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禮山旅行

禮山旅行(13): 추사고택·용산

맑은공기n 2017. 1. 11. 19:53

                                                                                

과거 힘들었던 일도 오랜 세월이 지나면 그리워지고 때로는 아름답게도 느껴집니다.

 

대학시절 방학 때 마다 실습을 한 예산군 오가면 역탑리 한마음농원에서 1970년 졸업 후 본격적으로 농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은 물론이지만 농촌경제는 특히 어려워 매끼 식사는 보리가 절반이상 섞인 밥 한 그릇에 김치 하나였고 그나마도 못 챙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어두운 실정 이었습니다. 한마음농원 생활 한 달 무렵 영양부족으로 각기병이 와서 한동안 고생 하다가 봄이 되어 산과 들에 나물이 나오기 시작하며 식사 형편도 개선되고 치유 되었습니다.

 

슬슬 봄이 오기 시작하는 어느 날 대학 선배이신 농원장(내석형)이 몸도 그런데 오늘은 하루 쉬고 운동 삼아 한마음농원에서 서쪽 길 따라 3시간 정도 가면 추사 고택이 있으니 한번 다녀 오라고 일종의 하루 휴가를 주었습니다. 30분 정도 걷다가 날도 아직 춥고 각기병도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힘이 들어 돌아오니 입이 심심했던 농장식구들(내석형, 기운씨, 일중씨, 귀성씨)로 부터 한창 젊은 사람이 그걸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왔느냐는 악의 없는 놀림감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새벽엔 싸늘하지만 한낮 햇살은 그래도 따갑게 느껴지는 가을이 깊어진 지난 주 목요일 나름대로 애환이 묻어있는 길을 다시 찾았습니다. 예산역에서 시내버스로 15, 한마음 농원에서 부터 쉬며 걸으며 양신초교, 원천리, 오천리 과수원 길을 지나 신암면 용궁리 추사고택을 찾았습니다.

 

고택 뒷산 용산(龍山·94m)에서는 화암사와 추사 김정희선생이 남긴 암각을 돌아보며, 용궁리 등산로입구~화엄사~龍山·94m~추사고택 약 2km 산길 포함, 9.2km 2시간 50분이 걸렸으며, 추사기념관 앞에서 찍은 나의 기념사진을 보니 마음속 깊이 담았던 미해결 숙제는 풀었지만 깊어 가는 가을 정취도 지나 완벽히 기운 가을노인의 모습 이었습니다.

 

추사고택가는 예산시내버스: 예산터미널 출발시간:

   07:30   09:45  13:20  15:20  16:50  17:50  20:50

   추사고택출발은 위 시간+1시간

   예산터미널출발 13:20 버스가 추석고택 들린 후 종점에서 U-Turn 

   추사고택 다시 14:20 도착해서 신례원역.예산터미널방향으로출발. 

   * 추사고택가는 버스는 예산역 경유하지 않고 신례원역 경유.

 

201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