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건지산길은 쉬엄쉬엄 걷기 좋은 길이지만 전 구간을 모두 걸으면 총 9km, 4시간이 소요되니 유장(悠長)한 둘레길입니다. 덕진동, 송천동, 전남대 캠퍼스 어디서나 접근이 쉽고 100여m 높이의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자연과 함께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이 많이 끊어져서(止) 건지산이란 설도 있지만, 하늘(건/乾)이 머문(止) 곳이라는 의미라고 산 이름을 풀어보았습니다. 거창한 뜻 풀이에 비해 건지산(乾止山 99m)은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기 쉽습니다. 드 넓은 전주 벌이기에 산(山)이라는 이름을 얻었지, 높은 산 둘러싼 다른 고장이라면 그저 그런 언덕취급 받아도 다행이겠지만, 단 한 번의 강력한 정기(精氣) 발산으로 한반도 500년 역사와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한 현장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