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沃川旅行 87

沃川旅行(11): 용목의 외고조부(하)

천안시 광덕면사무소를 중심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천안호도 원산지로 유명한 광덕산((廣德山 699m), 왼쪽 조치원 쪽으로는 옥천에서 이장 봉안하신 외고조부님의 묘소가 천안공원묘원에 계시기에 입춘은 지났지만 아직도 바람이 차가운 2월 어느 날 묘소 참배와 함께 서해바다를 조망 할 수 있는 육산(肉山) 광덕산 등산에 나섰습니다. 천안역 동편 버스정거장에서 36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600번 버스를 10시35분 탑승, 30분 후 광덕면에서 하차 40분을 걸어 천안공원묘원에 도착, 친절한 관리사무소직원에게 묘소번호를 확인, 외고조부님 ‘송병찬(宋秉瓚)’을 뵐 수 있었습니다. 옥천여행(10)에서 이미 쓴 바 있지만 외고조부님은 을사조약에 항거하는 상소를 올리신 후, 을사5적과 그 하수인이 보낸 동학군을 위장한 흉도들..

沃川旅行(10): 용목의 외고조부(상)

전해 오기로는 외가는 옥천에서 큰 양반 이었는데 동학란 때 동학군들이 옥천군 군북면 ‘용목’ 외고조부 댁을 침입하여 외고조부님은 신발도 못 신고 급히 피신하셨으며 식량, 가재도구 일체의 피탈은 물론 집도 톱으로 썰어버려 부득이 옥천 구읍으로 이사하였으며 외고조부님은 그 직후 충격으로 돌아가셨고 외가는 망했다는 요지였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마음속으로 ‘양반과 농민의 계급투쟁으로 동학혁명 때 농민들에게 보복당하셨구나’가 솔직한 느낌이었습니다. 작년 ‘뿌리여행’후 외가 쪽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며 외가의 원근거지였다는 ‘용목’을 찾게 되었습니다. 졸졸 흐르는 조용하고 물 맑은 서화천(소옥천)을 따라 걸으며 금빛 모래사장과 맑고 푸른 넓은 냇가 건너편 병풍바위와 숲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고풍스런 이지당..

沃川旅行(9): 동학혁명 유적지 청산면 한곡리

2014. 6 평화와 공존, 공생이라는 성리학적 가치를 바탕으로 조선은 19세기 전반까지 큰 민란이 없이 운영되어 왔으나 농민에 대한 수탈의 증가와 함께 19세기 후반부터 이러한 사회적 합의가 무너지기 시작 1894년 고부군수 조병갑에 저항하여 갑오동학혁명이 일어났습니다. 1894년 동학농민군의 1차 봉기에도 농민들의 폐정개혁(弊政改革)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청나라와 일본의 외세 개입에 전라도지역의 남접(南接)과 충청도지역의 북접(北接)이 연합하여 2차 봉기를 일으키게 되었으며, 북접을 이끌던 동학 제2대 교주 최시형(崔時亨)이 기포령(起包令, 총궐기)을 내린 곳이 옥천군 청산면 한곡리 문바위골(문짝 모양 바위)이었습니다. 옥천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의가 있는 곳이기에 동학혁명 120주년, 60갑..

沃川旅行(8): 옥천역의 아저씨

옥천역 플랫폼에 서면 외가로 어머니 사촌 아우님인 송성호 아저씨가 생각납니다. 아저씨는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의 9대손으로 을사조약 후 음독 자결,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된 애국지사 송병선(宋秉璿)의 사촌형제; 송병찬(宋秉瓚_궁내부특진관 宮內府特進官)의 증손이지만 조상님들이 청빈했고 일제에 아부하지 않었기에 궁핍한 양반가의 후손으로 어렵고 짧게 사신 분입니다. 1960년대초 방학에 옥천을 가면 반갑다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계곡에서 가재잡고 서화천(西華川) 냇가 바위에 붙은 올갱이(다슬기) 따고, 여름밤에는 모기에 쏘여 부은 제 몸의 상처들을 입으로 호호 불어주며 아파 해 주신, 언젠가 서울로 돌아 갈 적엔 옥천역에 나오셔서 동전 50원 짜리, 100원 짜리를 두 세 개 섞어서 쥐어 주시며 이별을..

沃川旅行(7): 금강 철봉산

2014. 2 금강이 영동과 옥천 경계에서 협곡을 가파르게 흐르다가 여울을 만나서는 넉넉하고 천천히 흐르며 옥천포도로 유명한 동이면의 명산 철봉산(鐵峰山 449m)을 만들었습니다. 2월 초 목요일(영하4도~영상2도, 구름) 옥천 시내버스터미널에서 합금리행 버스를 타고 25분 조령리 '금강휴게소'정거장에서 하차,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에서 고요히 흐르는 강물을 넘어 절벽에 가까울 정도로 급하게 강으로 자락을 내린 철봉산으로 향하였습니다. 철봉산은 원래 ‘달우리산’으로 불렸는데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조선에 인재가 날 것을 막기 위해 쇠말뚝을 박았다 해서 ‘철봉산’이 되었다고 '철봉산 유래석'은 말하고 있습니다. 금강휴계소에서 하차 간단하게 ‘금강소수력발전소 댐’을 넘어 대약사사 일주문을 지나 ..

沃川旅行(6): 금강 여울길 · 메쥐골(山鼠谷)

2013. 5 청성면 조천리 보호수-청성면 방아골-동이면 메쥐골-우산리 중소여울 8.3km (옥천군과 영동군 산간 경계에서 시작, 산골 마을 거쳐서 금강 유원지 직전까지) 봄 햇살이 따가워 지기 시작했지만 금강의 물결은 눈부시게 시원한 5월 18일 토요일 휴일을 맞아 옥천신문사와 대청호 주민연대가 주관한 ‘금강 여울 길 걷기’ 행사에 참가 했습니다. 흐르는 금강 위로 고속도로와 일반철로, KTX 고속철도길이 나란히 지나가고 대청댐이 생기면서 잔잔한 물결속에 송사리 쫓고 다슬기 따던 많은 지역이 물에 잠겨 이제는 여울의 본 모습을 잃어 버렸다고 국민학교 2학년때 서울로 전학 간 이후 58년 간 헤어졌다 지난주 다시 만난 옥천 죽향초등학교 49회 동창들이 말해 주었지만 그래도 옛 모습을 간직한 여울을 만날 ..

沃川旅行(5): 마성산(馬城山) 대풍수, 김기태 선생

2013. 2 옥천에는 마성산이란 이름의 산이 세 곳이 있어; 장령산에서 뻗어나와 금산군과 경계를 이루는 서마성산(510m)과 장계리 이슬봉으로 이어지는 마성산(일명 깃대봉 409m), 그리고 옥천 구읍 죽향초등학교 뒤에서 불어오는 북풍을 막아 마을을 아늑하게 하는 동마성산(또는 죽향학교뒤 마성산, 국수봉 335m)입니다. 마성산이라 불리는 곳이 여러 곳 있어 아무래도 혼란스러운 만큼 죽향초등학교 뒷산은 옥천주민들이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으며, 이 죽향초등학교 뒷편 마성산(동마성산)이 풍수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민족의 힘으로 세운 보성전문(고려대)을 손병희선생이 운영하시다가 1919년 3.1 만세 이후 어렵게 되자 보성전문이 존폐기로에 있었는데 이때 진주의 김기..

沃川旅行(4): 대성산

2012. 5 어제(28일, 부처님 오신 날)옥천 대성산(705m)을 혼자 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성산은 옥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한번도 오르지 못했기에 벼르고 벼르다 나서게 되었습니다. 여름 날씨를 감안 인터넷에서 조사한 보다 쉬운 코스라고 생각되는 윤정리 기점 오름 코스를 택했으나, 덕윤봉 못 미치는 지점에서 희미해지는 등산로에 길을 잃고 숲을 헤치며 고생 끝에야 능선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휴일 임에도 사람하나 없는 능선에서 잠시 쉬고 옥천 제일봉 대성산 정상을 올라 의평리 버스정거장으로 내려오니 당초 예상한 3시간 30분을 넘는 총5시간 걸린 힘든 산행 이었지만, 내려오는 도중 눈 아래 펼쳐진 옥천군 이원면 들판의 빼어난 경관이 피로를 잊게 하였습니다. 버스: 2017. 1 현재 옥천터미널~영동 ..

沃川旅行(3): 금강상류

2012년 2월 추운 겨울 날 중에도 따뜻한 편이었던 지난 2월 하순 어느 날 ‘희석’이 와 함께 옥천여행 금강상류 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옥천군 버스를 타고 '금강 나들목' 지나 합금리 종점으로 가는 차창으로 펼쳐지는 조령리, 고당리 등 평화로운 강마을 정취와 여울목의 아름다움에 빠지다 종점 을 앞두고 청마리(청마교) 에서 하차했습니다. 손님 하나 없이 강여울 정취만 물씬 풍기는 강가 식당(첫 번째 사진)에서 준비해간 김밥과 커피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금강 상류 옥천군_ 동이면 합금리(상금, 하금)~가덕리~종미리~안남면 사무소 구간_ 약 14km 길 걷기에 나섰습니다. 소외된 오지 마을들을 연결하는 청마교, 가덕교 등 현대식 다리들이 최근에 완공, 강을 베고 누워 들어섰지만 그래도 때 묻지 않고 짙은..

沃川旅行(2): 백골산(白骨山) · 항곡리

2016. 12 대청호 오백리길_21구간, 5개 지구간 도합 27구간은 주로 강이나 호수 따라 걷는 길이지만 대청호를 바라보는 산을 위주로 하여 지난번 1차 ‘고리산과 부소담악’에 이어 두 번째로 백골산(5구간)에서 방아재와 항곡리를 거쳐 공곡재를 넘는(7구간) 산행 길에 나섰습니다. 백골산(白骨山; 346m) 대전역에서 탑승한 63번 버스를 ‘신절골’ 한식마을에서 하차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솔잎과 활엽수 나뭇잎 쌓인 등산길 밟는 감각을 즐기며 30여분 만에 오른 대전광역시 동구 신하동 백골산성은 해발 340m의 백골산 정상에 쌓은 산성으로 돌무더기 흔적만 일부 남아 있었지만 성이 축조될 당시는 옥천 관산성에 주둔한 신라군과 금강을 사이로 마주보는 백제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

沃川旅行(1): 고리산(環山)·부소담악

1994년 옥천군 군북면 주민 세분이 고리산(환산環山 581.4m)에 대청호 조망 등산로를 개설하고 이어 고리산 정상까지 종주 등산로를 개설함으로써 고리산 종주산행이 고맙게도 오늘처럼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고리산은 충북 옥천군의 가장 큰 산으로 옛 부터 주민들로부터 신령(神靈)한 산이라는 인식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백제·신라의 접경지로 고리산성과 봉수대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적지가 많으며 대청호 조망산행은 그 으뜸입니다. 이백리(황골말)등산로 초입에서 급경사로 헉헉거리며 30분 정도 올라 ‘이백리 산성’에 도달하니 옥천읍과 군북면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곳이 옥천의 무려 47개 산성중 하나인 고리산 첫 산성이 위치해 있는 곳이며, 여기서 부터는 보루를 따라 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