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近畿旅行

近畿旅行(19): 양평 물소리길 역사의 향기

맑은공기n 2017. 3. 25. 10:33


6개 코스로 구성 되어있는 양평 물소리길은 자연을 사랑하는 보도여행객을 위한 길로 친구들은 조현행 청목회장 부부가 사전 답사한 3코스 원덕역 ~ 양평역’ 11km 구간 걷기에 나섰습니다.

 

양근(楊根):

조선조 정조(正祖) 임금 치세 무렵 안성(安城)에서 차남(次男)으로 태어나신 6대조 할아버님이 양자(養子)로 오신 곳이 양평으로 수년전 뿌리여행을 하며 할아버님 묘소 찾느라고 이곳저곳 다니며 정 들은 곳이기에 친구들과 일정을 함께 하고 싶었으나 사정상 출발이 늦어 도중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양평역에서 양평군청 지나 도보로 5분 만에 자동차 달리는 양근로에 서니 소형보트 떠있는 남한강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버드나무들은 물가에 줄줄이 무성해 버드나무 뿌리를 의미하는 양근(楊根)이란 지명이 양평(楊平) 옛 이름임을 실감나게 해주었습니다.

 

양평 예수성심성당(聖心聖堂):

강변 자전거길 한강하구 102 km’ 표시로부터 양평교 방향으로 5분쯤 걷는 도중에 왼쪽으로 양평성당 200m’라고 적힌 표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의 양평은 은퇴자들이 노후에 정착하거나 젊은 연인들 데이트 장소로 기억되지만 조선에 처음 카돌릭 신앙의 씨가 발아(發芽)한곳이 양평입니다.

 

강변 자전거길에서 계단으로 올라 양근로 건너 골목길 안쪽 양평 예수성심성당’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해오름길 25)에 들어서니 본당 앞에는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안고 슬퍼하는 마리아를 표현한 피에타(Pieta)상이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 정하상(丁夏祥 1795~1839) 바오로:

성당 마당에는 상재상서(上宰相書)를 한 손에 들고 있는 성 정하상인물상도 있었습니다. 정하상은 복자 정약종의 아들로 양근(楊根) 마재에서 태어나 헌종(憲宗) 오년(1839) 기해박해(己亥迫害)때 45세 나이에 서소문 밖에서 순교(殉敎)하신 성인으로 상재상서(上宰相書)는 정하상이 지은 조선의 천주교 박해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한국 최초의 호교론서(護敎論書)입니다.

 

상재상서에 옥안에서는 지쳐서 죽고 문밖에서는 목이 잘려 죽음이 연달아 끊이지 아니하여 피눈물이 도랑을 이루고 통곡하는 소리 하늘을 찌르고 아비는 자식을 부르고 형이 아우를 부르고라고 적었듯이 양평에서도 많은 순교자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렸으며 남한강 백사장은 천주교 순교자들이 처형 받은 곳으로 천주교인들은 지금의 양평시장 길을 통해 사형장으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양평나루·갈산공원(葛山公園):

성당에서 나와 다시 양근로 물소리길 리본 따라 걸음을 재촉하니 10여 분만에 양평나루·갈산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양평읍 진산(鎭山)이라 불리는 남한강변에 자리 잡은 갈산(葛山)은 칡이 많어 칡미라 불린 곳으로 가톨릭 순교자(殉敎者) 권철신·권일신(權哲身·權日身)형제가 살았다고 하며 산이라기보다는 낮은 막한 구릉 전체가 하나의 테마공원(公園)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공원입구 잔딧불이 전구아래 옛 양평나루터(양근나루)는 양평고등학교 카누연습장으로 모타보트만 정박하고 있었지만 조선시대 이곳에서 사람과 물자를 가득 실은 나룻배 사공의 노 젖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습니다6대조 할아버님의 묘소가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보아(신애26.7km) 안성(安城)에서 양근(양평)으로 양자 오신 6대조 할아버지와 또다시 직산(稷山)으로 양자 보낸 아드님 5대조 할아버지의 이별이 있었던 곳이라고 짐작되니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강물 한가운데로 튀어나간 것 같은 원통형의 오래 된 시멘트 탑이 눈길을 끌어 슬슬 다가가 보았습니다. 모양이 등대처럼 생긴 한강의 수위를 측정하던 폐탑(廢塔)으로 보였는데 탑과 강안을 연결하는 목재데크형 교각을 통해 올라서면 악보 전망대에서 낙서판에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메시지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하여 살짝 미소를 짓게 하였습니다. 사방 강물로 둘러싸인 악보전망대에서 시원한 강바람도 직접 느끼도록 한 폐시설활용(廢施設活用) 아이디어가 돗보였습니다.

 

주민들 휴식공원으로도 이용되고 있는 갈산공원 정상에 올라 조선시대 관()에서 이 곳을 지나는 나그네들에게 자연과 벗 삼아 풍류를 즐기라고 지은 정자인 영호정(暎湖亭)에 앉아 버드나무 무성한 남한강 경치도 감상하고 6.25 한국전쟁 때 피살당한 영혼을 위로하는 호국영령 위령탑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추모(追慕)도 하였습니다.

 

갈산공원에 30여분 머물고 바로 길 건너 조선시대부터 3·8일이면 5일 장터를 연다는 양평시장으로 향하려는데 걷기는 생략하고 회식(會食)만 하려 식당에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심심한지 빨리 오라는 연이은 재촉 전화로 마음이 급해져 물소리길 3코스 역사기행을 중단 했지만 꾸미지 않은 옛 고향 같은 따스함이 정겨운 양평이었습니다.

 

걸은 길: 양평 물소리길 3코스 일부 '양평역 ~ 갈산공원 ~ 갈산공원 정상왕복 약 4km

교통: 중앙선전철 왕십리 ~ 양평역 v.v   

































                                                                                  귀가 중앙선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