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湖西旅行

湖西旅行(4): 웅천 수부리 잔미산

맑은공기n 2017. 1. 26. 19:04

2015. 7

 

장항선 웅천역에서 부여방면으로 약 6km 들어가면 차령산맥의 끝 부분에 잔미산(殘尾山, 417m)이 있으며 그 아래 한국의 전형적 농촌마을 수부리(水芙里)가 있습니다. 잔미산은 삼국시대 성의 고어 가 붙어 만들어진 이름이 세월이 흐르면서 변한 것이라고 하며 실제 산행에 나서 보니 성터이었음을 알 수 있는 축성용 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학입학동기이자 한마음농원 실습동기인 고김명기군은 수부리에서 태어나 검정고시로 농업경제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명석하고 근면하며 작은 체구에도 어디서 그리 큰 힘이 나오는지 무거운 짐도 거뜬히 들어 올리는 친구 이었습니다만 46년 전 불행히 세상을 먼저 떠나 눈 나리는 겨울 고향 수부리 잔미산 아래에 모셔졌습니다.

 

박윤식 목사와 함께 웅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수부리에 도착 우선 명기 산소에 들려 박목사의 고인을 추도하는 기도가 있었습니다. 부모님들도 돌아가시고 형, 누이들도 호주로 모두 이민을 가서 그런지 5년 전 한마음농원 실습동기들과 함께 왔을 때보다 산소관리 상태가 나빠져 봉분에 떼 하나도 없었으며 마을 아래 명기가 다닌 수부초등학교는 폐교가 되어 더 한층 쓸쓸 했습니다.

 

추모기도 후 본격적 인 등산을 나선 시작 부분에는 등산로가 확실 하였으나 올라갈수록 길이 희미하여지며 잡목과 우거진 숲을 헤치고 나가야만 했습니다. 정상이 바로 앞에 있는 듯 보여 땀을 뻘뻘 흘리고 옷이 찢어져 상처가 나며 애써 오르면 그곳이 정상이 아닌, 정상은 저 멀리 있고 하기를 반복하였습니다. 417m 높이라 산소에서 한 시간 정도면 크게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애초에는 생각하였으나 등산로가 멸실되어 2시간 10분 만에 가까스로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뒤에서 악전고투하며 따라오는 박윤식 목사가 걱정되고 혹시나 탈진으로 사고라도 당하면 대학친구에 이어 고등학교친구 까지 이곳에서 잃어버리나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어 헬기구조를 요청할까 고민하며 간신히 정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높은 산이 아니라고 만만히 본 게 큰 실수였으며 고생시켰다고 탓 한번 하지 않는 박윤식 목사의 인품에 고마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잔미산 정상에서 대천리 등산로 입구(잔미산 철도 건널목, 최상집의사 유적지 옆)까지 하산길은 낙엽이 곱게 쌓인 흙길로, 크게 혼난 잔미산 등산 제대로 하기 위해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까지 한 코스였습니다.

 

하산 1시간 10; 전체 3시간 30분이 걸려 예약한 시간 보다 2시간 후의 기차 편으로 상경하여야 했으며 잔미산 등산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수부리코스는 배제하기를 조언 드리며, 웅천역에서 대천리 잔미산 등산로입구까지는 도보 15분 정도로 역 앞에 대기 하는 택시로는 기본요금 거리입니다.

 

교통: 장항선 웅천역~수부리_ 택시 약15분

        대천리 ~웅천역_         도보 15분

   

                                                                             웅천역에서 바라본 잔미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