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천읍 수부리 잔미산에는 사연이 많습니다. 잔미산록에 잠든 대학친구 고김명기군, 그리고 4년 전 여름, 높이 417m 잔미산 만만하게 보고 산행하다 탈진 직전까지 간 고교친구 박윤식 목사와의 무모했던 사연. 대학 2학년인 1968년 겨울방학, 명기가 웅천 자기 집에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섰습니다. 웅천 부당마을 수부3리 명기 집에 도착한 다음날 절 구경시켜준다고 아침 일찍 출발했습니다. 동네 가까운 절이려니 했는데 걷고 또 걷고 재 넘어 간 곳이 부여 외산면 무량사(無量寺)였습니다. 생육신 한분인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선생이 입적한 곳이라는 김명기군의 한마디에 경외감과 신비한 기분이 들어 삼십리 넘게 걸어온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명기 덕분에 53년 만에 다시 찾은 만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