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촌 2

霞村 隨筆(3) 하촌(霞村)이라는 아호(雅號)

글 남용우 1963. 10. 내 주변의 친구들이 한두 사람씩 아호(雅號)를 지어가고 있다. 정한숙(鄭漢淑) 兄은 벌써부터 일오(一悟)라는 아호를 쓰고 있으며, 안춘근(安春根) 兄도 남애(南涯)라고 아호를 정했다. 은근히 나도 뭔가 아호를 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사전을 보면 아호의 정의가 ⸢예술가의 호(號)로 문예적으로 쓴 것⸥이라고 나와 있다. 이 정의의 내용이 다소 미흡한 듯 생각된다. 내 생각으론 아호란 예술이건 학문이건 농사일이건 어느 경지에 다다르고 인간적으로서도 俗과 衆을 넘어선 분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둘째로 아호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름다운 山水와 淸風明月을 詩歌로 읊을 줄 알고, 무엇보다도 斗酒不辭의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거나하게 술이 취해 서..

霞村 隨筆(2) 효자송(孝子頌)

孝 子 頌 하촌(霞村) 남용우(南龍祐) 1972. 7. 17 사람은 무서운 存在인보다. 내가 어찌 뻔뻔스럽게 내 정신으로 이 글을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이기 너무나도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금과 바꿀소냐 옥과 바꿀소냐 하고 사랑하던 나의 막내아들 基伯이가 작년 여름 바다에 놀러 간다고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지가 오늘로써 꼭 358일째가 되니, 며칠이 지나면 벌써 一년이 된다. 팽개쳐 놓아도 雜草처럼 잘 자란 그의 세 형들을 보고, 또한 그가 말띠 태생이라 머릿속에 늘 영리하고 잘 달리는 白馬를 연상하며 그를 생각하고는 마음을 탁 놓은 내가 잘못이었다. 누가 꿈엔들 생각했겠는가! 운명의 신(神) 모이라이는 복병을 하고 숨어 있다가 내가 방심한 이 틈을 타서 우리 기백(基伯)이를 데려가고 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