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광덕면사무소를 중심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천안호도 원산지로 유명한 광덕산((廣德山 699m), 왼쪽 조치원 쪽으로는 옥천에서 이장 봉안하신 외고조부님의 묘소가 천안공원묘원에 계시기에 입춘은 지났지만 아직도 바람이 차가운 2월 어느 날 묘소 참배와 함께 서해바다를 조망 할 수 있는 육산(肉山) 광덕산 등산에 나섰습니다.
천안역 동편 버스정거장에서 36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600번 버스를 10시35분 탑승, 30분 후 광덕면에서 하차 40분을 걸어 천안공원묘원에 도착, 친절한 관리사무소직원에게 묘소번호를 확인, 외고조부님 ‘송병찬(宋秉瓚)’을 뵐 수 있었습니다.
옥천여행(10)에서 이미 쓴 바 있지만 외고조부님은 을사조약에 항거하는 상소를 올리신 후, 을사5적과 그 하수인이 보낸 동학군을 위장한 흉도들의 습격으로 현장에서 간신히 목숨만 보존하셨다가 충격으로 그 후 세상을 떠나셨으니 묘소 앞에 선 외고손자인 저의 몸과 마음도 분노로 떨렸습니다.
한국학 중앙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1905년 11월 17일 을사조약(乙巳條約)이 체결되며 당시 외고조부님은 울분으로 사직 옥천으로 낙향하셨습니다. <근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역대인물종합정보시스템: [집필자] 이은영: 송병찬(宋秉瓚, 宮內府特進官 )에 대하여 “1905년(광무 9) 을사늑약(乙巳勒約)이 맺어진 것에 대한 울분을 상소한 후 고향으로 돌아가”>
고종실록을 일자(日字)별로 검색해 보니 을사 늑약을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지사(志士)들은 1905년 11월18일 법부 대신(法部大臣) 이하영(李夏榮)을 시작으로 민영환, 이상설(헤이그 밀사), 최익현 등의 상소를 거쳐 다음해인 1906년 2월18일 종2품 송병찬(宋秉瓚)이 올린 상소를 끝으로 불과 45인에 그쳤으며, 고종황제는 “한일 협상 조약(*을사늑약)을 맺은 대신들을 처벌하라는 상소한 이들을 잡아들이라”는 조령(詔令)을 내리는 <(근거*고종실록 46권, 42년(1905 을사/대한 광무(光武) 9년) 11월 28일)> 해괴한 일도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실록에 따르면 외고조부님의 목숨을 건 상소는 을사늑약을 반대하는 마지막 공식 기록이 되며, 상소의 핵심은 ‘1)을사늑약 폐지 2)을사오적 토벌 3)하수인 경무사 윤철규의 처벌 요구’였으며, 고종실록을 계속 검색하다 다음 기록을 접하고는 한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느낌 이었습니다.
“고종 43년(1906 병오/대한 광무(光武) 10년) 2월 24일(양력) 경무사(警務使) 윤철규를 충청북도 관찰사에 임명”.
을사오적 하수인 윤철규 처벌을 요구한 겨우 6일 후 충청북도 옥천군을 관장하는 관찰사로 윤철규가 부임하게 되었으며, 동학을 위장한 흉적들에 의한 가택침탈 이라는 핍박이 벌어졌고 외고조부님은 1907. 5. 07 일 돌아가셨습니다. 외고조부님은 상소를 올리시고, 그리고 윤철규가 신임 관찰사로 부임한다는 소식에 당신과 가족들에게 닥쳐올 먹구름과 고난, 망국으로 가는 조선의 앞날 을 예측하고 계셨을 거라고 추측되었습니다.
외고조부님이 행하신 선비정신의 실천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잊혀지고 묻혀, 지금은 외가조차도 그 사실을 정확히 몰랐었는데 109년 후 친손이 아닌 남씨(南氏) 성(姓)을 가진 외손이 당신의 기개를 자랑스럽게 세상에 밝힐 줄은 외고조부님 조차도 아마 모르셨을 겁니다. 옥천여행기가 충청남도 천안시 광덕면까지 이어질 줄은 저 자신도 전혀 생각을 못했으니 ‘앞일은 몰라’ 라는 말 이 새삼 실감나며 그 예측불허 재미에 우리들 모두 한 세상 살다 가는 모양입니다.
2015. 2
근거자료: 맑은공기_실록검색 정리
송병찬상소요점.hwp
고종실록조령.gif
천안 광덕산(광덕사)가는 버스: 2017. 1 현재천안역 광장 우측 버스정거장_ 600번, 601번(종점 대덕1리) 30분 간격 운행. 약40~45분 소요.
정상에 오르니 진눈개비로 휴대폰이 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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