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近畿旅行

近畿旅行(28): 청계산 옥녀봉

맑은공기n 2017. 12. 30. 16:57

2017년 정유년(丁酉年) 송년 산행으로 고교 친구들과 청계산을 다녀왔습니다. 매주 목요일 산행 팀으로 송년회 같은 특별한 산행은 지하철이나 버스로 접근이 쉽고 산이 크게 높지도 않으며 길이 무난한 청계산(淸溪山 618m)으로 합니다.

 

미륵당:

원지동 청계산 등산로로 진입하는 굴다리 입구 오른쪽에 미륵당(彌勒堂)이 있습니다. 안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1년에 한 번 주민들이 동제(洞祭)를 지내는 약2m 크기 석불입상인 미륵불(彌勒佛)이 있지만 항상 닫혀있어 미륵불을 본 기억은 없습니다. 경내 3층 작은 석탑(石塔)과 함께 조선 초기양식으로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93호 입니다.

 

길마재:

청계산 옥녀봉(玉女峰 375m)은 청계산 입구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해 직진 개념으로 개나리능선을 타면 1시간 정도에 오르지만 애둘러 길마재, 깔딱고개로 돌아서 올랐습니다. 친구들은 나이도 있고들 해서 일단 길마재(鞍峴 378m)를 올라 정자에서 커피나 막걸리 한잔으로 휴식을 취한 후 각자 몸 상태에 따라 좀 더 산행을 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내려와 회식장에서 만나는 일종의 반환점입니다.

 

아에 산행은 포기하고 회식(會食)장소로 와서 소주 한잔에 소박한 식사를 하며 회포를 푸는 친구들도 적지 않으니 이제는 길마재 산행도 쉽다고만 할 수는 없고 나이 먹을수록 친구들과의 만남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길마재(질마재)는 청계산 외에도 전국에 많이 있는데 '산의 생김새가 말이나 소의 등에 짐을 싣기 위해 사용한 길마와 같이 생겼다 하여 길마재 라고도 불렸다는 서울 서대문구 안산(鞍山 295.9m)‘이 우선 생각나며, 그 외 가평군(加平郡) 청계산 길마재나 광교신도시 이의동 길마재 한자 표기는 모두 안현(鞍峴)입니다.

 

옥녀봉:

길마재 오르는 길은 최저 영하날씨답게 계곡물은 꽁꽁 얼어 붙어 있고 길에는 얼음이 박혀 길마재에서 옛골로 하산한 친구들은 아이젠을 착용할 정도로 겨울철 산행을 실감했지만, 봉우리가 예쁜 여인처럼 생긴 옥녀봉(玉女峰 375m)에서 내려온 길은 눈이나 얼음하나 없이 황토 흙길에 낙엽만 수북해 때 아닌 만추(晩秋)의 정취를 느낄 정도로 겨울 산에서 가을 산으로 타임머쉰 타고 이동해온 기분이었습니다.

 

산행 끝난 개나리약수터 앞 서울추모공원에서 느낌은 저 세상으로 망자(亡子) 떠나보내는 공허(空虛)한 분위기가 멀리 강남 한 복판 높은 빌딩들 색깔 넘치는 활력과 대비되고 흔적만 남은 약수터에서 예전처럼 약수가 솟아 흐르는 착각과 겹쳐, 있는 것()이 없는 것()인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이었습니다    

 

일정:  만보계

10:25 청계산입구역 2번출구/0.0km

10:40 매봉,진달래능선,옥녀봉 갈림길(인식번호 01)/0.89km

11:20~11:30 길마재 정자/2.08km

11:47 매봉,옥녀봉갈림길/2.46km

12:21~12:35 옥녀봉/4.45km

13:15~13:25 개나리골약수터(서울추모공원)/6.72km

13:37 청계산 산림욕장입구(버스승차장)/7.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