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龍仁旅行

龍仁旅行(87): 숫돌봉, 오산수 양촌

맑은공기n 2020. 8. 16. 15:40

수지 동천동 우거(寓居)에서 빤히 보이는 고개가 죽전동에서 모현 오산리로 넘어가는 대지고개입니다. 그 고개위에 그림자처럼 걸쳐 앉은 모습의 산붕우리는 어느 산 일가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였습니다.

 

향수산 일거라 생각하고 올라보았지만 아니었습니다. 대지산에서 모현으로 한 줄기 뻗은 오산리(吳山里) 숫돌봉(砥峰)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숫돌봉도 올라 보았지만 그도 아니었습니다.

 

하여간 대지고개(203m)·대지산(326m)·숫돌봉(314.5m)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부담 없는 산행로이기는 하였습니다. 대지고개에 앉은듯 삐쭉 보이는 산의 정체를 아직 찾지는 못했지만 숫돌봉 산행에서 오산수 양촌(吳山水 陽村) 마을, 삼학사 오달제 선생 묘소, 대낭장비(帶囊藏碑)라는 흥미롭고 숙연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숫돌봉(砥峰):

산행중 만난 오산리 주민의 안내가 없었으면 그대로 지나쳤을 특징 없는 삼갈레 길인 숫돌봉은 대지산 정상에서 1.1km 거리입니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들 중에 어디가 정상인지 주민들도 헷갈려 용인시청에 질의하니 공무원들이 출동해 확인해주고 숫돌봉 표시도 달았다가 때어냈다고 합니다.

 

숫돌봉 이름 유래도 알고 싶어 주민 몇 분에게 물어보아도 아시는 분은 없으며 숫돌로 사용하는 점판암(粘板岩) 채굴 사실도 없다 합니다. 능선이 숫돌처럼 길쭉 날렵, 중간 부분이 오목하게 살짝 페인 모양에서 숫돌봉이란 이름을 사용했다고 추론해보았습니다.

 

오산리 오산수 양촌(吳山水 陽村):

하산은 ‘오산수 양촌’으로 하였습니다. 전원주택지로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양촌마을은 해주 오씨 추탄공파(楸灘公派) 집성촌입니다. 오산수(吳山水)는 오씨 문중의 산하대지(山河大地)란 뜻을 겸손하게 낮추어 산수(山水)로 표현했다고 풀어봅니다. 전서울시장 오세훈씨도 추탄공파라고 합니다.

 

충렬공(忠烈公) 오달제 대낭장비(帶囊藏碑):

양촌마을에는 병자호란이 끝나며 청나라 심양으로 끌려가 죽음을 당하고 시신은 버려진 척화파 홍익한. 윤집과 함께 삼학사의 한분인 오달제 선생의 묘소와 비석이 있습니다. 허묘(墟墓)에 선생의 허리띠·주머니를 묻은 내용을 새겨 세운 비석이 대낭장비(帶囊藏碑)입니다.

 

묘역에는 19세에 신병으로 사별한 첫 부인 고령신씨, 후취인 의령남씨 부인의 묘가 나란히 있고 그 가운데 뒤로 선생의 묘가 모셔져 있습니다. 선생의 허리띠와 주머니를 남씨 부인이 간직하고 있었기에 예장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의 약천 남구만(藥泉 南九萬)의 고모부가 오달제 선생이십니다. 용인 모현면 삼대 가문이 의령 남씨, 해주 오씨, 영일 정씨로 그중에도 해주 오씨와 의령 남씨는 꾸준히 혼맥을 유지했습니다.

 

충절의 상징 추담 오달제(秋潭 吳達濟) 선생의 묘에 참배 드리며. 정중히 모셔야 할 묘소 가까이 전원주택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선생의 혼백에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용인시 향토문화재라는 지정이 부끄럽습니다. 묘소 주소: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 산 45-14번지

 

다시 대지고개:

선생의 묘소에서 내려와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으로 휴식하고 오전에 들른 대지고개로 다시 향합니다. 버스 승차장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1.35km 거리이지만 오전에는 짙은 안개로 대지고개에서 멀리 산들이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대지고개에는 버스가 정차하지 않습니다.

 

해가 나 시야도 좋아져 대지고개로 오르며 사라진 대지고개 서낭당 위치를 찾아봅니다. 오산리 사람들이 수원장 다니며 또는 학생들이 수지 풍덕천동 문정중학교로 통학하며 돌을 던져 행운을 빌었다고 합니다. 나의 산행 운도 빌고 싶은데 43번 국도 확장으로 언젠가 없어졌다니 아쉽습니다.

 

6.25전쟁 때 대지고개를 넘어 오산리로 퇴각하는 중공군들도 서낭당에서 고향으로의 무사귀향을 기원했을지 모릅니다. 석성산~할미산성~향수산~법화산~대지산~숫돌봉~불곡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검단지맥(黔丹枝脈)에 속하며 지맥 곳곳에는 6.25전쟁 치열한 전투 전적을 기리는 곳들이 있습니다.

 

광주산맥 봉우리:

대지고개에 다시 올라 살펴보니 숫돌봉(314.5m)은 보이지 않고 방향도 수지에서는 대지산(326m)에 가려지니 본인의 집에서 보이는 대지고개에 걸쳐 앉은 산은 아닙니다. 향수산, 선장산 뒤로 길게 흐르는 광주산맥(廣州山脈)의 어느 봉우리 일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광주산맥 산들을 하나하나 올라 확인해야겠습니다.

 

일정:

09:00 수지구청 57-1 마을버스 탑승

09:16~09:21 현암고 버스승차장 하차/0.0km

09:40~09:43 대지고개 정자공원묘원/ 0.93km

10:03~10:23 대지산 정상/1.93km

10:46~10:56 숫돌봉 삼갈레/3.03km

11:01~11:12 오산리 방향 삼거리/3.3km

11:41 하산_대지로 445번길 23/4.45km

11:50 오산1리 버스승차장_오산수 양촌/4.80km

11:58~12:08 오달제 선생 묘소/5.20km

12:12~12:22 편의점 오뜨락 커피/5.43km

12:52~13:02 대지고개 회귀/6.78km

13:22 현암고 버스승차장 원점회귀/7.9km

 

우거에서 대지고개 조망:

저 봉우리의 정체는?

현암고 버스승차장에서 하차 좌측으로 직진:

하늘의 문 성당을 지나:

성당 맞은편 정치인 배너:

대지고개:

정자공원 펜스끼고 대지산으로:

대지산 정상에서 숫돌봉으로:

철조망 펜스 길이 500m:

대지산 정상에서 1.1km 숫돌봉 정상(글자를 지운듯): 

정상에 이런저런 표시:

숫돌봉 정상에서 내려갑니다:

방향표시 두 개를 만나 헷갈립니다(좌_신품, 우_구품):

동행한 주민께서 위의 좌측 숫돌봉300m 신품 방향표시가 맞다고 확인해주십니다:

아래표시는 틀리고 오래된건데 뽑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십니다/새것에는 오산리 방향표시가 없어서?

오산리 방향으로 하산:

정면 숲사이 하얀 전원주택 앞에서 우틀:

하산완료_대지로 445번길 23:

바로 앞에 거위 사육농가:

하산해서 뒤돌아 본: 숫돌봉(좌), 오산리삼거리 길림(우)/두 곳을 연결하면 숫돌을 걸친듯 밋밋합니다:

버스 승차장 오산1리(양촌):

마을 이름은 오산수양촌:

오달제 선생묘소로 향합니다:

대낭장비 지키는 매운 강아지:

대낭장비:

묘소 3기(가운데 후미가 오달제 선생묘):

묘소 뒤에 방품림이나 석축을 설치하리라 믿어봅니다:

이것 저곳 전원주택 건축 중입니다:

하산해서 편의점 커피 한 잔(화살표는 묘소입구 안내판):

우측 도보를 따라 대지고개로:

다시 대지고개 정자공원(묘원):

맨 뒷편 흐릿한 산줄기가 앞으로 가야할 광주산맥):

광교산 아래 수지 조망:

수지구 동천동:

현암고 버스승차장으로 원점회귀(짧은 화살_대지고개.모현 방향. 긴 화살_수지방향):

경로 일부(현암고~대지고개~대지산~숫돌봉~삼갈레~오산수):

추가: 8월 31일 문수산에서/양촌마을은 사진상으로는 깜봉산줄기에 가려 대략적 위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