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湖西旅行

湖西여행(8): 청양 칠갑산

맑은공기n 2017. 2. 4. 20:01

2015. 10

 

충청남도에서도 청정고을로 꼽히는 청양군(靑陽郡)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칠갑산(七甲山,561)은 크고 작은 봉우리와 계곡을 지닌 산으로 충남의 허파또는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기도 합니다.

 

청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탑승한 택시는 36번 국도를 따라 공주 쪽으로 가다 대치터널 못 미쳐 살레호텔을 돌아, 600년 된 느티나무와 토속식당들이 객을 기다리는 한티마을을 지나 예전엔 눈이 오면 교통이 두절되곤 했다는 구불구불 한티 옛길올라 산행시작 기점인 한티(大峙)고개 칠갑광장 휴게소에 내려 주었습니다.

 

옛날 한티고개는 산적이 출몰하였기에 나그네 혼자는 위험해서 한티마을 주막에서 한양으로 과거보러가는 선비, 보부상, 가마타고 시집가는 새색시 등이 한 무리를 지어 올라야 했다고 개인택시기사님이 들려주었습니다.

 

한티옛길을 30여분을 걸어 옛 정취를 느끼고 싶은 낭만 산행객이 아닌 한, 요즘은 차로 칠갑산광장에 올라 산행을 시작하며 광장 바로 아래는 1981년 뚫린 대치터널로 청양과 공주를 오가는 차들이 한티고개의 옛이야기들을 뒤로 하고 빠른 속도만을 자랑하며 달릴 뿐이었습니다.

 

칠갑광장 휴게소에는 가수 주병선이 불러 크게 사랑 받은 칠갑산 노래비와 콩밭 매는 아낙네 상이 있어 5천년 가난에 시달렸던 한국인들의 깊은 한()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해주었습니다. 너는 배곯지 말라는 홀어머니에 떠밀려 시집가던 날, 혼자 남겨지는 어머니는 어찌하나 하는 걱정과 슬픔을 칠갑산 산마루 산새들이 같이 울어준다는 노랫말은 언제 들어도 공감되고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칠갑광장을 가장 잘 내려다보는 곳에는 을사조약에 저항한 의병장(義兵長) 면암(勉菴) 최익현(勉庵 崔益鉉: 1833~1906)선생의 동상(銅像)이 우뚝 세워져 있습니다. 칠갑산은 만물 생성의 7대 근원인 칠() 자와, 육십갑자 첫 번째로 싹이 난다는 뜻의 갑() 자를 써서 생명의 발원지로 전해져 오고 있는데, 여기에 면암(勉菴)선생의 선비정신이 더해져 조선국(朝鮮國) 호서(湖西) 땅의 生命이자 행동(行動)하는 양심(良心)의 발원지(發源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칠갑광장에서 산장로임도를 따라 너무 쉬운 코스가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하며 1시간 10분 천천히 정상에 올라 천장로하산 길을 택하면 이제까지와는 반대로 오르락내리락 가파름이 온몸에 땀을 내며 1시간 30분가량 등산의 맛을 느끼게 해주다가 천장호(天庄湖)를 가로지른 길이 207m 출렁 다리를 건너는 짜릿한 경험도 하는데, 국내 최장(最長) 동양 2(1위 일본 오이타현 고공현수교)로 청양을 여행하면 한번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칠갑광장휴게소에서 점심으로 먹은 청양고추 밑반찬 딸린 청국장(7천원)과 진한 구기차 한잔(3천원)의 깊은 맛, 청양시내에서 길을 물을 때마다 성의껏 답하여준 여학생부터 전자제품 상점주인, 개인택시 운전사의 친절, 여행정보를 제공한 군청직원의 성의가 어울려 조용하고 아담하게 정돈된 청양 거리의 첫 인상과 함께 다시 오고 싶은 곳이라는 마음을 들게 하였습니다

 

시간별 일정:

12:30 고속버스 청양시외버스터미널 도착

12:50~12:30       택시_ 한티마을 경유 한티고개 칠갑광장 도착. 점심식사

14:00~15:15        산장로 등산 정상 오름

15:30~17:00       천장로 천장호수 경유 하산

17:15                    칠갑산 휴게타운 버스탑승장 도착

                             *칠갑광장(들머리칠갑산 휴게타운(날머리) 별개 장소

17:35                   공주에서 오는 청양 경유 보령행 시외버스탑승

18:20                   청양시내 저녁식사

19:40                   강남 센트럴 고속버스(막차) 출발 

 

                                                                    칠갑산 휴게타운에서 본 칠갑산 (오후 5시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