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禮山旅行

禮山旅行(19): 대흥 봉수산(임존산성)

맑은공기n 2017. 2. 2. 19:05

충남 지역에 눈이 많이 왔다는 뉴스 다음날 예산(禮山) 대흥슬로시티 봉수산(鳳首山 일명 大興山 483m)로 향했습니다. 내리는 하얀 눈에 마음이 설레는 건 나이 70이 되어도 변함없는 모양입니다. 마음 속 깊이는 밤늦게 빙판길 운전하며 퇴근할 아들이 걱정 되었지만 안전운전을 기도하고, 지난밤 쌓인 눈으로 정겨운 농촌풍경의 마을 속살들을 찬찬히 음미하며 걸었습니다.

 

슬로시티 대흥(大興)’은 몇 년 전 경관우수마을 콘테스트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선정되었으며, 심사위원은 평범한 집 앞에서 별 기대를 하지 않고 대문을 열고 들어섰는데 뜻하지 않은 아름다운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 했듯이 외면의 화려함 보다는 역사의 숨길과 고요하고 깊은 내면(內面)을 보여 주는 마을입니다.

 

예산역전에서 탑승한 광시(光時)행 버스를 대흥중·고교 앞에서 하차, 수령(樹齡) 1300년이 넘는 배 맨 나무로 불리는 거대한 느티나무를 만났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당나라 소정방이 임존성(任存城, 봉수산)을 공격할 때 배를 타고 와서 묶어 놓았다는 전설(傳說)이 있는 나무로, 대흥(大興)이 흑치상지(黑齒常之) 장군이 이끈 백제부흥군과 나당(羅唐)연합군간의 치열한 전투지역 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예산은 백제의 오산(烏山)이었는데 검다는 의미로 흑치(黑齒)지방 지배자라는 이름인 흑치상지(黑齒常之)의 성씨(姓氏) 및 출신(出身) 연고지(緣故地)로 추정됩니다.

 

배 맨 나무에서 옛이야기길표시를 따라 도착한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주위 가지가 꺽 일 듯 눈 쌓인 소나무 숲 터널을 지나 본격적 산행을 시작, 눈을 헤치며 임존성 북문지(北門地)를 거쳐 오른 정상(頂上)에서, 한눈에 보이는 넓게 펼쳐진 봉수산 산자락과 대흥슬로시티 마을, 그리고 얼어붙은 예당호는 고만고만한 높이의 산줄기들과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어울려 이곳 사람들의 넉넉하고 잔잔한 심성을 닮은 듯 다가왔습니다.

 

오후 230분 버스를 타려면 하산을 서둘러야 했지만 시계를 보지 않기로 마음을 정하고 정상주(頂上酒) 대신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커피한잔의 나름대로 느림의 미학(美學)’을 설경(雪景)과 함께 한 후, 대흥 면사무소 방향으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눈이 깊이 쌓여 한 걸음 한걸음 힘들고 더뎠지만 오히려 미끄럽지는 않아 아이젠을 찰 필요는 없었습니다.

 

대흥면사무소로 내려와 대흥동헌(東軒)의좋은 형제효제비(孝悌碑)를 다시 만났습니다. ‘의좋은 형제이야기의 실제 무대인 이곳에 살던 형제는 효성 지극하고 우애 좋기로 소문나 연산군(燕山君) 3년 조정(朝廷)에서 이성만 형제 효제비를 건립했으며, 1978년 발견된 효제비는 예당저수지 축조로 수몰(水沒) 위기에 처하자 대흥면사무소 앞으로 옮겨졌는데 폐륜아(廢倫兒) 연산군도 즉위초(卽位初)엔 임금 노릇 제대로 해보려 했던 모양입니다.

 

대흥버스정거장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오후 229분이었으며 버스는 정시보다 5분 늦은 235분에 도착하여, 마을 눈길을 헤치고 오느라 늦게 도착한 50대 초반 아주머님도 다행히 예산역행 버스를 같이 탑승할 있었습니다. 호기심 많은 대흥 토박이 아주머님은 어디에서 왔으며, 대흥슬로시티를 보러 왔느냐? 등산하러 왔냐? 고 질문을 해서, 용인에서 왔고 20대 젊은 시절 예산에서 농장생활 향수(鄕愁)따라 예산 이곳저곳 돌아 다녀보았지만 대흥(大興)이 마음에 가장 들어 지난 2년 동안 여러 번을 왔었다고 답해주니, ‘전생(前生)에 대흥과 깊은 인연이 있었네요.’ 라고 간단히 결론 내려 주었습니다.

 

일정: (10cm 적설로 평상시 보다 느린 진행 속도)

10:35 예산역에서 광시방향 버스 탑승

11:00 대흥중·고교 하차

11:40 ‘배 맨 나무경유 봉수산 휴양림사무소 도착 * 산행 시작점

12:40 오름_ 3코스. 삼거리 갈림길(봉수산 정상, 남문지, 휴양림관리소)

13:20 임존성 북문지 거쳐 봉수산 정상

14:24 하산_ 5코스, 대흥면사무소 경유 대흥버스정거장도착 산행 완료

          (대흥초교에서 3~4 )

14:35 예산역행 버스 탑승

15:05 예산역 도착

 

안내:

남한산성과 같은  복원 형태의 임존산성을 보시려면

1) 1코스에서 남문지를 먼저 오르시든지

2) 대흥초교에서 시작~봉수산정상~남문지코스를 밟아야 하며 

 

제가 택한것 처럼 대흥중고교~봉수산휴양림~3코스~북문지~5코스 하산~대흥초교를 취하면

돌무더기 흔적만(아래 사진) 보시게 되며 그나마도 주의하지 않으면 지나치게 됩니다. 

*북문지위치_봉수산정상 0.3km 를 남기고 마사리 대련사 방향표시(3거리)에서 대련사방향 약 30m 왼쪽.

 

↓ 봉수산 전경:

 

소정방이 배맨 나무:

 

봉수산 자연휴양림:

임도 따라 정상으로:

두돌아보니 꽁꽁 얼은 예당 저수지 조망:

 

임도 버리고 산행로 걸어 정상으로: 

 

예당호 완벽한 조망:

경로(빨강 실선):

임존성:

 

임존산성 미복원 성터:

예산 슬로시티 필수 관광지 대흥면 의좋은 형제 마을(첫 코스 또는 마지막 코스 선택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