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近畿旅行

近畿旅行(131): 역사와 문화가 머문 중랑구 봉화산

맑은공기n 2023. 8. 19. 14:09

연산군(燕山君) 시절 사화(士禍)를 피한 사대부들은 퇴직 내시 최 별감의 비호를 받을 수 있는 마을로 숨어들었습니다. 봉화산 소나무 참숯으로 만든 먹을 사용한 사대부들로 인해 마을은 먹골 이라고 불렸으니 서울 중랑구 묵동(墨洞)의 어원입니다.

 

더 거슬려 올라가 세조(世祖)의 어명으로 단종(端宗)을 영월로 유배 보낸 왕방연(王邦衍)은 현재의 묵동(墨洞)으로 낙향해 배나무를 심었습니다. 단종이 승하한 날이 되면 영월을 향해 절을 하고 배를 젯상에 올려 왕방연의 배나무가 먹골배로 명성을 날리게 된다는 설화입니다.

 

우리나라에는 봉화산 이름의 산이 무려 46개입니다(산림청). 먹골역 1번 출구에서 봉화산(烽火山 160.1m) 정상까지는 1.87km로 약 30분 걸립니다. 낮고 폭이 넓은 흙산으로 동행숲길(무장애길)도 정상까지 설치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히 오를 수 있습니다. 중랑구 중심부에 위치한 우수한 교통 접근성(먹골역, 중화역, 봉화산역)과 숲속 산책에 알맞는 산입니다.

 

봉화산 대표 산책로:

1) 태릉중 정문 우측 산책로입구~ 정상: 221.4m

2) 봉수대 동행길(무장애 숲길): 유아숲체험원~  정상 1.53km

3) 봉화산 둘레길: 총연장 4.2km 80

 

우리 일행은 먹골역 1번 출구에서 출발, 태릉중학교 정문 우측 숲길에서 산행 시작해 둘레길도 일부 걸어 정상에 오른 후 무장애 숲길(봉수대 동행길)로 내려와 봉화숲 유아원체험원, 묵동 다목적체육관으로 하산해 먹골역 1번 출구로 회귀하니 5.03km를 기록했습니다. 거미줄 같이 발달한 산길 따라 코스를 얼마든지 늘이거나 줄일 수 있습니다.

 

봉화산은 평지에 우뚝 선 구릉성 산으로 북쪽 양주(현재 남양주시 진접읍)의 한이산(大伊山, 하니미산 汗伊山 173.5m)으로부터 봉화(烽火)를 받아 한양 목멱산(木覓山 남산 262m)으로 전달하는 아차산 봉수대(烽燧臺)가 있던 곳입니다. 옛날에는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과 봉화산을 통칭하여 아차산이라고 불렀습니다. 한양이 가까운 아차산 봉수대에서 근무태만으로 찍힌 봉수군(烽燧軍)은 봉화 출발점인 함경도 오지 경흥(慶興)봉수대로 쫓겨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봉화산 봉수대 전망대에서 남쪽으로는 높은 산이 없어 서울 남산과 청계산, 관악산은 물론, 판교 아래 수지구 광교산 까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경기 남부 산까지 온몸에 들어와 착 감기는 조망은 서울 높은 산들에서도 쉽사리 만날 수 없습니다. 조망 하나만으로도 봉화산 오름은 보람이 있습니다.

 

봉화산의 이명은 봉우재(烽牛峙)입니다. 소의 힘을 시험하던 장소였다는 설에 따라 봉화산의 봉()자와 소 우(), 그리고 큰 고개라는 치()자를 붙인 한자로 봉우치(烽牛峙)라 쓰고 봉우재로 읽습니다. 본인 생각으로는 산꼭대기의 뾰족하게 솟은 머리를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 봉우리()에 작은 고개, 재()를 붙인 봉우재(峯峴) 표기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국에 비슷한 사례가 다수 있으며 서대문구 안산(무악산, 봉우재)이 그 경우입니다.

 

복원한 봉화대 옆 담장 안에는 봉화산 도당인 산신각(山神閣)이 있습니다. 400년 동안 주민들의 안녕과 결속, 대동의식을 고취시킨 마을굿인 도당굿과 산신제를 지낸 곳으로 해마다 음력 33일(올해는 4월 22일)에 산 정상 부근에 있는 산신각에서 봉화산 도당제(都堂祭)열립니다.

 

신당에는 장삼에 고깔을 쓰고 동자를 데리고 있는 산신할머니(불사할머니) 소상(塑像)이 모셔져 있습니다. 대체로 산신은 호랑이 타고 흰 수염 날리는 남자 산신령을 모시는데 작고 아담한 산이라 그런지 봉화산 산신은 여신입니다. ‘오래전 산신을 모시던 할머니가 세상을 뜨자 마을 사람들이 그 할머니를 산신할미로 받들게 되었다.’라는 설화도 있습니다.

 

대한제국 출발전 전보통신의 보급으로 봉수(烽燧) 불이 꺼지며 양()의 기운이 다하니 음()의 기운이 일어나 여신(女神)을 등장 시킵니다. 지기(地氣)의 양극인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우주 대자연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봉화산 여신이 마주 보고 있는 목멱산(남산) 남신(男神) 목멱대왕(木覓大王)과도 상호작용으로 서울의 영적이며 역동적인 모태가 되고 있으니 길(吉)한 일입니다.

 

이번 산책성 산행에서 빠진 먹골배 밭, 옹기테마 공원, 태종의 후궁인 숙선옹주<淑善翁主, 선빈(善嬪) 안씨> 묘, 애동지 전설의 성덕사를 찾아보려 한 번 더 봉화산을 찾아야겠습니다

 

↓ 먹골역 1번출구에서 우측:

 0.47km 거리 태릉중 정문 우측에서 산행 시작:

배꽃요정 중랑이가 그려진 정상 까지 1.4km 이정표:

중랑구 캐릭터 배꽃요정 중랑이:

먹골 약수터(음용 가능):

총연장 4.2km 80분 봉화산 둘레길 안내도:

정상 직진 대신 둘레길도 걸어봅니다:

정월대보름과 중양절에 토지신, 성황신, 여역신 세 신위를 모시고 제를 지낸 봉화산 중턱 성항당 터:

묵동 봉화산 성황당:

묵동 애향회의 찐한 고향생각이 전달됩니다:

정상 500m 전 위치 입니다:

먹골 약수터는 400m 거리 위:

등산로는 봉수대 동행길(무장애 숲길)과 나란히 이어집니다: 

단전호흡장:

봉화산근린공원 체육시설:

실내헬스 스타일: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상 100m 전 케언(cairn):

돌 무더기 케언(cairn)은 능선, 정상 부근 등에 쌓아:

봉수대, 산신각 아래 안내판:

팔각정은 중랑구 어르신들 바둑삼매 장소/안내판 뒤 석축(石築) 부분이 고구려 보루 입니다:

도당굿터. 봉화산에서는 음력 6월 초하룻날 소를 잡아 소치성(산신제)를 올렸으나 중단되고 현재는 봉화산 도당굿만 열립니다: 

2009년 준공한 2층 건물 비봉각(飛峯閣):

비봉각 2009.2.12 준공 기념비(후면은 백비):

비봉각은 봉화산 도당굿보존원: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4호 봉화산도당제 요사체:

봉화산 도당굿 전승, 보존 사무실 및 지킴이 거주: 

일층은 매점, 화장실:

봉수대 전망대:

좌측 롯데타워와 청계산 사이 광교산 조망:

남산, 관악산 조망:

서울이 발 아래:

전망대를 거쳐 봉화대로 오르는 층계형 구조입니다: 

아차산 봉수대는 조선시대 다섯 개의 봉수로 중 제1로 봉수. 함경도 경흥에서 시발한 봉수를 목멱산(남산)까지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위의 지도 이해를 돕는 중랑 문화원 자료(대이산은 현재 남양주시 진접읍):

1994년 복원한 봉수대:

 

봉수대 아랫단 산신각은 출입금지:

1992년 여름에 일어난 화재로 새로 지은 건물:

고요한 분위기 속에 봉화제도당 편액:

산신할머니 소상 좌측에 작은 동자상/산신각에 들어갈 수 없어  중랑문화원 홈피 사진을 캡쳐했습니다:

음력 3월 3일(2023년 4월22일)에 열리는 도당굿/사진 출처 중랑문화원 홈피:

 하산은 봉수대 동행길(무장애 숲길)로:

봉화산 유아숲 체험원 출구로 하산:

묵동 다목적체육관 경우:

묵동 다목적 체육관 옆 주차장과 다랭이 공원 입구:

묵동 숙선옹주묘 앞 숙선옹주(선빈 안씨)로 따라 먹골역으로:

옹주는 후궁의 딸이지만 조선 초에는 고려의 풍습이 남아(유사 사례: 고려 공민왕비, 노국대장공주) 왕의 후궁도 궁주, 옹주로 칭했습니다. 숙선옹주묘는 후궁에게 옹주 명칭이 사용된 실물자료:

먹골역 1번 출구 회귀:

카카오맵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