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산(335.1m 동마성산)이 푸근하게 감싼 옥천 구읍(舊邑)을 ‘시간이 멈춘 곳’이라고 합니다. 경부선 철도 개설당시 유림(儒林)의 반대로 화차(기차)역이 들어서지 못했고, 대청댐 수질 보호를 위해 상류에 부과된 여러 개발제한 여파로 구읍은 역사의 흔적만 간직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50년대 만 해도 구읍 사거리에는 ‘님께서 가신 길은 영광의 길이었기에 이 몸은 돌아서서...’로 시작하는 ‘아내의 노래’가 유성기에서 흘러나오고 금은방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요한 거리에 일제 주재소(駐在所), 정지용 생가와 고택(古宅)들만이 무겁게 옛 흔적을 전해줍니다. 정지용 시인과 죽향 보통학교 동기인(죽향초교 4회, 1914졸) 외할아버님은 어려운 가세에도 경기 제1고보(경기고), 시인은 휘문고보(휘문고)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