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禮山旅行

禮山旅行(53): 간양리 덕봉산은 덕방산

맑은공기n 2023. 6. 1. 00:37

지난 3월 도고산(道高山 481.8m)·덕봉산(德鳳山 473m) 연계 산행을 하면서 덕봉산 아래 펼쳐진 원시 풍경에 빠져들어 예산에서도 오지인 가톨릭 본당터, 간양사지를 품은 간양골 탐사여행도 따로 하였습니다. 간양골 탐사를 하면서 덕봉산 다른 이름이 덕방산임도 알게 되었으며 왼지 덕방산이란 이름에 무언가 묵직한 과거가 감추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례원역에서부터 간양2리 덕봉산 산행로 입구까지 걷는 도중에 70대 에서 80대 까지 어르신 세분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어르신들 모두 덕봉산, 덕방산 같이 쓴다고 말씀들 하시지만 덕방산 한자는 모르십니다. 어르신 한분이 덕봉산 정상 아래 산제당(山祭堂)이나 창절사(彰節祠)에 가면 혹시 덕방산 한자가 세긴 비석이 있을지 모른다고 귀뜸해 주셨습니다.

 

덕봉산 정상에서 약 100m 아래인 산제당에 가보니 비석은 없고 제당은 잠겼습니다. 하산해 초암(草庵) 박인우(朴麟祐) 선생 창절사를 찾았습니다. 2016년 건립한 사당 헌성비에 덕방산 한글 세 글자는 있으나 한자는 없어 다소간은 실망했습니다. 간양2리 버스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60대 막내 며느리가 미는 휠체어를 타신 90대 할머니가 지나가십니다.

 

휠체어에 탓어도 총기 여전한 92세 노할머님이 덕방산 한자는 모르시지만 덕방산 이름 유래를 들려주셨습니다. 옛날 난리 때 마을 사람들이 덕방산 산제당 근처로 피난을 갔는데 민보단(民堡團)이 안개 때문에 못 올라와 피난민들이 목숨을 보존한 덕을 봐 덕방산이라고 부르게 됐다고 하십니다. ‘옛날엔 군인을 민보단이라고 했어라고 추가 설명도 곁들이십니다.

 

민보단은 동학혁명(1894) 때 기득권 양반세력이 동학군에 대항해 조직한 민병대입니다. 노할머니가 태어나기 거의 40년 전 사실을 민보단이 무엇이지를 구체적으로 모르시면 서도 구전대로 되풀이 하신 겁니다. 간양리는 동학세력이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간양리 이웃 관작리에서는 동학군과 관군·일본 연합군간의 큰 전투로 대량살상이 벌어졌습니다

 

귀가해 인터넷으로 예산문화원 발간자료를 검색하니 1937년 일어·한자로 발행한 예산군지(禮山郡誌)간사(間寺): 간양리 깊숙한 곳 덕방산(德方山) 밑에 있었으나 이것도 폐사되어라는 짤막한 구절이 있습니다(사진 하단 첨부). 임진왜란·동학란, 6.25 전쟁 난리에 주민들이 피난해 덕본 산 모양세로 네모 방()자 붙였으니 덕방산(德方山)이었습니다.

 

예산읍지 제9편 마을사(2016)에서도 박인우(朴麟祐) 선생이 덕방산(德方山) 아래 은거해 고려 왕실에 의리를 지켰다는 글을 찾았습니다. 관작리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동학군 지도자들이 그 후 간양리에 들어와 살았다는 대목도 있으니 휠체어 노할머님은 동학군 후손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덕방산 한자 추적하다 간양리 역사의 뒤 안길을 알게됐습니다.

 

대원군 시절 송사 폐소로 간양사 스님들은 권력에 밀려 쫏겨나고 가톨릭 신자들은 핍박받고 임진왜란·동학혁명·6.25전쟁 겪으며 고초받은 선인들이 마을 진산 이름을 덕봉산(德鳳山)으로 개명해 간양리에 길한 일들만 있기를 기원한 것으로 추측합니다. 현재 간양리는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입니다. 신창 ~ 예산 전철선로 완공되면 덕봉산 찾는 발길이 늘겠습니다. 

 

일정:

08:22 신례원역

08:49 간양2·간양4리 토마토마을입구/1.83km

09:10 간양2리 경로당 버스종점/2.96km

09:13 삼박엘에프티()입구 3갈림목(우리요양원 800m 표식)/3.14km

09:16 삼박엘에프티 본관동·기숙사 3갈림목/3.31km

09:24 덕봉산 정상 2.4km 이정목/3.5km

09:43 3갈림목(덕봉산 1.35km 수철리 민속촌 0.5km 간양리 0.8km)/4.44km

10:44~11:01 덕봉산 정상(휴식)/5.91km~6.1km

11:10 산제당/6.2km

11:17 덕봉산 주등산로 회귀/6.37km

11:58 덕봉산·수철리민속촌·간양리 3갈림목 회귀/7.71km

12:22 삼박엘에프티()입구 3갈림목(우리요양원 800m 표식)회귀/9.01km

12:27~12:37 창절사(彰節祠)/9.25km~9.38km

12:45 간양2리 경로당 버스종점 회귀/9.87km

12:54 신례원·예산 터미널 방향 버스탑승

 

↓ 안개 감싼 덕봉산, 도고산:

덕봉산 산제당 부근까지 안개가 남아있습니다: 

신창~예산 전철선로 완공을 기대합니다! 

간양천 발원지 닥봉산 안개가 사라졌습니다:

 간양2·간양4리 토마토마을입구:

간양리 방울 토마토는 맛으로 유명합니다:

간양교 통과:

삼박엘에프티()입구 갈림목에서 우측:

170m 전방 갈림에서 기숙사 방향 좌측: 

거리 표시없는 이정목:

숲속 발길 흔적 좌측에 또 다른 이정표:

덕봉산 정상 2.4km 표시 이정목:

잠시 희미:

산행로가 뚜렷해 집니다:

갈림목(덕봉산 1.35km 수철리 민속촌 0.5km 간양리 0.8km):

솔숲이 길게 시작됩니다:

초보자도 산행하기 좋은 육산입니다:

계단에서 약6분 오르면 헬기장이고 정상입니다:

우측 숲 사이로 지난 주 다녀온 안락산(방점 좌_정상, 방점 우_정상석 설치 헬기장)이 보입니다: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 의자에서 조망이 있습니다:

방점 좌~우, 용굴봉(432m) 관모산(391m) 금오산(233.9m):

멀리 덕산면 가야산 연봉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긴 금오산군(안락산~금오산) 넘어는 예산읍 입니다:

정상은 숲으로 전망이 없습니다:

도고산(3.05km) 방향으로:

50m 내려와 도고산 방향 버리고 간양리 1.69km 방향으로 빠집니다:

다시 50m 내려가면 산제당 지붕이 보입니다:

비석도 없고 제당은 잠겨있습니다:

예산문화원 산제당 산신제 사진/지금도 매년 거행합니다/옛날 난시(亂時) 시대미상(時代 未詳) 산신당(山神堂) 근방에 안개가 끼어 이곳에 피난한 자는 전원 무사했다고 하며 그로 인하여 덕방산(德方山)이라 칭해 제당이 생겼다. 50여년전에는 제당이 없어 수시로 소나무로 제단을 마련하였으며 그후 제당이 만들어졌다(*예산읍지 1324쪽 9편 마을사 발췌).

간양리로 직방 내려가는 길은 거미줄에 풀이 우거져 산제당 좌측으로 뚜렷한 발자국 따릅니다:

정상직전 계단으로 올랐던 주등산로와 합류해 오른 길 되집어 내려갑니다:

오를 때는 못본 수철저수지가 솔숲 가지 사이로 살짝 보입니다:

삼박엘에프티 입구 3갈림목 도착 직전에 좌측 샛길이 있고 창절사가 보입니다:

하산해  창절사로 향합니다:

예산읍 간양2리 창절사:

고려 충신 정몽주와 같은 불사이군(不事二君) 비

밀양 박씨 초암공파 대종회 헌성비:

간양2리 마을회관 버스정류장:

1937년 발행 예산군지 캡쳐사진/빨강 사각형 안에 덕방산 한자/녹색 선 안에 間寺(간사)는 문맥으로 보아 간양골 간양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등사로 발행한 원본은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출처 예산문화원 홈피):

산행 경로(빨강 실선):

관작리 예산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간양리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