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嶺湖南濟州旅行

湖南여행(1): 지리산 반야봉

맑은공기n 2017. 2. 13. 13:37

2016. 5

 

연두색 신록(新綠)이 솟아난 5월 봄 산을 오르는 것은 저에게는 크나큰 삶의 기쁨이기에 지리산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올라 피아골 삼거리를 지나 임걸령 샘물로 목을 축이고 반야봉(般若峰 1,732m)에 올랐습니다.

 

지리산은 넓고 깊어 수많은 봉우리를 품고 있지만 그 중 반야봉은 천왕봉 다음으로 지리산 제2봉으로 칩니다. 천왕봉, 노고단과 함께 지리산의 3대 주봉(主峰)에 속하는 반야봉은 해발 1,732m로서 천왕봉(1,915m), 중봉(1,875m), 제석봉(1,806m), 하봉(1,781m)에 이어 높이로는 다섯 번째 이지만 다른 봉우리들이 모두 천왕봉과 가까이 있는 반면, 반야봉은 서쪽에 따로 떨어져 있어 지리산의 제2봉 대접을 받으며, 정상에서는 산자락이 깊은 지리산 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장엄(莊嚴)한 풍광(風光)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 반야(般若)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로 온갖 분별과 망상에서 벗어나 존재의 참모습을 앎으로써 성불(成佛)에 이르게 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지리산 반야봉(般若峰) 일대는 6.25전쟁 당시 수많은 군경(軍警)과 빨치산이 피를 흘리며 숨져간 곳으로 20106.25 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을 위한 숭고한 사업도 이루어 졌으며, 빨치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李鉉相) 사살작전을 지휘한 차일혁(車一赫)경무관은 이현상의 시신을 화장해 자신의 철모에 넣고 빻아 예를 갖추어 섬진강에 뿌려 반야(般若)의 지혜를 실천한 실화(實話)도 세월의 흐름과 함께 이제는 전설(傳說)처럼 들려옵니다.

 

인텔리 빨치산들이 커피를 즐겨 마셨는데, 죽어가면서도 커피 한 잔 마시면 소원이 없겠다.” 는 글을 어디선가 읽었기에 봄바람 치곤 맹렬히 부는 반야봉 정상석(頂上石) 앞 좌측엔 커피 한잔, 우측엔 전몰(戰歿) 군경님들의 영혼을 위해 코코아 한잔을 나란히 놓고 시대를 잘 못 만나 지리산에서 유명을 달리한 좌우(左右)의 영혼을 위로하는 기도를 드린 후 하산, 원점 회귀 하였습니다.

1960년 대 후반, 대학생 시절, 월간 신동아에 실린 어느 지리산 빨치산의 수기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줄거리는 다 잊어버렸지만 이념(理念)과 사상(思想) 을 떠나 불행한 죽음으로 끝난 여빨치산 , '나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 널리 읽힌 이태의 실록 남부군에도 흰 나리소녀라는 이름의 빨치산이 등장 하는데 두 글이 한 작가가 필명(筆名)을 바꿔 쓴 글이 아닐까 추측하며 반야봉 어딘가에 떠돌 '나리 아주머니'의 편안한 쉼을 위해 잠시 묵상했습니다.  

일정:

첫 날_

10:40 구례시내버스 출발

11:20 성삼재 도착

13:05 노고단 정상

13:16 지리산종주 시작점(노고단 고개)

14:20 ~ 14:40 피아골 삼거리(김밥 점심)

14:58 임걸령

15:25 노루목

16:15 ~ 16:35 반야봉, 작은 위령제

19:10 노고단 대피소

둘째 날_

03:15 노고단 대피소 출발

04:00 성삼재 도착

04:30 구례터미널행 첫 버스 탑승

05:10 구례터미널도착, 아침식사(24시 식당 재첩국)

06:40 서울남부터미널행 버스 탑승

 

                                                                          노고단에서 바라본  반야봉

 

 

 

 

 

 

 

 

 

                                                                           반야봉에서 본 지리산 연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