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畿旅行(31): 인릉산(인능산)

서초구와 경기도 성남시를 경계로 하는 인릉산(仁陵山 326.5m)은 조선 순조(純祖) 인릉(헌인릉)의 조산(朝山)이 되는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조산(朝山)이란 혈(穴) 앞에 있는 안산(案山) 너머 산을 지칭합니다.

 

짙은 수림과 산 이름처럼 부드럽고 아늑한 코스이지만 이웃한 청계산에 비해 등산객은 많지 않아 옛골 새동네(상적2동)에서 신촌동·오야동 까지 산행 내내 조용하고 그윽해서 좋았습니다.

 

산행로 입구는 옛골 SK주유소 건너 ‘뽕잎 칼국수’ 앞 정자에서 녹색펜스 길 따라 가다 수목원 지나면서 부터 ‘성남누비길’ 표시가 잘 설치되어 있어 산행 내내 길 잃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인릉산 능선을 오르니 정상까지 헌인릉 예비군훈련장 철책이 길게 이어지는데 70년 대 예비군 고지점령훈련으로 칼빈소총 들고 뛰어오르면 예비군 대목 노려 올라온 아이스케이크 장사가 내미는 시원한 얼음과자를 단내 나는 입에 물고 열기를 식히든 곳이었습니다.

 

벌써 50년 가까이 되는 젊었던 낭만 시절 시시한 이야기이지만 인릉산 산행에 홀로 나선 것은 마음속 깊이 담겨있는 옛 추억의 한 장면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릉산은 격하지 않고 부드러워 실버세대나 여성들에게 적합한 게 장점이지만, 궂이 단점을 꼽자면 예비군 사격훈련이 있는 날은 요란한 총소리에 위협을 느끼거나 놀랄 수 있으며, 대형 산행안내판에 표시된 해장국집 옆 시계등산로 입구는 사유지로 약 2년전 폐쇄되었으며 해장국집 옥호도 변경되었습니다. 아래 지도

  

일정: 만보계

10:45 옛골 SK주유소.뽕잎 칼국수

12:27~12:38 인릉산 정상/4.31km

13:35 신천동 주민자치센터앞 버스승차장/8.1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