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霞村 隨筆(6) 쿠오바디스와 그 周邊

쿠오바디스와 그 周邊 글 남용우 1970. 2. 8 어쩌다가 구미소설(歐美小說)의 번역을 시작하게 되어, 맨 먼저 낸 미국 단편소설 번역집 를 필두로 최근에 낸 워싱턴 어빙의 까지 이럭저럭 一O여 권의 책을 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이 폴란드의 작가 헨릭 센켸비쯔(Henryk Sienkeevicz)가 쓴 大作 의 번역이다. 원작이 발표된 지 六四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나온 완역본(完譯本)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난생 처음으로 三천 七백 매라는 나에겐 엄청나게 많은 매수의 원고를 다루어 본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 편으로 고등학교 三학년 담임을 하면서 이 번역을 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사정을 아는 분은 짐작이 갈 것이다. 결국 잠을 줄일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내가 그 때 살던 집..

霞村 隨筆(5) 성하(盛夏)의 산정(山情)

성하(盛夏)의 산정(山情) 1963. 9. 10 하촌(霞村) 남용우(南龍祐) 아내와 함께 回龍寺를 찾기로 한 것은 여름방학이 거진 다 지나고 개학을 며칠 앞둔 무렵이었다. 여름방학 내내 거의 매일 학교에 나가 살았다. 변화의 맛이 없고 같은 일을 자꾸만 되풀이해야 하는 원고정리엔 역시 제일 좋은 곳이 학교다. 넓직한 곳이라 시원할 뿐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학교라는 데에 배어 있는 그 배움의 분위기에 젖을 수 있으며, 또한 내가 집에 있으면 그러지 않아도 좁은 집의 안방 하나를 혼자서 차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집을 나옴으로써 방 하나가 빌 것이요, 따라서 집안 식구들이 좀 널찍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고, 무더운 여름에 사람 하나의 체온을 줄이는 것만도 가족들의 보다 나은 여름 생활을 위하여 적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