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沃川旅行

沃川旅行(17): 옥천 청성면 · 청산면, 덕의봉~도덕봉

맑은공기n 2017. 2. 3. 13:54

2016. 08

 

옥천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옥천버스기사님들이 운전하기를 가장 좋아한다는 금강유원지·용죽·양저노선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금강지류 길을 감상하다 1시간 여 지나 청성면(靑城面)산계리 승차장에서 내려 산계보()에서 바라본, 보은(報恩)의 보()자와 청산(靑山)의 청()자에서 한자씩 빌린 _ 보청천(報靑川) _ 한 가운데 섬처럼 생긴 독산(獨山) 정상의 상춘정(常春亭)은 풍광이 늘 봄과 같다는 이름처럼 아직도 가시지 않은 아침 물안개와 함께 빛나고 있어 대한민국 땅()의 중심(中心), 청성(靑城)사람들의 무언지 모를 품위와 풍류를 엿보게 해주었습니다.

 

국내여행 비경으로 꼽히는 상춘정을 뒤로 1시간을 걸어 도착한 겉으로는 그저 그런 시골마을로 보이는 청산면(靑山面) 교평리는 일제시대 방정환(方定煥)선생과 어린이 문화운동을 이끈 정순철(鄭淳哲)선생의 고향입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로 시작하여,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로 졸업식장을 울음바다로 만들며 오랜 세월 불려 기억되는 졸업식 노래는 선생의 마지막 작곡(作曲)이기도 합니다.

 

정순철선생의 어머니는 동학(東學)2대 교주로 청산(靑山) 한곡리에 신도들을 집결, 무력투쟁을 하다 사형당한 해월(海月) 최시형(崔時亨)선생의 맏딸로 옥살이 중에 현감(縣監)이 아전에게 주어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정순철 선생이시니, 어려운 유년기를 보내다 동학 3대 교주, 천도교(天道敎)지도자 의암 손병희(義菴 孫秉熙)선생이 거두어 일본 동양대학(東洋大學)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방정환선생과 함께 색동회를 만드셨습니다.

 

짝짜꿍, 새 나라의 어린이, 어깨동무도 정순철선생의 작곡(作曲)이며 6·25 전쟁 때 납북되어 행방을 모르고 잊혀져가다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선생이 태어난 청산면 주택 담들에 선생 탄생부터 일생을 그린 벽화(壁畵)를 바라보며 제가 약 60년 전 옥천 죽향국민학교 1학년 학예회(學藝會)를 앞두고 합창 연습한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로 시작하는 형제별작곡자가 선생이시라니 청산면 교평리 골목과 동요거리가 더욱 친근하고 특별한 감회에 젖게 했습니다.

 

정순철 선생 동요거리와 청산향교(鄕校)에서 가까운 1919만세운동을 벌인 청산오일장터에서는 동학(東學)으로부터 이어진 청산면의 항일독립운동정신과 우리나라 70, 80년대의 향수(鄕愁)도 함께 느꼈습니다. 청산면사무소에서 5분 걸음 독립운동가 유정(榴亭) 조동호(趙東祜)선생의 작은 할아버지집인 조진사고택(古宅)은 퇴색(退色)해 가고 있었지만 정순철 선생을 비롯한 청산면 인물(人物)들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사(近現代史)를 압축(壓縮)해 보여주었습니다.

 

조진사고택에서 나와 백운사(白雲寺) 입구 삼거리에서 느티나무 왼쪽으로 오르며 산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덕의봉 등산로 입구 정자(亭子)에서 잠시 쉬고 덕의봉 골바람에 묻혀오는 솔향기 맡으며 부드럽게 소나무가 숲을 이루어 햇살을 막아주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덕의봉 옹달샘 물로 시원하게 세수도 하였습니다. 덕의봉 옹달샘부터 정상까지는 약 30분 급경사 깔딱이었지만 덕의봉(德義峰)정상을 앞두고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려한 농촌풍경과 청산·청성의 젖줄 보청천의 고요한 흐름은 이곳까지 오른 수고에 대한 보상(報償)을 하여주었습니다.

 

덕의봉 전망대에서 2분 더 올라 무덤 뒤가 정상이고 덕의봉 정상석(頂上石)이 있는데 숲에 가려 전망은 없었으며 이후 헛고개, 만월고개를 약간은 지루하게 오르고 내리다 도착한 헬기장 도덕봉(道德峰)정상은 사방 막힘없는 시원한 풍광이 일품으로 멀리 속리산, 구병산, 태화산을 바라보고, 가까운 서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청산의 또 다른 봉우리 덕의봉 조망을 누리다 하산하였습니다.

 

제 나이 또래 이곳 출향인(出鄕人)들 어린 시절에는 도덕봉에 새끼 데리고 다니는 늑대가 출몰하였다고 회상할 만큼 깊은 산골 이었다는데 덕의봉에서 도덕봉까지 등산로가 잘 개발되어 있어 혼자 산행 하면서도 길 잃을 염려나 해 끼치는 짐승은 없었습니다. 덕의봉~도덕봉 산행 코스는 크게 높지는 않지만 중간 중간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숨을 골라야했으며, 용인 수지 광교산의 형제봉~시루봉종주 개념과 분위기나 소요시간이 비슷합니다.

 

덕의봉~도덕봉 종주는 중간 휴식 포함 3시간 50분 걸렸지만, 덕의봉(490m) 이나 도덕봉(543.5m) 따로 등산한다면 2시간 전후로 충분하며, 둘 중에서도 한 군데를 고른다면 옹달샘과 사랑나무, 송풍(松風)부는 덕의봉(德義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통 같은 수종끼리의 연리지(連理枝)와 달리 소나무와 참나무가 붙은 이종(異種) 연리지(連理枝)인 덕의봉 사랑나무는 소나무가지를 감싸는 참나무의 모습을 하고 있어 덕의봉 급경사 오르는 힘든 중에도 미소를 자아내어 피로를 덜게 하여 주었습니다.

 

하산 후 친환경(親環境) 농업강사인 한중렬군(농학과)과 최근 귀농(歸農)하여 온실농업을 시작, 깻잎 농사준비로 바쁜 황인청군(원예과)등 양우회(養牛會. k대 생명과학대)후배들이 선배 멀리 왔다고 고맙게 하산을 마중하여 청산의 명물 생선국수와 도리뱅뱅뱅이로 함께 식사하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보은 속리산에서 발원(發源)해 옥천 청산면과 청성면을 유유히 휘돌다 금강으로 합류하는 보청천은 금강 지류(支流)가운데 가장 크며 보청천(報靑川) 맑은 물에서 여름에는 천렵으로 피라미 쏘가리 모래무지 등 민물고기를 잡아 중불에서 시나브로 푹 곤 다음 가시를 발라 된장 고추장에 국수 가락 풀어 김치 반찬 하나로 즐겨먹은 음식이 생선국수이고,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돌려놓고 바싹 튀겨 기름은 빼고 양념 고추장 달달하게 골고루 발라 지져 프라이팬 채로 상에 올린 도리뱅뱅이는 입안에서 부드러운 질감이 먹기에 즐거웠습니다.

 

은은한 보청천 아름다움에 청성면 사람들의 심미안(審美眼)을 보탠 상춘정(常春亭), 청산면을 좌청룡 우백호처럼 감싸고 있는 덕의봉(490m)·도덕봉(543.5m)과 연리지(連理枝) 사랑나무, 동학(東學) 최시형·외손자 정순철선생, 동학(東學) 성지(聖地) 한곡리 부터 독립운동가 조동호선생의 면면한 이야기가 있는 역사의 현장, 자연을 벗 삼아 농사지으며 때 묻지 않은 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청산오일장 만으로도 넘치는 매력에 더해 생선국수 한 그릇으로 속이 후련해지는 맛을 다시 보기 위해서라도 청성(靑城청산(靑山)여행을 다시 해야겠습니다.

 

경로:

옥천시내버스터미널청성면 산계보청산면 정순철 동요거리조진사 고택백운사입구(산행시작)사랑나무덕의봉(490m)도덕봉(543.5m)조진사고택입구(하산완료)

 

시간별 일정:

09:30               옥천_청산방향 시내버스출발(옥천역 앞 시내버스터미널)

10:35               금강유원지 경유 청성면 산계리 버스하차

10:45~11:10    상춘정 조망 Point 도착·완상

                         ➜ 랜드마크: 포도연구소

12:00               청산면 도착(도보 50)

12:05~12:25   청산면 교평리도착: 향교~정순철 동요거리 머무름

12:35~12:45   도보 10분 조진사고택 관람

12:50               5분 거리 백운사 입구 삼거리에서 느티나무 좌측진입 *산행시작

13:05~13:10   덕의정 정자

13:29~13:40   덕의봉 옹달샘

14:10~14:20   30분 깔딱 급경사 덕의봉 전망대

14:22~14:27   덕의봉 정상

15:45~15:55  도덕봉 정상

16:40              도덕봉 산행시작점 하산완료  

                                        

보청천 독산 상춘정:

       덕의봉(좌)   도덕봉(우):

 청산 향교:

 

청산은 정순철 선생 탄생지:

 

 

졸업식 작곡:

청산 중심가:

조동호 선생은 청산면 백운리 출생으로 손기정 선수 일장기 지우고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 동아일보 보도:

조진사댁 고택 담장:

백운사 입구 삼거리에서 좌측진입 산행시작:

 

 

시원한 덕의봉 옹달샘:

사랑나무:

사랑나무 영양이 부족해 보이는 상태:

덕의봉:

 

도덕봉:

청산평야:

 

후배 한중렬군:

좌측은 후배 황인청군. ROTC 휴전선 소대장 근무시 '이상 상황 발생하면 먼저 쏴라!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라고 소대 지휘. 청산에서 영농 사업 투신/찐한 식당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