 산인 시궁산(514.9m)정상에서 보다 삼봉산(428m)이 더 좋다는 평이지만 ..

龍仁旅行(22): 은이벌터 김대건신부 기념각

1947년 ‘은이 벌터’에 한국전통양식으로 김대건 신부 기념각이 건립되었습니다. ‘벌’은 ‘들’ 을 뜻하니 ‘은이 벌터’는 은이성지 일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관련 사진 두 장에 모두 프랑스인 포신부(포만수, 에밀리오 Fromentoux)님이 등장하는 것이 공통점 이었습니다. 은이성지를 여러 번 답사하였으나 기념각을 보지 못했으니 용인시 양지면 은이성지 성당 신축, 또는 그 이후 70여년 세월이 흐르며 증·개축과정에 사라진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기념각 건립 해가 1947년으로, 그 때는 한국이 갓 독립하여 경제력이 없어 에밀리오 포 신부님 주선으로 외국 특히 신부님의 출생지인 프랑스 신도들로부터 기념각 건립에 상당한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서양식이 아닌 한국전통양식으로 지은 것은 ..

龍仁旅行(21): 양지 형제봉 · 은이성지

수지 광교산 형제봉(448m)보다 살짝 높은 양지면 형제봉(459m)은 은이성지나 된봉(310m)에서 보면 두 개의 봉우리가 형제 같이 보이는 용인 중부의 산으로 양지면 남곡리에서 올라 별미고개로 하산, 은이성지(隱理聖地)에서 남곡리 출발점으로 회귀(回歸)하는 편안한 코스입니다. 42번 국도 양지면 남곡리 현대자동차 센터 우측 산기슭 개인택시조합 앞에 등산로 입구가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는 안내판도 없고 해서 잠깐 헷갈렸지만 산행 띠를 따라 시작한 이후로는 등산로가 잘 만들어져 길 잃을 염려 없고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이정표가 정상 가까이 왔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남곡리에서 은이성지로 가는 길과 은이골 마을들이 멀리 보이는 형제봉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별미고개 3km 방향표시판만 있는데 별미고개가 신덕..

龍仁旅行(20): 곱등고개에서 독조봉

흰 눈이 온 세상 하얀색으로 바꾼 걸 시샘하듯 갈색으로 매달린 활엽수 잎사귀들이 화려했던 가을 단풍을 상상하게 해줍니다. 곱등고개(곱든고개, 곱돌고개)에서 경기도 용인시 동쪽에 위치한 독조봉까지 걷다 쉬고 싶으면 벤치에서 아니면 어린 시절처럼 눈밭에 펄썩 앉아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마음은 따뜻해지고 천만금(千萬金)으로도 살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앵자지맥(鶯子枝脈)에 속하는 무명 봉우리(376.4m), 칠봉산(446.9m), 갈미봉(441m), 용실산(422m), 그리고 독조지맥(獨朝枝脈)의 시작 독조봉(432m)까지 봉우리 셋과 산 둘을 차례로 넘다보면 긴 연봉(連峰) 전체 모습은 보이지 않고, 멋지게 생긴 봉우리나 산이 또다시 앞에 나타나 어서 또 올라오라고 손짓을 하곤 했습니다. 용인 제..

龍仁旅行(19): 용인 진산 석성산

석성산 산행 내내 경기도 영남길 띠 표시가 보입니다. 영남길은 조선시대 한양과 지방을 연결한 경기도를 지나는 길을 조성한 ‘경기옛길’의 하나로 2015년 성남·용인·안성·이천을 잇는 영남길이 조성되었습니다. 동백호수공원 ~ 용인문화복지행정타운 6.5km는 ‘영남길 4코스 석성산길’에 해당하며, 조선통신사가 한양에서 부산까지 걸은 514Km에는 ‘판교→ 용인→ 양지→ 죽산’이 포함되었기에 용인시청 건물 앞에는 '조선통신사 길' 표지석도 있으니 영남길 일부는 ‘조선통신사 길’이기도 합니다.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이 뚫려있는 뾰족한 삼각형 암산인 석성산(石城山 471.5m)은 광교산, 정광산과 더불어 용인 3대 명산으로 2015년 까지는 시청직원들과 시민들이 어울려 새해맞이 안녕 기원제 행사를 한 용인의 진산(..

龍仁旅行(17): 삼덕의 길 하(下) 망덕고개·애덕고개·미리내성지·시궁산

2017. 11. 14 용인공용버스터미널에서 83번 버스를 탑승 약 25분후 해실이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버스에 탑승할 때도 승객이 적었지만 그나마 중간에 다들 내리고 종점에서는 겨울 김장거리 보따리 양손 가득 들고도 두 보따리 남은 노스님과 저 둘 뿐 이었습니다. 보따리 자청해서 나누어 들고 비구니 노스님 따라 가니 6년 전 망덕고개 오르는 시발점인 해실이 마을 개울가 주택겸 절인 대광사 주지스님이셨습니다. 행선지 어디라고 말씀 드리지 않았는데 미리 헤아려 망덕고개 잘 올라가라고 덕담 주시고는 다음에 오면 들리라고 따뜻한 말씀도 덧붙여 주셨습니다. ◆ 망덕고개: 해실이 버스 종점에서 망덕고개 이르는 길 역시 깊숙한 오지이지만 ‘삼덕의 길’ 표지판과 순례자들이 묶어둔 ‘리본’ 표지 보며 개울과 계곡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