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楊州旅行(19): 구금곡역 · 조선왕실 비운의 여인 길 · 된봉 · 관음봉

1961년 중학 시절 홍유릉 견학차 이용한 경춘선 금곡역(金谷驛) 옛 역사는 성시교회(담임목사 박영환 010-8380-8004 남양주시 경춘로 903 구금곡역)로 임차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억 속 철로변 산기슭, 바람에 녹슬어가는 역명판이 옛 추억 찾아온 노객을 맞이합니다.

 

작업복 차림으로 폐걸상 재활용 목공에 열중하는 박영환 목사님은 역사이전으로 폐허화한 금곡역을 살려낸 분입니다. 목사님 당신은  기독교 선교 목적이지만 저에게는 추억의 한 조각을 만날 수 있게 해준 분입니다. 목공 삼매경 목사님을 보며 예수님도 목수였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박목사님의 선교사업이 구금곡역사에서 계속 진행되기를 소망하며 홍유릉(洪裕陵) 으로 향합니다. 남양주처럼 강물이나 큰 하천이 휘도는 동네는 개발이 빠르고 옛 모습을 쉽게 잃어갑니다. 금곡동 홍유릉 가는 길도 급속히 도시화 되어 한두 군데 빼고는 오래전 풍경 찾기가 어렵습니다.

 

홍릉은 고종황제, 유릉은 순종황제 능입니다. 59년 전 중학교 2학년생들에게 낙타, 해태, 사자 등 황제릉 석물이 상징하는 제왕묘와 황제묘 차이의 의미를 이해하기 보다는 그저 올라타는 재미의 대상이었다는 추억을 떠 올리며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德惠翁主 1912~1989) 묘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고종의 고명딸로 태어나 비운의 삶을 살다간 옹주의 묘는 2017년 일반에 공개되었습니다. 13살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가 1962년 50세 나이, 정신질환자로 돌아올 때 주변 사람들을 거의 알아보지 못한 옹주도 창덕궁으로 돌아오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의 멸망과 함께 불행했던 여인입니다.

 

‘금곡동 구종점’ 정류장에서 송능2리(영락교회, 광해군묘) 가는 64번 마을버스를 놓쳐 55번을 타고 송능3거리에서 하차, 천마산 끝자락 성묘로 걸었습니다. 성묘는 선조의 후궁으로 임해군, 광해군을 낳은 공빈 김씨(1553~1577) 무덤입니다.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위되자 공성왕후(恭聖王后)에서 공빈(恭嬪)으로, 능호도 성릉(成陵)에서 성묘(成墓)로 강등되었습니다.

 

성묘 발치 아래에는 풍양조씨(豐壤趙氏) 시조 조맹(趙孟)의 무덤이 잘 가꾸어져있습니다. 묘로 오르고 내리는 돌계단도 구비되어 있어 자손 번창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공빈 김씨는 25세 꽃 같은 나이에 죽고, 임해군·광해군 두 아들의 비참한 말로, 부친 김희철(金希哲)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전사하였으니 역시 가여운 여인입니다.

 

단종(端宗) 비(妃), 정순왕후(定順王后) 사릉(思陵)도 옆 동네이니 제가 걸은 길은 옹주~왕비~후궁으로 이어지는 ‘조선왕실 비운의 여인 길’입니다. 성묘와 조맹묘에서 내려오며 오늘 만난 구금곡역 성시교회 목사님 모습이 떠오릅니다. 서민 체취 가득한 목사님의 진실성이 비운으로 끝난 고귀한 왕실여인들의 영혼을 오히려 위로해 드릴거란 묘한 생각이듭니다.

 

성묘에서 출발하여 덕배산(떡배산 155m) 영락동산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난 적막한 북고개에서 산행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올라와보니 마을버스 64번 종점인 봉인사에서 산행 시작 하는 편이 더 편하겠습니다. 어느 곳에서 올라도 힘들다는 된봉(475m) 정상 가까이부터 주변의 경관이 서서히 눈에 들어옵니다.

 

된봉에서 진달래 능선을 올랐다 내렸다 두 차례 관음봉(556.9m) 전망대에 이르니 사방 탁 터진 조망에 감탄합니다. 언제 어느 방향에서도 장엄한 천마산(812.4m)이 아빠 산이라면 여기서 뻗어 나온 관음봉·된봉·덕배산은 아들 산입니다. 광해군의 뒤늦은 후회도, 임해군의 원망도 공빈 김씨의 장탄식도, 단종 비 정순왕후 송씨의 깊은 한(恨)도 모두 꼭꼭 묻어주고 있습니다.

 

남양주시 64번 마을버스 낮 운행시간:

금곡동구종점(영락공원, 봉인사 방향) 10:30/11:10/11:50/13:20/14:00/14:40/15:20/16:00/16:40

봉인사(금곡역, 사릉역 방향): 10:10/10:50/11:30/13:00/13:40/14:20/15:00/15:40/16:20/17:00

 

일정:

→ 구금곡역(성시교회)~홍유릉~덕혜옹주묘~금곡동구종점: 1.6km

→ 버스 이동(금곡동구종점~송능3거리)/8분

10:48 송능3거리(사릉·영락공원 갈림길)/1.6km

11:10 영락공원입구(성묘 갈림길)/4.29km

11:28~11:38 성묘·풍양조씨 시조묘/5.28km

11:47 시냇가농장(임해군묘입구 갈림길)/5.99km

12:13~12:27 북고개/6.9km

13:12~13:21 된봉/8.2km

14:00~14:22 관음봉/10.09km

15:16 호평동 라인아파트 104동/10.78km

15:20 호평도서관 버스승차장/11.29km 

 

잘 보존된 구금곡역사:

 

성시교회 박영환 목사:

 

 산책, 자전거길로 사용되는 옛 철길:

홍유릉 입구 옛날 분위기 가게:

고종 홍릉:

옛날이나 지금이나 올라가지 마시오!

물고기 우글 홍유릉 연못:

덕혜옹주묘 넘어 가는 문: 

덕혜옹주 묘 가는 길은 능 밖, 홍유릉 둘레길 약수터 길:

홍유릉 때문에 일부 옛풍경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덕혜옹주 묘:

 

 

버스타고 송능3거리에서 하차, 좌측 길은 사릉 방향:

낮잠 즐기는 송아지:

배꽃:

 

송능천:

 

 

성묘 진입처에 풍양 조씨 비석:

성묘:

 

성묘 아래 풍양 조씨 시조묘: 

성묘에는 없는 조맹묘 계단:

계단 오르고 내리는게 성묘 쉽게 다니는 길! 

시냇가 농장에서 좌측으로 북고개 가는 길/직진해 봉인사에서 산행 시작이 더 좋습니다:

우측 길은 개인 땅이라 좌측 발자취 따라 올라!

잠시후 영락공원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를 만납니다:

 

고요한 북고개(진건 둘레길):

 

 

오토바이 산악자전거 장애물: 

남양주시와 한강이 모습 보여주기 시작!

된봉에서 관음봉 오르기 위해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생명을 다한 소나무!

이말 저말 다 들어 준다는 관음봉 전망대 도착: 

 

남양주시 진산 천마산:

전망 탁월!

한강이 휘도는 남양주시:

불수도북, 아차산 조망:

천마산 방향 약15분 지나 우측으로 꺽어 하산:

호평동 라인아파트 104동으로 내려옵니다:

 

아파트 정문으로 나와 호평도서관 165번 버스승차장:

홍릉에서:

산행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