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湖西旅行 33

湖西여행(14): 웅천 운봉산

명기 고향 수부리 모낸 논 너머 바라본 운봉산(雲峯山 337.3m)은 푸른 나무 생동감 가득한 봉우리 좌우로 주렴산과 동막산이 겹치는 가운데 의젓함이 넘쳐 웅천읍(熊川邑) 진산(鎭山)처럼 보였지만 검은 구름 휘감고 돌면 비가 온다는 시감(詩感) 넘치는 이야기, 그리고 산성(山城)이 있어 성뫼산 이라고도 부르는 아담한 산입니다. 고조선 준왕(準王)이 위만 조선에게 나라를 뺏기고 배를 타고 남하하여 들어온 내(川)라 웅천(熊川)이라고 했다는 신비로운 마을 이름 기원 전설과 지금은 무너지고 윤곽만 남아있지만 고려시대 건축으로 추정되는 운봉산성이 함께 어울려 웅천의 역사를 잔잔하게 전해줍니다. 웅천역에서 나와 이승만대통령 하사목(下賜木) 느티나무에서 왼쪽으로 틀어 웅천읍사무소 지나 웅천 버스터미널에서 장항선 철..

湖西여행(13): 대청댐

2012년 6월 21일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전라북도 장수군 뜬봉샘에서 발원하여 서해로 흘러드는 금강 줄기에 충북 청원군·옥천군·보은군, 대전광역시에 걸쳐 있는 인공호수 대청호는 고박정희 대통령의 다목적댐 첫 작품입니다. 대전광역시 해당 부분 대청댐에 대청호반길 6개 코스가 있으며, 제1코스가 ‘로하스(Lohas) 해피로드(Happy road)’로 청원군·옥천군·보은군, 대전광역시를 망라한 대청호오백리길로는 마지막 구간인 21구간에 해당합니다. '로하스(Lohas)'는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로 건강과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개인과 사회적 웰빙을 의미 합니다. 2012년 6월 21일 휘문고58회 교우회 총무로 봉..

湖西여행(12): 계룡산 삼불봉

충남 제1봉은 서대산(西臺山 904m)이지만 역사성과 민중에게 끼친 영향으로는 공주시·계룡시·논산시·대전광역시에 걸친 계룡산(鷄龍山 845m)이 충남을 대표하며, 국립대전현충원은 계룡산을 태조산(太祖山)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전 인근에는 닭의 모양새와 관련한 산이나 고개 이름이 여러 곳으로 계룡산(鷄龍山)을 필두로 계족산(鷄足山), 대전 삼괴동과 옥천 군서면을 잇는 ‘닭재’ 등 토속 토탬신앙과 풍수(風水)사상이 결합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산행에 빠져들기 시작한 70년 대 중반 무렵 계룡산을 처음 등산할 땐 계룡산 상징의 하나인 남매탑(男妹塔)을 올라 금잔디로 해서 공주 갑사로 하산 한 적이 있었고, 그 후 캐세이패시픽 항공사 사우들과는 역(逆)으로 갑사에서 남매탑 거쳐 동학사로 내려 온 적이 있었습니다...

湖西여행(11): 대전 문충사 · 질현성

문충사~갈현성~비룡임도~질현성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1) 문충사 대전광역시 동구 용운동(龍雲洞) 문충사(文忠祠)는 일제에 항거한 우국지사 송병선(宋秉璿)·송병순(宋秉珣) 형제분들을 모신 사당입니다.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1836~1905)선생은 1905년 을사조약 파기, 을사오적 처형 등의 운동을 전개하다가 순국 자결하셨으며, 심석재(心石齋) 송병순(宋秉珣,1839~1912)선생도 국권회복을 위한 구국활동에 매진하다가 역시 순국 자결하셨습니다. 사단법인 문충사 발간(發刊) 문충공연제송선생사적(文忠公淵齋宋先生史蹟) 6쪽에 ‘두 분은 선공(先公)의 상을 당하시고는 백부 수종제 선생(守宗齋 先生)에게 부모 섬기듯 효성을 극진히 하고 가르침을 받으며 종형제와 더불어 날마다 모시고.’라고 기록 되어있습니다..

湖西여행(10): 영동 천태산(하)

7월 1차 천태산 산행에서 시간 부족으로 A코스에서 A코스로 원점회귀하며 탁월한 전망으로 유명한 D코스를 놓친 아쉬움으로 11월 8일 2차로 1인 산행에 나섰습니다. A코스로 정상을 올라 같은 A코스로 하산 하는 것 보다 능선을 타고 D코스로 하산 하며 시간은 30 분 정도 더 소요되었지만 중간 중간 밧줄을 타야 하는 A코스보다 안전하고 막힘없이 시원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으며, 산악회 띠들도 D코스에 집중되어 100m 정도 연이어 부적처럼 매달린 진풍경을 연출, D코스가 산행하기에 좋은 코스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다시 찾아본 영국사 천년 은행나무는 비단 옷을 벗듯 잎을 다 버리고 은행 알만 매달려 한 해가 또다시 지나가고 있음을 일깨워 주었으며, D코스로 하산 중 ‘남고개’와 영국사 중간..

湖西여행(9): 영동 천태산(상)

2016. 7 옥천버스터미널에서 ‘양산(陽山)’행 버스를 9시에 탑승, 영동(永同) ‘누교리 보건소’에서 하차, 걷기 시작한 영국사(寧國寺) 입구(주차장)까지 2.5.km는 한적한 농촌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편안한 포장도로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산행은 영국사 입구 주차장 끝머리에서 부터 시작 일주문(一柱門)까지 약 1킬로미터 계곡 길은 갈라진 바위틈 깊이 뿌리박은 고목(古木)의 끈질긴 생명력, 1급수에만 사는 토종(土鐘) 물고기 노는 모래 바닥이 보이는 개울에서 32°c 폭염에도 불구하고 서늘한 기운이 옮겨왔습니다. 산림청 선정(選定) '한국 100대 명산'에 포함된 백두대간(白頭大幹) 큰 줄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천태산(天台山 715.2m)은 영동(永同)과 금산(錦山)을 경계로 양산팔경(陽山八景) 제1경..

湖西여행(8): 청양 칠갑산

2015. 10 충청남도에서도 청정고을로 꼽히는 청양군(靑陽郡)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칠갑산(七甲山,561m)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산으로 ‘충남의 허파’ 또는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청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탑승한 택시는 36번 국도를 따라 공주 쪽으로 가다 대치터널 못 미쳐 살레호텔을 돌아, 600년 된 느티나무와 토속식당들이 객을 기다리는 ‘한티마을’을 지나 예전엔 눈이 오면 교통이 두절되곤 했다는 구불구불 ‘한티 옛길’ 올라 산행시작 기점인 한티(大峙)고개 ‘칠갑광장 휴게소’에 내려 주었습니다. 옛날 한티고개는 산적이 출몰하였기에 나그네 혼자는 위험해서 한티마을 주막에서 한양으로 과거보러가는 선비, 보부상, 가마타고 시집가는 새색시 등이 한 무리를 지어 올라야 했다고 개인..

湖西여행(7): 단양 대성산

2016. 8 말복 35° 대학친구들 2016년 8월 정기모임은 눈 아래 남한강을 깔고 눈을 들면 소백산 천문대를 마주보며 단양읍을 비바람으로 부터 지켜주는 대성산(380m)이었습니다. 380m 낮은 산, 1시간 40분 길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한낮 35° 폭염으로 인내심을 발휘하여 정상에 올라야 했습니다. 대학동기에 더해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드문 인연의 7년근 이희석군과 박봉신군은 둘이 별도로 인증사진도 찍으며 1970년 병영에서 병장 이희석(2인 사진 좌측), 신병 박봉신(우측) 로 만나 서로 의지하며 어려움을 견딘 그때 그 시절 군대이야기로 박장대소하며 잠시라도 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들머리.날머리: 단양군청 뒤

湖西旅行(6): 충남 제1봉 서대산(西臺山)

2015. 3 금산군 서대산(904.1m)은 계룡산(903m)을 따돌리고 충남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남의 아버지 산으로 불리며 금산군 추부면에 우뚝 솟은 험준한 암릉이 원추형을 그리며 당당히 퍼져내려 인접한 옥천에서도 멀리 골산(骨山) 봉우리가 보입니다. 험준한 산세로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가 맞선 국경선, 동학란 때에는 농민군들이 숨어들었고 가까이 6.25동란 시절 좌,우익 청년들이 빨치산으로 또는 소탕전에 투입된 대한민국 군경으로 숨져간 곳이었습니다. 6.25 전쟁 어느 날 옥천읍내에 엿장수, 방물장수, 거지들이 이상하게도 갑자기 많이 나타났는데 서대산에서 내려온 빨치산들이 위장한 것으로 그 날 밤 옥천군청이 습격당해 인명 피해가 발생, 그 유자녀 한 분이 W고교..

湖西旅行(5): 보문산, 뿌리공원

2015. 8. 15 중학 여름방학 때 대전 외삼촌댁에 들리면 즐겨 찾던 곳이 보문산 수영장이었고 그 이후로 외삼촌도 서울로 이사하셔 갈 기회가 없었지만 50여 년 전 추억을 찾아 보문산(寶文山 457.3m)을 찾아 나섰습니다. 보문산 입구 옛 표석은 반갑게도 그대로 있었지만 수영장은 이미 없어지고 풀만 무성하였으며, 그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주신 80대 어르신에 따르면 주차장으로 쓰일 예정인데,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나이는 몇이냐? 라고 물으시기에, 용인 살며 69세 로 소년시절 수영장서 놀던 기억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 왔다고 말씀 드리니, 어르신도 이곳이 젊을 때 추억이 어린 곳이라고 하여 자그마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대전 8경중 하나인 보문산(寶文山)은 대전시민이 사랑하는 산으로, 원래 보..

湖西旅行(4): 웅천 수부리 잔미산

2015. 7 장항선 웅천역에서 부여방면으로 약 6km 들어가면 차령산맥의 끝 부분에 잔미산(殘尾山, 417m)이 있으며 그 아래 한국의 전형적 농촌마을 수부리(水芙里)가 있습니다. 잔미산은 삼국시대 성의 고어 ‘잣’에 ‘뫼’가 붙어 만들어진 이름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 것이라고 하며 실제 산행에 나서 보니 성터이었음을 알 수 있는 축성용 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학입학동기이자 한마음농원 실습동기인 고‘김명기’ 군은 수부리에서 태어나 검정고시로 농업경제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명석하고 근면하며 작은 체구에도 어디서 그리 큰 힘이 나오는지 무거운 짐도 거뜬히 들어 올리는 친구 이었습니다만 46년 전 불행히 세상을 먼저 떠나 눈 나리는 겨울 고향 수부리 잔미산 아래에 모셔졌습니다. 박윤식 목사와 함께 웅..

湖西여행(3): 세천고개 · 식장산 독수리봉

2014. 9 세천공원은 대전 식장산 등산로 입구로, 대전과 옥천을 잇는 세천고개(마달령)은 삼국시대 부여·황산벌을 방어하기 위한 최전방지대인 ‘탄현’ 이라고 알려진 곳으로 백제 충신 성충과 흥수 가 신라의 침입에 대비하여 장애물을 세워야 한다고 의자왕에게 충언할 만큼 전략상 중요한 곳 이었고 백제군의 식량이 저장되어 식장산(食藏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고 전해져 옵니다. 지금은 확포장되어 버스들이 거침없이 달리는 고갯길이지만, 제가 중학시절 대전에서 옥천을 가는 버스를 타면 당시에는 좁고 험한 비포장 고갯길이었기에 올라가다 서다하며 털털거리는 버스를 힘들게 운전하는 운전기사의 애쓰는 모습, 시동꺼진 차를 함께 밀던 승객들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또 하나 기억하는 것은 W중 1학년 여름방학 때 ..

湖西여행(2): 식장산 · 대청호 오리골

대청호오백리길을 단순히 물 길 따라 걷는 대신 등산과 연계하여 걷고 있기에 진도(進度)가 늦는 편이며, 제1구간부터 순번호(順番號) 순서로 시작하지 않고 외가고향 옥천 7-1 고리산길부터 시작하여 대전광역시 4구간까지 역(逆)으로 거슬러 올라왔습니다. 식장산: 식장산(食藏山:598m)은 옥천에서 대전평야로 넘어오는 곳으로 백제 때 성을 쌓고 군량(軍糧)을 많이 저장하여 "식장산"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설도 있고, 효성 지극한 부부가 노모(老母)의 밥을 뺏어 먹는 어린 아들을 버리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 땅을 파니 끝없이 먹을 것이 나오는 밥그릇이 나와 풍족하게 살다 노모가 돌아가시자 밥그릇을 다시 묻었다고 해서 식기산(食器山)이라고도 불립니다. 아래서 보면 경사가 매우 급하고 산세가 높아 보여 정상에 오르는..

湖西여행(1): 대청호 국사봉 · 안골 · 약해산

‘대청호 오백리 길’ 6코스 및 7 코스일부. 국사봉(國師峰): 절이 있었던 산이라 하여 절재산 이라고도 불리는 국사봉(319.7m)산행은 대전에서 타고 온 63번 버스를 ‘어부동’에서 하차, 길 건너편 산행안내도 등산로를 따라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충북 보은군 회남면 사음리 산간벽지였는데 예로부터 마을 이름은 어울리지 않게 어부동(漁夫洞)으로 불려오다 1980년 대청댐이 건설되며 마을 앞까지 물이 들어와 고기를 잡게 되니 어부가 사는 마을이라는 오랜 전설이 현실로 바뀌었습니다. 산행객 하나 만나지 못한 나 홀로 산행이었지만 흙산에 솔잎 푹신하게 덮여 있는 산길은 확실해 길 읽을 염려 없이 40분 만에 정상과 돌탑을 지나 국사봉 산행의 절정인 전망대에 설 수 있었습니다. 보은군(報恩郡)에서 산행인 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