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우 3

霞村 隨筆(3) 하촌(霞村)이라는 아호(雅號)

글 남용우 1963. 10. 내 주변의 친구들이 한두 사람씩 아호(雅號)를 지어가고 있다. 정한숙(鄭漢淑) 兄은 벌써부터 일오(一悟)라는 아호를 쓰고 있으며, 안춘근(安春根) 兄도 남애(南涯)라고 아호를 정했다. 은근히 나도 뭔가 아호를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을 보면 아호의 정의가 ⸢예술가의 호(號)로 문예적으로 쓴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 정의의 내용이 다소 미흡한 듯 생각된다. 내 생각으론 아호란 예술이건 학문이건 농사일이건 어느 경지에 다다르고 인간적으로서도 俗과 衆을 넘어선 분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둘째로 아호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山水와 淸風明月을 詩歌로 읊을 줄 알고, 무엇보다도 斗酒不辭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거나하게 술이 취해 서..

霞村 隨筆(1) 귀한미소

귀한 미소 하촌(霞村) 남용우(南龍祐) 1957. 9 나의 생활에 피곤을 느낄 때가 있다. 사실 짜증이 날 때도 있다. 그리고 어떤 때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보람 있는 일인가 혼자 생각해 보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우리 한국 사람들은 외국어를 배우느라고 볼장을 다 보는가 싶다. 외국어 공부에 귀중한 시간의 거의 전부를 소비하니, 언제 남들과 같이 진보된 학문 연구를 할 수 있느냐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교실에 들어가서 학생들에게 늘 「제런드」니 「인피니티브」니 하며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내 자신이 서글프게만 생각된다. 학생들의 눈동자들이 나를 비웃는 것만 같아 무척 괴롭다. 「영어는 선진국가 사람들의 말이니까 우리가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배워야지… 영어는 세계 공통어가 되다시피 한 말이야. 그리고 ..

뿌리여행(6): 고난의 시대를 넘어

금년 봄 조선시대 조상님들 묘소를 찾아 참배를 시작 한 이후로 참으로 신기한 일들이 여러 번 생겼으며 그중 하나는 광주 직동(곧은골)을 만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남용우) 생전에 여러 조상님들 산소가 광주 한 곳에 계신단 말씀은 수차에 걸쳐 들었으나 이 무심 한 아들 녀석은 광주라는 단어 하나 만 머릿속에 담았을 뿐 이었습니다. 초봄 어느날 분당 율동공원 일장산 넘어 청백리 ‘고불 맹사성’과 그 어르신이 타고 다니셨다는 유명한 검은 소 무덤(흑기총)을 찾은 후, 하산 하다 우연히 마주 친 곳이 바로 직계 조상님들을 모신 제실이었고, 뿌리여행(5)에서 쓴 바와 같이 임진왜란 직전 국창공(남응운, 뿌리 여행2)의 2자인 도사공(남호) 할아버님이 식솔들을 인솔하여 난을 피해 들어 온 바로 그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