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龍仁旅行

龍仁旅行(78): 잃어버린 손허산(遜墟山)을 찾아 (結)

맑은공기n 2020. 3. 2. 22:33

용인시 수지에는 옹기종기 산봉우리들이 많으며 고기동·동천동에서 신봉동·풍덕천동, 성복동·상현동 방향 순으로 손허산, 바위배기산, 건드레산, 맷돌바위산, 도리산, 매봉, 예진산(임진산), 소실봉 등등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산과 내가 많아 용인에서도 험지로 취급받던 수지가 강남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자연을 보고 이주해온 외지인들로 채워지며 작은 산들은 큰 산인 광교산에 묻혀 맷돌바위산(성지바위산), 소실봉과 예진산(임진산), 매봉(응봉) 정도 이외에는 정겨운 이름들이 잊혀지며 모두 광교산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수지로 이사 온 이후로 광교산 이곳저곳을 즐겨 타다가 낙생저수지를 끼고 동천동에서 고기리로 이어지는 나지막하고 아담한 모습의 산책성 오솔길 등산로가 펼쳐지는 손허산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오랫동안 손허산을 등산하면서도 광교산 자락으로 알고 있었으나 2년 전에야 말구리고개를 경계로 광교산과 다른 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잃어버린 손허산(遜허山)을 찾아()’ 라는 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kw-nahm/251

 

글을 쓰면서 손허산의 한자 표기는 손이터손기터에서 변음한 遜基山이라고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여러 자료로 볼 때 첫 자인 손은 이 확실하나 가운데 자 허 의 이로의 변음은 논리적이지 못했습니다

 

용인문화원 구비전승 민담은 손기는 고기리를 중심마을로 손의터라고 하여 마을의 입구에 있다. 이 마을의 이름은 호랑이가 많았던 이곳에서 손으로 호랑이를 잡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나 손허산 한자표기는 없습니다.

 

민담을 근거로 호랑이 호(), 손호산(遜虎山)이 음운 변화를 일으킨 손허산으로의 변화도 추측해보았으나, 영물인 범 호()자를 썼으면 지역의 자랑이기에 손호산(遜虎山)이란 이름을 지켰지 손호산에서 손허산으로의 음운변화를 허락하지는 않았겠습니다.

 

낙생저수지 위 고기동 첫 마을인 손기 주민분들에게 물어 보아도 답을 얻을 수 없다가 지난 달 바라산·발화산(우담산, 석운봉) 산행을 하며 참고한 성남시 향토사학자 한동억님의 낙생마을 지명에서 단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라산 vs 발화산(우담산) http://blog.daum.net/kw-nahm/362

 

한동억님은 손이터는 겸손하고 착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곳이다. 일명 손기리(遜基里)로 불리었고 손이터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마을이다,’라고 기술하셨습니다. 짤막한 글이지만 손이터, 손기리 첫 자인 겸손할 손(遜)자의 유래를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옥천군 옥천읍에 석밭탱이처럼 지명에 조사 로 끝나는 것은 장소를 나타내는 상태입니다. 이런 맥락으로 손이터는 겸손하고 착한 사람들이 사는 땅을 뜻하는 한자 과 한글 이, 터의 합성입니다. 터의 한자는 기()이니 손기(遜)는 손이터의 한자 표기입니다. 손이터는 손의터로도 음운변화하였습니다.  

 

손이터, 손의터, 손기, 손허산을 땅이나 지형과 연관해서 계속 추리하다보니 언덕, 산기슭을 뜻하는 허()자가 떠올랐습니다. 손이터(손기)마을이 산 아래 위치한 형세로 보아 손허산은 겸손할 손(遜)에 산기슭 허()를 뜻하는 손허산(遜墟山) 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나 이는 제 생각이지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용인시·문화원 홈페이지는 물론 성남시·문화원 홈페이지, 용인시민신문, 용인신문, 기타 인터넷 글들을 탐색해도 입증할 자료를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용인시와 성남시는 낙생마을, 머내 향토사 일부를 공유합니다.

 

손허산의 한자 입증 작업이 다시 한 번 벽에 부딪혔다가 수지농협 조합장을 역임하신 이석순님이 수지향토문화답사기(연인M&B)’2005년 출간하신 사실을 알았습니다. 손허산 한자 관련 자료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중고서 거래서점을 통해 구매 신청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배달된 책을 바로 펴보니 59수지를 말하다손허산(遜墟山). 손이터 동네에 있는 뒷산이다.‘라고 명기하셨습니다한자 해설은 따로 없었지만  손허산 한자 표기가 제 추리와 일치하였기에 제 종전 산행기들의 손허산(遜基山), 손허산() 표기를 손허산(遜墟山 297m)으로 기쁘게 수정하였습니다.

 

만료된 웹사이트(http://www.sujinonghyup.com/html/about6_1.html)를 출처로 인터넷에서 인용되는 수지를 소개하는 대부분의 자료들은 고기리 배나무골이 고향인 이석순님이 수지농협 근무하시며 틈틈이 쓴 글들로 보입니다.

 

이석순님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3.1운동이 수지에서 있던 사실조차 수지사람들이 모를 때 수지 3.1만세운동 기념탑을 세우는데 앞장섰습니다. 고향 사랑 하나로 역작을 남긴, 한 번도 뵙지 못한 수지 향토사학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일정:

11:10 17-1 동천역 1번 출구

11:24~11:29 동천동손골 하차/0.0km

11:36~11:41 말구리고개 손허산 진입계단/0.75km

12:08~12:23 손이터고개/1.71km

13:03 정상/3.52km

13:32 100m 아래 전망대 정자 다녀와서 커피 한잔/3,72km

        저수지 뚝방길로 하산 시작

13:55~14:00 김해김씨 폐무덤/4.23km

14:05 낙생저수지로 하산, 뚝방 산책/4.38km

14:32 뚝방 출발/4.84km

14:42 동원2동 버스 승차장/5.40km

 

동천동손골 승차장에서(손골 성지입구) 바라본_ 손의터고개_아래 터널을 뚫어 용서고속도로 통과:

라이딩으로 유명한 말구리고개 손허산 진입로:

 

고기리 손기 사람들이 동천동 손골 다닌 손의터고개:

손골성지 방향표시가 옛날 손골 다닌 고개임을 대변:  

손허산 정상 가는 오솔길:

체육시설 정자:

치마바위는 능선이 아니라 산 기슭 아래 있습니다: 

낙생저수지 뚝방이 보입니다:

손허산 정상: 손허산(297m)은 ㄱ 자 뒷집은 형세로 손기터에서 치마바위 능선지나  동문그린아파트까지 이어집니다: 

정상에서 100m 아래 손허산 최고의 전망터 정자:

전망터에서 고기동 첫마을 손기터 전망:

 

정상으로 되돌아와 커피 한 잔하고 낙생저수지 뚝방으로 하산시작:

급경사지대 리기다소나무와 스트로브 전나무 사이를 통과합니다:

좌측으로 바라산, 발화산 보며 하산:

눈 아래 낙생저수지 조망하며 하산:

거의 다 내려오니 폐묘가 있습니다:

 

대정4년5월일건(1914년 5월)이면 106년 전 묘이니 고인에게 깊은 사연이 있을 듯 합니다:

묘에서 뚝방을 보고 내려갑니다:

하산(동천고기 머내길 표식):

 

낙생저수지 정면으로 발화산:

 

손허산 능선 가까이 주택이 들어섰습니다:

 

하산경로:

뚝방에서 밭 사이로 내려가면 동원2통 버스승차장으로 이어집니다:

 

발화산에서 바라본 손허산 광교산 입니다: 손허산과 광교산 사이가 도로 개설된 말구리고개:

이석순 지음 수지 향토문화 탑사기(연인 M&B):

새마을공원 수지3.1만세운동 기념탑:

사진추가(2023.3.27)_ 손의터 홍재택 애국지사 구기(舊基):

고기동 128번지 손의터마을(손기) 홍재택 애국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