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후 서울로 올라오기 전 옥천 죽향국민학교(영부인 고육영수여사 모교) 2학년 봄 소풍을 이지당(二止堂)으로 갔습니다. 최근까지도 죽향국민학교(죽향초교) 출신은 꼭 한번은 가는 소풍코스였습니다. 산을 넘고 언덕을 지나 힘들게 여선생님 뒤를 쫒아 도착한 곳은 금빛 모래사장과 맑고 푸른 서화천(소옥천) 건너편 병풍바위와 커다란 숲처럼 보이는 작은 산줄기 속에 안겨있는 모습이 보기 좋은 고풍스런 이층누각(이지당)이 바라보이는 곳 이었습니다. 그러나 소풍에서 돌아오는 길이 얼마나 멀고 힘들었던지 1학년 아이들을 5, 6학년 형들이 업어 주어야만 했습니다. 저를 업어 주는 힘든 수고를 한 고학년 형의 편안하고 든든한 등에서 나는 땀 내음과 이지당의 뛰어난 풍경, 서화천 물가에 반짝이던 물결은 지금도 눈을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