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沃川旅行

沃川旅行(32): 마성산 · 옥주사마소

맑은공기n 2017. 5. 18. 18:50


대청호5백리길 9구간

 

충북 옥천군 구읍(舊邑)은 작은 고장 같아도 마을 마다 그리고 산골짜기 마다 이야기들을 갖고 있으며 매년 정초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옥천의 진산(鎭山) 마성산(馬城山 409.3m) 또한 그렇습니다.

 

마성산 아랫마을 수북리 분들은 마성산 산위에서 보면 산줄기 뻗은 모양이 별 모양 비슷하다고 해서 노성산(老星山)이라고도 부르며 공식이름이 마성산 이라고 섭섭해들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구읍(舊邑) 대부분 마을 분들은 마성산 이란 이름과 함께 깃대봉이란 애칭으로도 즐겨 부릅니다.

 

마성산(馬城山)을 찾는 산행인 들은 대부분 장계리에서 이슬봉(454.3m)을 올라 능선을 타고 휘돌아 흐르는 금강을 조망하며 걷다 마성산 정상에서 발아래 펼쳐지는 옥천 구읍과 교동저수지의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고 하산하여 교동리 육영수 여사 생가나 정지용 시인 생가 정도를 둘러보고 서둘러 떠나는 일정입니다.

 

위의 종주는 보통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코스이며 오늘 제가 마성산 외가 산소를 성묘하고 택한 코스는 덜 알려진 산행로이지만 체력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짧은 시간에 산행을 마치면서도 산수시(山水詩) 분위기 물씬한 마성산 산행의 정수(精髓)를 즐길 수 있는 단축 코스이며 대청호오백리길 9구간 지용향수길 일부입니다.

 

옥천 버스터미널(옥천역에서 도보5)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만에 교동리입구에서 하차, 섯바탱이 마을을 들어서 임도 따라 걸은 섯바탱이 고개까지의 30분 동안은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에델바이스 닮은 토착야생화 '큰으아리'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섯바탱이 고개에서 정상까지는 급경사로 30분 정도에 불과 하지만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때로는 밧줄도 잡고 올라야 하니 마성산의 은근히 강한 기()에 압도됩니다. 매년 적어도 한번은 마성산을 오를 때 마다 옥천 사람들의 부드러운 듯 강한 외유내강(外柔內剛)기질이 이런 산세(山勢)에서 비롯된 모양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정상에서 육영수여사 생가방향 대신 수북리방향으로 하산하였습니다. ‘며느리재방향 화살표와 정반대인 수북리 방향은 표시도 없고 상대적으로 인적이 뜸한 편이었지만 급경사 구역에는 안전밧줄도 있고 산행로도 확실하여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하산하니 수북리 지용로 자동차도로까지 40분이 걸렸습니다.

 

하산지점 인근 수북노인요양원에서 육영수여사 생가까지는 18분 걸렸으나 이미 수차례 들렸기에 그냥 지나쳐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370년 느티나무 보호수와 논농사 농부가 물대줄 손길을 기다리는 문전옥답, 교동리 비석군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옥주사마소(沃州司馬所)에 들렸습니다.

* 육영수여사 생가 ~ 옥주사마소 도보 10.

* 옥주(沃州)는 옥천(沃川)의 옛 이름.

 

경주사마소, 괴산 청안사마소 와 함께 전국에 남아있는 세 곳 사마소 가운데 하나로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57호인 옥주사마소(沃州司馬所)는 효종5(1654) 사마시(司馬試)출신의 생원·진사 젊은 유학자들이 건립, 친목도모와 학문, 정치토론, 향촌사회 교화에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을사보호조약에 반대해서 순국자결한 대전 송병선(宋秉璿)선생의 유소(遺疏)를 고종황제에게 온전히 올린 분들이 옥천(沃川)유생 정석채(鄭奭采) 등이었으며(고종실록47), 또한 을사보호조약을 반대하는 마지막 상소를 올린 분(1906.2.18)이 옥천의 송병찬(宋秉瓚)이었으니(고종실록47) 그 분들의 대쪽 같은 선비정신을 옥주사마소(沃州司馬所)는 모두 다 지켜보았습니다.

 

격랑의 역사를 간직한 옥주사마소는 고만 고만한 반가(班家) 규모로 위압적이지 않으며 대문도 항상 열려있어 들어서면 샌님이 방문을 열고 손님을 맞아 줄 듯 편안한 분위기입니다. 제가 어릴 때나 60년 세월 넘은 지금이나 불변의 풍경이 존재 한다는 게 마음의 안정을 주기에 혼자서 가만히 침잠하고 싶을 때 외가 고향 옥천 구읍(舊邑)으로 갑니다.

 

옥천군청에서 을사보호조약에 반대한 고장의 궁내부특진관(宮內府特進官)2품 송병찬, 유생(儒生)정석채 선생 등을 기리는 몇 글자라도 옥주사마소 안내문에 추가하여 마성산 등산이나 대청호오백리길 9구간 지용향수길을 걷는 분들의 발걸음을 보다 뜻 있게 하여주면 좋겠습니다.


일정:

10:40 옥천버스터미널에서 청산행 버스 출발

10:50 교동리 입구 하차

11:20 섯바탱이 고개

11:44 마성산 정상

11:53 마성산 하산시작

12:33 지용로 하산완료(수북리 노인요양원 50m 전방)

          * 산행 휴식 포함 1시간 43

12:51 육영수여사 생가통과

13:01 옥주사마소 도착

13:15 옥주사마소 출발

13:25 구읍삼거리 버스 정류소 통과/시간이 있어서 계속 걸음.

13:55 옥천역 도착 *구읍

 

* 옥천버스터미널 교동리 입구 방면 버스_ 안남/청산/보은/답양(월외)방향 버스 다수

                           청산가는 버스 중 구일·용죽·양저 경유는 타지마세요

* 구읍삼거리     ➜  옥천버스터미널 20~30 분 간격 버스 다수 운행







                                                                                     큰으아리














                                                                                 수북리 하산로











                                                                                       육영수 여사 생가















                                                                                         옥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