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禮山旅行

禮山旅行(14): 예산시장·토성산

맑은공기n 2017. 1. 11. 20:54


대학시절 여름 겨울 방학 거의 내내, 그리고 졸업 즉시 몸담았던 예산군 한마음농원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교실청소가 잘 못 됐다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단체기합을 받으며 무차별적으로 내리치신 사랑의 막대기에 허리를 맞은 것이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방학 한두 달 정도 농장실습을 할 때는 몰랐는데, 농장생활을 하며 쌓이는 피로가 허리에 통증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려 애를 써 보았지만 자동화 시설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고 모든 것을 인력, 육체노동 만에 의지하던 60~70년대 농업환경에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농장생활을 포기하고 깊은 좌절감으로 귀경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한 시간 이상 운전을 하면 허리에 통증이 와서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때 허리부상 여파로 전원생활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담임선생님의 탁월한 학습지도 덕분에 휘문중학교에 입학하였으니 은사님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한마음농원을 떠난 후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 전공과는 관련 없었던 외국항공사에서 일하다 은퇴를 하고 현재도 그 연장선상에서 스튜어데스 지망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으니 모든 게 저에게 주어진 운명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3만평 규모의 한마음농장에는 사과나무 위주로 배, 복숭아등을 식재하고 있었기에 새들이 쪼아 먹은 상처 난 과일을 맛 볼수 있었습니다. 열매가 다치면 상처 난 열매를 살리려고 과일나무는 뿌리로부터 영양분을 더욱 공급하기에 그 열매는 더욱 더 단 맛을 낸다고 합니다. 저도 실패한 첫 걸음이었다는 상처받은 위기의식으로 농장생활을 접은 이후 부단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 왔기에 남보다 낫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오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장을 떠나기 전 농장직원들 몇 분과 자전거로 눈 내리는 20리길을 달려 예산시장에서 식사하고 다방에서 밀크 한잔 하는 진솔한 고별식을 베풀어준 고마움을 오랫동안 가슴속에 담고 있었기에 예산시장을 찾아보았습니다. 한 여름 복더위에 인력거 냉차장사가 건내준 냉차 한잔의 시원한 맛, 시장식당에서 못 먹는 막걸리를 앞에 하고 이별을 안타까워한 농장직원들과의 공감이 올해 들어 제일 춥다는 최강추위 속에서도 느껴졌습니다.

 

토성산 산행_

토성산(土城山 또는土城峰): 산 주위가 성()처럼 되었다 하여 토성봉이라 한다.

 

시장 답사 후 산행:

산행경로: 쌍송배기(雙松백이)~예산향교(오른쪽담장)~토성산(토성봉:406m)~향천사~쌍송배기

2시간 45분 원점회귀 산행.

정상 부위 적설로 미끄럽고 산행객 하나 못 만남.

  

교통: 예산읍 쌍송배기~예산역 v.v  버스 운행 빈번  

201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