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沃川旅行

沃川旅行(28): 용암사 · 사목재 · 탄현 노고산성 (숯재 할미성)

맑은공기n 2017. 3. 31. 19:33

춘삼월 햇살 따사로운 이른 봄 날 옥천신문사 주최(主催)로 천년고찰 용암사(龍巖寺) 답사를 나서 옥천읍 소정저수지 삼거리에서 신라 진흥왕때 장령산(長靈山)에 자리 잡은 용암사(350m)를 향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용암사는 정상에 있지도 않고 자동차도 다닐 수 있도록 잘 닦은 길이지만 그래도 장령산(655m)중턱에 있기에 한 걸음 한걸음 오르는 길이 그리 쉽지 많은 않았습니다.

 

1500년 전 의신조사(義信祖師)가 창건한 용암사 동서삼층석탑은 국가문화재 보물이며 대웅전 위쪽 넓은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은 고려 때 작품으로 충청북도 문화재입니다. 용암사 운해(雲海)와 일출(日出)은 미국 CNN 방송이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경관 50’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용암사에서 내려다보는 옥천분지(沃川盆地) 전망이 시원하고 깔끔해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역사의 향기 짙은 용암사를 뒤로 반대편 장령산(長靈山)자연휴양림 입구 쪽으로 넘어가기 위해 절 뒷 봉우리(470m)를 올랐습니다. 경사 진 바윗길 오름에서는 밧줄도 잡으며 봉우리를 올라 사목재로 내려오니 장령산(655m)줄기는 맥을 다하고 오른쪽으로는 서마성산(西馬城山 510m)이 시작하는 분수령(分水嶺) 사목재 고갯길에서 70명 일행들과 김밥을 맛나게 먹으며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사목재에서 일행을 태울 버스가 대기하는 금천리 버스 정거장으로 걸어가다 장령산 정기 듬뿍 받아 전원주택 담장에 노란색으로 곱게 핀 꽃을 만났는데 옥천신문사 이안재 대표님이 요즘 보기 드문 어사화(영춘화)라고 설명 해주시기 전까지는 일행 모두 일찍 핀 개나리 인줄 알고 귀한 꽃을 몰라볼 뻔했습니다.

 

일정이 예상보다 일찍 끝났기에 월전리 입구 국궁장에서 버스를 하차, 일행과 헤어져 백제 성왕사절지를 경유 숯재(탄현. 숯고개)와 노고산성(老姑山城:411m 할미산성)을 향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의자왕이 환락에 빠져 있을 때 충신인 성충과 흥수가 육로로 오는 적은 탄현을 못 넘게 하고 물로 오는 적은 백마강에 들지 못하게 하라.“고 간언한 탄현(炭峴)으로 추정되는 곳은 몇 군데 있는데 이곳 숯재(탄현)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색 바랜 헌화(獻花) 꽃바구니가 쓸쓸해 보이는 성왕사절지 구진벼루 서화천길을 따라 전원주택 달랑 서너 채 지나면서 부터는 집도 길손도 없는 심산유곡 분위기 구불구불 임도를 올라 가족묘 정면으로 마주치는 삼거리 고개에서 왼쪽 오동리 무중골을 버리고 오른쪽 임도를 택해 계속 오르니 숯재(탄현) 제일 높은 언덕에 오르며 이백리 노란이골 건강운동안내와 정자가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며 느낀 점은 1)구진벼루 성왕사절지 위치가 탄현 아래이며 2)임도의 거친 경사도 3)뱀이 똬리 틀 듯 빙빙 돌아 올라오는 길로 공격은 어렵고 방어하기 좋은 지형 4)탄현 노고산성과 최전방 백제군 주둔지인 고리산성(환산)으로 연락주고 받기 좋은 통로 5)옥천군·금산군·대전시 3개 시군으로 연결되는 요충지 6)무엇보다도 지명이 삼국시대 그대로 숯재(숯고개. 탄현)인 점으로 보아 이곳이 삼국시대 탄현(炭峴)이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노란이골 정자에서 잠시 쉬고 우측 침목계단 올라 편안한 능선 길 걷다 무덤 앞 나무에 하얀 띠 매단 곳 지나면서는 커다란 바위가 나타났습니다. 바위가 순한 구석은 없이 험상궂어 망설였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뒤로 물러 설 수 없어 바위 왼쪽에 걸려있는 가느다란 줄 붙들고 애쓰다 산성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정상 3~4m 높이로 축성된 노고산성은 백제산성으로 대부분 무너져 일부분만 형태를 유지하고 사방 높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전망을 방해하고 있었는데, 평탄하게 우뚝 솟은 지휘대(指揮臺)로 보이는 곳에는 '숙부인(淑夫人)연안차씨'묘가 자리 잡고 있어 인기척 없는 곳에 음산한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구전(口傳)으로는 옛날 이 성을 쌓을 당시 젊은이들은 모두 징병되고 할머니들이 쌓아 할미성(老姑城)이라 불리고 있으며 이곳으로부터 식장산 방향으로 1km 떨어진 봉우리에 쌓은 성은 할애비성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노고산성 아랫마을 `노란이'노고산성에서 노란이, 또는 신라군과 백제군이 전쟁을 치른 장소로 `노상 난리가 나서' 노란이라고 했다니 백성들의 막심한 고생이 생각만으로도 안쓰러웠습니다.

 

노고산성을 떠나 능선을 타고 전진하다 빨리 하산하기 위해 삼각점 십자좌표 부근에서 계곡 틈새로 이백리 마을이 살짝 보이고 희미하나마 사람 다닌 흔적 따라 내려오다 영지(靈芝)도 보았지만 길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길을 개척하느라 바위도 기어 넘고 나무뿌리도 잡고 땀 흘리며 내려오다 무너진 성터로 추정되는 돌무더기 가득 한 곳 부터는 하얀 띠 가 나타나기 시각하면서 등산로가 확실해졌습니다.

 

하얀 띠는 산악회나 산악인들이 매단 게 아니라 한전에서 송전탑 건설하며 건설근로자들 통행방향 표시로 오래전에 매달아 놓았던 것 같았습니다. 어찌어찌 내려오기는 했지만 길이 확실 하지 않아 고생스럽고 위험했었으며, 능선 길 보다 시간이 절약 된 것 같지도 않아 노고산성 정상에서는 직진개념으로 계속 능선 따라 이백리로 하산을 추천합니다.

 

마을 개울에는 미나리가 한창이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작은 면소재지라는 우스개도 있는 옥천군 군북면 이백리 마을은 고리산(환산)과 노고산성(탄현) 사이에 끼어 있는 형태였습니다.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이백리 마을엔 내일의 생사를 기약할 수 없는 큰 전쟁을 앞둔 백제 군사들의 처자식, 부모형제 근심걱정이 가득 찼을 터입니다.

 

월전리 입구 국궁장 ~ 월전리 마을 ~ 성왕사절지~ 탄현 ~ 노고산성 ~ 이백리로 이어지는 길은 조용해서 걷기 좋은 길임을 더해 고대(古代)까지 더듬을 수 있는 역사적으로도 의미 깊은 곳 인데도 길 안내판, 등산안내표시 하나 제대로 없어 아쉬움을 남겼으며 백제군 전령 바삐 오가던 길인 군북면사무소에서 서화천이 대청호로 합수(合水)를 준비하는 이지당(二止堂)까지 35분을 더 걸어 긴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일정:

10:30 소정저수지 삼거리. 걷기출발

11:05 용암사(350m) 도착

11:50 용암사 출발

12:05 용암사 뒤 능선 봉우리(470m)

12:30 사목재 도착. 식사

13:05 사목재 출발

13:35 금천리 버스승차장

13:44 일행 버스 출발

13:56 월전리 입구(국궁장) 버스하차. 걷기시작

14:20 성왕사절지(구진벼루)

14:36 숯재(탄현. 숯고개)갈림길 3거리_:오동리, :이백리(이백리길 선택)

14:53 숯재(탄현) 언덕

14:54 노란이골 정자. 휴식

15:10 정자 출발

15:40 벤치3개 전망대, 송전탑 지나 나무에 흰 띠 있는 묘

15:50 거대한 암릉지대

16:05 암릉지대 통과 노고산성

16:17 삼각점. 오른쪽 계곡으로 하산시작

16:23 등산로 사라지며 큰 바위 만남

16:32 나무뿌리 잡고 바위지대 통과

16:42 허물어진 성 무더기. 하산 방향과 우측 진행을 나타내는 두 방향 하얀 띠 발견

          * 직진 방향 하얀 띠 따라 하산 길 택함.

          * 우측방향 하얀 띠는 노고산성 오르기 전 묘소 철탑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추측.

17:30 군북면사무소

18:05 각신리 이지당

18:20 옥각리 마을회관

18:33 옥각교 건너 버스승강장

18:40 옥천역 방향 607번 버스탑승

18:48 옥천 시내버스터미널 버스도착

 

추천코스:  * 시간_70노인 걸음 기준 

1) 월전리마을~구진벼루 성왕사절지~숯재(탄현)임도~노란이골정자~이백리교회~군북면사무소:   1시간30

2 )월전리마을~구진벼루성왕사절지~숯재(탄현)임도~노란이골정자~노고산성~능선~이백리~군북면사무소:   3시간 20

3) 군북면사무소~이백리교회~노란이골정자~노고산성~능선~이백리~군북면사무소:                  2시간40

 

버스 시간:

옥천시내버스터미널에서 가풍리 행 버스 탑승 소정저수지 삼거리 하차(용암리 입간판)

     07:00 08:00 10:00 14:00 15:00 18:30

옥천시내버스터미널에서 금천리 행 버스 탑승 월전리 마을 하차 *구진벼루 도보 약 7

     06:50 09:50 13:10 16:20 18:40

금천리(장령산휴양림)에서 옥천시내버스 터미널행 버스 탑승 월전리 마을하차

     07:20 10:30 13:50 17:00 *금천리~월전리 버스 약 14

이백리 ~ 옥천: 옥천 ~ 대전 운행 607번 수시 운행 약 15  

 

* 추가:

혹시 이글을 보고 산행계획 하실  선생님들:

1) 월전리에서 숯재(탄현)고개 오르시면 노란이골 운동정보판(사진) 과 정자를 만나게 됩니다. 

2) 노란이골 운동정보판과 정자 중간쯤, 좌측 침목계단(사진) 따라 올라가면  노고산성(할미성)가는 능선 길이며,

3) 제가 걸은 일정과 반대로 군북면소재지 이백리교회 에서 출발, 임도따라 3~40 분(걷는 능력 따라) 정도 쭉 올라 가면 

   위에 정자가 나오며, 숯재언덕에서 산행 생략하고 진행방향으로 3~40분 임도 따라 하산 하시면 성왕사절지와

   월전리 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4) 군북면사무소에 전화해서 이백리 마을에서 노고산성 오르는 길을 문의 했었는데 그 길은 모르지만, 교회 앞길로

    노란이골 임도 따라 오르라고 추천해주며 '줄 잡고 바위오를 땐 특히 주의해야한다.'는 자상한 여직원님에게 감사.    

 

 

 

 

 

 

 

 

                                                                        사목재: 70명 일행이 점심 식사한 곳

                                                                               장원급제 어사화

 

                                                                              월전리 입구 서화천

 

                                                                                      숯재(탄현)

 

 

 

                                                   숯재 고개에서 본 노란이골 _ 임도따라 이백리 내려가는골짜기

 

 

 

 

                                                                   흰 띠가 끝나며 큰 바위 타고 오르면 노고산성

    노고산성 오르는 큰 바위 '마지막 부분': 전체로는 이 사진 보다 면적이 더 넓고 긴 수직형태. 바위탈출 직전 부분 

 

 

 

 

 

 

 

 

                                                                               하산 할 때 암반지대

                                           암반지대 통과 하면 허물어진 성터가 나오며 이 부근 부터 힌띠기 보임

              오른쪽 계곡 아래로 희미하지만 하얀 부분이  하산할때 혼난 암반지대와 허물어진 돌무더기(성터?) 

                                                    빨간 원 안 흰색 부분이 돌 무더기(일부는 산성 허물어 진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