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 678

龍仁旅行(83): 수리봉 · 시루봉 · 잊혀진 험마산

수지고 문필봉(文筆峰 148.4m)에서 시루봉(582m) 오르는 광교산 능선 길은 깁니다. 특별한 경치나 물이 없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길이지만 쌓인 사연을 곱씹으며 걸으면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병자호란의 검드레산(행복언덕쉼터 260m), 대제학을 양대에 걸쳐 배출한 이우성(李羽成 1641~1698) 선생 묘, 동천동(손골) 사람들은 종자 보관하는 성주바위라고 부르고 신봉동(지봉골) 사람들은 맷돌바위라고 부른 성지바위산(265m)으로 끝이 아닙니다. 다음 차례인 소말구리고개는 병인박해(1866 고종3년)로 손골성지에서 체포된 가톨릭교인들이 끌려가며 넘은 고개이고, 바람의 고개는 손골성지에 숨어들어 선교하던 프랑스 선교사들이 바람처럼 은밀히 드나들던 고개입니다. 높은 봉우리를 뜻하는 고어 수리에서 연..

龍仁旅行(82): 수지에서 해 떨어지는 백운산

광교산(582m)에서 백운산(564m), 바라산(428m), 발화산(=우담산 425m), 청계산(618m)으로 이어지는 광청종주(24km)는 인기 있는 남부 수도권 산행로의 하나입니다. 최고 618m로 크게 높지는 않아도 적지 않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 하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종주 중 으뜸으로 치는 광경은 백운산 일몰이지만 어둠속 산길을 내려올 때 낙상의 위험으로 젊은 매니어들만 누리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사 온 집에서 저녁 시간에 우연히 창밖으로 바라본 붉게 타오른 태양이 아파트(더샾동천이스트포레)와 아파트(이스트 팰리스) 동간 사이로 기우는 장엄한 일몰은 숨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수지에 14년을 살면서도 일몰을 본적은 없었습니다. 먼저 도상으로 확인하고, 동천동 말구리고개 미륵사 손허산에서 해넘..

龍仁旅行(81): 문필봉에서 손허산 · 낙생저수지

광교산 정상 시루봉 중심맥이 검드레산(260.1m)으로 이어진 작은 지맥 하나가 수지고, 더샾 동천이스트포레 뒷산인 문필봉(148.4m)입니다. 용인 창의과학도서관, 청소년수련관들도 그 언덕을 의지해 건립중이니 문필봉이란 이름이 틀리지 않습니다. 문필봉에 터 잡은 동천동 이스트포레 뒤로 바라보이는 손허산(297m)은 높지 않아 위압적이지 않고 정상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산세는 동원동 낙생개발지구를 품은 대지산(229.3m)과 함께 앞,뒤 겹으로 정겨운 산세를 연출합니다. 노인에게는 편안함을,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심성을 키울 잔잔한 풍경화로 손색이 없습니다. 손허산 넘어 물결 고요한 낙생저수지(고기저수지) 뚝방에 아름답게 핀 여름철 야생화는 보기에 마냥 평화롭습니다. 일정: 10:12 더샾동천 이스트포..

近畿旅行(75): 동원동(낙생) 도시개발예정지 대지산, 진재산

거의 사라져간 서울 근교 농촌마을의 잔영을 가까이 볼 수 있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찌보면 보잘것없는 농촌과 전원주택이 어울린 성남시 분당구 동원동(낙생) 도시개발예정지에서 시골마을의 원형을 마음속으로 재현합니다. 우마차가 다녔을 만한 길을 홀로 걸으며 언젠가 잃어버린 것이 손에 다시 잡힐 것 같은 기분입니다. 도시개발로 몇 년 후 사라져 버릴 풍경들입니다. 아주 오래전 젊은 시절 농촌생활 경험이 마음 한 가운데 아직도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일정: 09:14 더샾동천 이스트포레(수지고) 14-1 마을버스 탑승 09:34~09:44 (동천역1번출구 경유)이우중고주성카센타하차, 편의점 들림/0.0km 09:52 이우교 건너 버스승차장 이우중고(성남시 32번 버스운행) 10:30 동원동(낙생) 개발지구 통과,..

龍仁旅行(80): 검드레산(간태산)·성지바위 ·소말구리고개·손허산

수지의 허파구실을 하는 녹지축의 하나는 수지고등학교 뒤 문필봉(148.4m)과 검드레산(260.1m 간태산 행복언덕쉼터), 맷돌바위산(265m 성지바위, 맷돌바위쉼터), 그 너머 고기동·동천동 사이로 길게 뻗은 손허산(297m)이 둘러싸며 형성한 광교산(光敎山) 타원형 줄기입니다. 쉽게 광교산 줄기라고들 하지만 향토지나 용인시 과거 신문 기사들을 보면 검드레산(건드레산 간태산), 맷돌바위산, 손허산이라고 분명히 구별했었는데(이석순_수지 향토문화 답사기, 용인시민신문, 용인신문) 이제는 본래 이름들을 잊어버리고 광교산 하나로 묻어가고 있습니다. 손허산은 수차례 글을 썼기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풍덕천동, 신봉동, 동천동 한빛중학이 둘러싼 고만한 높이 260.1m 검드레산은 임진왜란 전쟁터에 나온 훈련도 규..

近畿旅行(74): 한양삼십리 누리길(下) 과거시험길 · 민비 피난길

역(逆)으로 걷는 한양삼십리누리길 하(下)편 검복리(黔伏里)~불당리(佛堂里)~오전리(悟田里) 구간; 족두리 바위부터 시작해서 쩍바위, 합격바위 등등 온갖 스토리 입힌 바위들 감상하다 마지막 목현동(木峴洞) 구간에서 남한산성과 연결되는 새오고개(280m 새오개 鳥峴, 草峴)에 오릅니다. 초현(草峴)은 새고개에서 새오고개로 변화한 조현(鳥峴)을 한자로 표기할 때의 오기(誤記)로 생각됩니다. 하나의 고개를 두고 오전리는 새우고개(蝦峴), 목현동은 새오고개(새오개 鳥峴, 草峴)라고 이웃 동네조차 서로 다르게 표기했으니 조현(鳥峴)이나 초현(草峴)이나 문제 될 건 없습니다. 옛날엔 교통의 요충지에 주점이 위치했습니다. 광주문화원 지역 유래에도 ‘새오개(鳥峴)에 나라에서 운영하는 주점(酒店)이 있었는데 주막(酒幕)..

近畿旅行(73): 한양삼십리 누리길(上) 역사숲길 · 검단산

경기도 광주시 ‘한양삼십리 누리길’은 조선시대 군사정보 전달과 과거시험 보는 선비들이 걸은 길을 재현한 광주시 목현동에서 남한산성면 산성리 제7암문(제1남옹성 암문)을 잇는 12km, 30리 숲길입니다. 1코스: 문화산책숲길(목현동~오전리) 3.37km 2코스: 테마숲길(오전리~불당리) 2.44km 3코스: 호국숲길(불당리~검복리) 2.67km 4코스: 역사숲길(검복리~산성리) 3.52km 4코스를 역으로 걸어 산성리에서 출발, 제7암문(426m)에서 성 밖으로 나가 검단산(黔丹山 538.1m)을 올라 철쭉 군락지, 매바위, 검복리로 내려왔으니 병자호란과 얽힌 스토리텔링이 없으면 검단산 산행입니다. 하남시 검단산(黔丹山·657m)과 한자는 같습니다. 대부분 누리꾼들은 전 코스를 내처 주파하지만 검단산 5..

南楊州旅行(19): 구금곡역 · 조선왕실 비운의 여인 길 · 된봉 · 관음봉

1961년 중학 시절 홍유릉 견학차 이용한 경춘선 금곡역(金谷驛) 옛 역사는 성시교회(담임목사 박영환 010-8380-8004 남양주시 경춘로 903 구금곡역)로 임차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억 속 철로변 산기슭, 바람에 녹슬어가는 역명판이 옛 추억 찾아온 노객을 맞이합니다. 작업복 차림으로 폐걸상 재활용 목공에 열중하는 박영환 목사님은 역사이전으로 폐허화한 금곡역을 살려낸 분입니다. 목사님 당신은 기독교 선교 목적이지만 저에게는 추억의 한 조각을 만날 수 있게 해준 분입니다. 목공 삼매경 목사님을 보며 예수님도 목수였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박목사님의 선교사업이 구금곡역사에서 계속 진행되기를 소망하며 홍유릉(洪裕陵) 으로 향합니다. 남양주처럼 강물이나 큰 하천이 휘도는 동네는 개발이 빠르고 옛 모습을 쉽..

南楊州旅行(18): 덕배산(영락동산) 광해군묘

마석 모란공원 들려 한식(寒食) 성묘 올린 후 이번에 걸은 구간은 금곡역에서 진접읍 송능리(松陵里) 덕배산(떡배산 155m) 광해군묘 입니다. 금곡동과 진접읍 사능리 경계인 쑥고개 오르면서 부터는 더위를 느껴 등산복 상의를 벗어 배낭에 넣었습니다. 걷기 여행에 좋기로 소문난 길은 아닙니다. 금곡역 1번 출구에서 진접 방향으로 직진하다 야구 연습장 지나 사릉(思陵) 못 미쳐 송능2리 적성골로 들어섰습니다. 도착하고 보니 더 쉬운 목표 삼기는 영락교회 공동묘지인 영락동산 이였습니다. 영락교회 공동묘지는 북한산, 도봉산을 조망하는 덕배산 양지바른 좋은 자리임에 비해 광해군묘는 척 봐도 어두운 골짝에 있습니다. 광해군의 성장과 인물됨, 허준의 동의보감 펴냄, 북방정치와 인조반정, 강화도·제주도 유배는 잘 알려져..

近畿旅行(72): 죽전휴게소에서 분당 선배산 · 진재산 · 대지산

경부고속도로 낮은 언덕위 죽전휴게소 주차장은 언제나 차들로 북적입니다. 여행이나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사람들 얼굴마다 마지막 귀경 여정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표정으로 휴식을 취합니다. 용인에서 낙생 널문리(판교)를 거쳐 한양으로 입성하는 영남 옛길의 요충지가 오늘의 죽전휴게소인 험천현(험천재 험천고개 머내고개)이었습니다. 죽전휴게소 좌우로 수지, 죽전이 급성장 한 것은 서울 인근에 위치하며 예나 지금이나 지방과 연결하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384년 전 병자호란 매섭게 추운 겨울,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인조를 구출하고자 충청도에서 달려온 근왕군이 포진 한 곳이 험천현(죽전휴게소 일대), 구미동 선배산(先拜山 선배재산 111m, 미금역 머내공원), 진재산(陣在山 228.6m)이며 죽전동 군량뜰(수지레..

近畿旅行(71): 석운동 · 하오고개 · 청계산 국사봉

봄은 큰 길로 오지 않습니다. 석운동에도 꽃피는 봄은 성큼 왔고 경운기로 밭가는 농부들의 몸짓에서 바쁜 하루를 읽습니다. 석운동 버스 승차장에서 백헌 선생 묘소 지나 여우고개 오르는 뫼루니 옛길은 겨우 10분 짧은 길이지만 산촌마을의 정감이 살아있어 언제나 좋습니다. 석운동에서 여우고개, KBS 중계소(363m)를 올라 하오고개(학고개 鶴峴) 육교로 내려가 청계공원묘지 옆길로 해서 다시 국사봉(國思峰 540m) 오르는 코스는 올랐다 내렸다 반복하기에 뫼루니 옛길이 없으면 시간만 더 들고 특별한 매력 없을 산행로입니다 청계산 봉우리인 국사봉에서 조망하는 광교산 유장한 능선과 백운호수 뒤로 모락산은 동양화 한폭의 멋진 그림을 연출합니다. 예전에 고교친구들과 함께 왔을 때는 산행객이 없어 호젓했는데 주말이라 ..

近畿旅行(70): 머내 · 분당 진재산

성남시 분당구 진재산(陣在山 228.6m)은 산이 순해 나이든 분이나 여성 들이 둘레길 개념으로 손주들 손잡고 산책하기 좋은 산이지만 지명도는 떨어져 한적한 산행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한없이 유(柔)한 진재산이 병자호란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아픈 역사의 현장을 잊고 싶은지 다음·네이버·구글은 물론 성남시 누비길 안내판도 진재산 위치를 제각기 달리 표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불분명한 운재산 이라고 안내할 정도입니다. 진재산은 수지에서 흘러내려 분당 탄천으로 합류하는 험천(險川 머내)을 앞에 두고 금곡동 보바스 병원과 더헤리티지 아파트 뒤 용바위(龍岩), 용우물을 품고 있는 산이며 언제 설치 한지 알 수 없는 오래된 삼각점(푯대밭이)이 정상에 있습니다. 병자년(1636년) 12월 청나라 10만 대군은 압록..

龍仁旅行(78): 잃어버린 손허산(遜墟山)을 찾아 (結)

용인시 수지에는 옹기종기 산봉우리들이 많으며 고기동·동천동에서 신봉동·풍덕천동, 성복동·상현동 방향 순으로 손허산, 바위배기산, 건드레산, 맷돌바위산, 도리산, 매봉, 예진산(임진산), 소실봉 등등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산과 내가 많아 용인에서도 험지로 취급받던 수지가 강남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자연을 보고 이주해온 외지인들로 채워지며 작은 산들은 큰 산인 광교산에 묻혀 맷돌바위산(성지바위산), 소실봉과 예진산(임진산), 매봉(응봉) 정도 이외에는 정겨운 이름들이 잊혀지며 모두 광교산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수지로 이사 온 이후로 광교산 이곳저곳을 즐겨 타다가 낙생저수지를 끼고 동천동에서 고기리로 이어지는 나지막하고 아담한 모습의 산책성 오솔길 등산로가 펼쳐지는 손허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랫동..

近畿旅行(68): 석운동 · 영심봉 · 발화산(우담산, 석운봉)

돌과 구름이 많다고 돌운리, 도루니, 뫼루니로 불린 성남시 분당구 석운동(石雲洞)에는 신종군(神宗君) 이효백(李孝伯 1433~1487)과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 1596∼1671)선생을 모신 묘소들도 있고 국가정보대학원도 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전거 라이딩 업힐 연습코스로 유명한 뫼루니 여우고개 중심으로 좌, 우에 발화산(發火山, 發華山 425m)과 응달산(325.2m)이 우뚝 서 있습니다. 그러나 양 쪽 산들 이름과 현재 쓰이는 용도가 일치하지 않아 재미있습니다. 발화(發火)는 불, 발화(發華)는 양(陽) 인데 발화산 아래에는 풍수 연구하시는 분들의 필수 코스인 백헌선생 유택(幽宅)과,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가 한 때 모토였던 국정원 시설인 국가정보대학원이 있습니다. 응달산록에는..

近畿旅行(67): 바라산 vs 발화산(우담산)

용인시와 의왕시 경계에는 조선시대 한양 오갈 때 지름길인 고분재(315m)와 바라재(245m)가 있습니다. 높이 탓인지 전원주택들이 바짝 들어선 바라재 길 보다는 고분재 길이 옛날 모습과 더 가깝다고 추측합니다. 고분재 서낭당 돌무더기에서 우연히 마주친 유물 찾는 사람이 방금 발굴한 조선 엽전 두 닢을 작업 장갑에 얹어 보여줍니다. 과거 보러가는 선비나 보부상이 운을 빌며 성황당에 던진 엽전들이 이 길이 옛날 한양으로의 통로였음을 말없이 증언합니다. 바라재는 의왕시, 성남시, 용인시를 가르는 고개입니다. 고개에서 한참 아래 동내인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고기3리 반딧불마을에서 바라보면 바라재 좌측이 의왕시 바라산(望山 428m)이고 우측이 성남시 발화산(發火山, 發華山 425m)이 되겠습니다. 고기3리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