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近畿旅行

近畿旅行(11): 광주 칠사산 허난설헌

맑은공기n 2017. 2. 3. 13:02

2015. 9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 들판의 벼는 황금물결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있고, 익은 밤은 저절로 떨어져 칠사산 인적 없는 산길 홀로 걷는 산행객에게 알밤 줍는 즐거움을 더해주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칠사산(七士山 360m)은 고려왕조가 무너진 후 두 임금을 섬김 수 없다며 절개를 지킨 7명의 한림학사들이 살았던 곳으로 정상에서(정상석 ) 탁 트인 전망은 광주시와 경안천 넘어 초월읍 무갑산이 한 눈에 들어와 서울의 남산처럼 시원한 조망을 주는 산이었습니다.

 

송정동 광주고등학교 교문 옆 아스팔트 길 따라 칠보사 지나 정상 까지 55, 하산 길은 조선의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 ()를 탐방 하기 위해 반대 코스인 설원리 방향으로 잡아 지월3시내산 교회로 내려왔는데 역시 55분으로 총 산행시간 은 1시간 50분이었으나, 광주고등학교~칠보사~정상 의 원점 회귀코스로는 약 1시간 30분이면 산행 마무리 가능하다고 광주시 홍보자료는 소개하고 있습니다.

 

칠사산은 들머리가 아스팔트길로 처음엔 실망스러웠지만 칠보사 부터는 흙길이 나타나며 옹달샘도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의 맛을 보여주기 시작하다, 정상에서 설원리로 넘어가는 코스는 임도(林道) 사이 곧게 뻗은 전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어 깊은 산 속 원시림 풍광을 잠시나마 맛볼 수 있는 초보자나 가족단위 나들이에 좋은 산행지란 느낌이었습니다.

 

시내산 교회에서 경안천 따라 가다 곤지암천 합류지점에서 지월새마을교를 넘어 또다시 신경수교에서 곤지암천을 건너, ‘지월2리 마을회관경유 허난설헌 묘(경기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산 29-5) 까지 약 4km 거리로 점심 휴식 포함 1시간 30분 걸렸는데, 광주시가 급격히 팽창하며 지역 사정에 밝지 않은 외지인들이 늘어서인지 허난설헌 묘 가는 길을 아는 사람들이 없어 인터넷 사전 조사가 다행이었습니다.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은 조선 중기의 시인, 화가로 본명은 초희(楚姬), 호는 난설헌(蘭雪軒) 본관은 양천(陽川)이며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許筠)의 친누나로 어린나이에(1577, 선조 10) 김성립(金誠立)과 결혼했으나 결혼 생활은 원만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남편 김성립, 시어머니와의 불화와 어린 두 자녀의 죽음 등 불행을 겪으면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마음의 병이 깊어 27세 나이에 세상을 등졌지만 그녀의 작품을 중국과 일본에서 먼저 인정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동양 3국 최고 여류시인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허난설헌 묘가 있는 곳은 지월리에서도 야트막한 경수산 아래로 중부고속도로 토끼굴과 인접한 휘어진 길을 돌아가면 안동 김씨 서운관정공파 제실까지 이어지는데 허난설헌 묘 안내판이 시댁 안동 김씨 명문가의 명성을 압도하며 서 있었습니다.

 

원래는 500m 가량 떨어진 야산 능선에 있었으나 중부고속도로가 나면서 이장한 것으로 묘역에 들어서니 남편 김성립의 묘는 후처 남양 홍씨와 합장 되어있고, 허난설헌의 묘는 아이들 묘들과 함께 따로 아래 하단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두 자녀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시 _ 곡자시(哭子詩)의 애통함에 더해 원만치 못했다는 부부관계 그리고 그녀의 시를 아궁이에 버려 태웠다는 시어머니의 이야기가 더해져 허난설헌의 고달프고 외로웠던 일생을 느끼게 하여 주었습니다.

 

어머니 초상을 당해 친정 강릉(江陵)에 가 있던 스물세 살 때,

碧海浸瑤海 푸른 바닷물이 구슬 바다에 스며들고

靑鸞倚彩鸞 푸른 난새는 채색 난새에게 기대었구나

芙蓉三九朶 부용꽃 스물 일곱 송이가 붉게 떨어지니

紅墮月霜寒 달빛 서리 위에서 차갑기만 해라

 

라는 시()로 자신의 죽음을 예고하며, 서산대사(西山大師)의 법어(法語) “한 조각구름 일 듯 태어나 한 조각구름 사라지듯허난설헌의 육신(肉身)도 오래지 않아 세상 떠났지만 사후 400여년 지난 금세(今世) 에도 문명(文名)따라 저 같은 범부(凡夫) 조차 애써 무덤 찾았으니 조선 대표 여류시인(女流詩人)의 영혼(靈魂)에 한 조각 위로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대중교통 안내:

11:00 뉴경안주유소 버스정거장 (실제로는 뉴경안농협주유소,경화여고,광주고) 하차

광주고 까지 도보 15분 외 버스 노선다수

16:55 지월2리 버스정거장(오렌지 마트앞)에서 광주 터미널방향 탑승으로 일정 마무리

이곳에서 허난설헌 묘 까지 도보 약 20.

 

 

 

 

 

 

 

 

 

 

 

 

 

 

 

                                                             친필작품(앙간비금도)

 

                                        칠사산 하산후  경유도: (1)시내산교회  (2)지월2리 마을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