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近畿旅行

近畿旅行(41): 동두천 마차산

맑은공기n 2018. 12. 25. 17:51

2009년 7월 마차산

 

    

 

동두천시 안흥동과 연천군 전곡읍의 경계를 가르며 솟아있는 마차산(磨釵山·588.4m)은 동쪽의 소요산(587m)과 마주보는 감악산(675m) 지맥으로 6.25 한국전쟁 때 중공군이 꽹과리를 치며 인해전술을 펼친 곳입니다.

 

신라 요석공주와 원효대사의 소요산 러브스토리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한국인들에게 친근한 마고(麻姑) 할미의 전설이 있습니다. ‘다산과 풍요를 베푸는 마고할미가 옥비녀와 구슬을 갈고 매무새를 고쳤다는 전설에서 ()비녀()를 붙여 마차산이라 명명했다고 동두천시 유래기는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조적으로 연천군 전곡읍 홈페이지 지명유래는 <산의 외형은 정상부로 올라가면서 암석으로 이루어진 뾰족한 삼각형을 취하고 있어, 높고 험준한 모양의 뜻을 가진 마차(摩嵯)가 옳은 표기라 할 수 있다.’>라는 보다 이성적 결론을 내리고 있지만 동두천시가 입힌 마고할미의 감성 스토리텔링을 거부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동두천역과 소요산 전철역들이 개통되며 산행인들에게 마차산 이름이 막 알려지기 시작한 무렵이라서인지 우리 일행 외에는 인적이 없어 조용하고 호젓해서 좋았습니다. 산행초입 무렵 다소 가파른 외에는 비교적 완만하고 정상에서 동두천시 전체를 바라본 터진 조망은 일품이었습니다.

 

9년 전 산행이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댕댕이고개에서 점심을 한 거로 기억합니다. 요즘은 친구들이 물이나 챙겨오고 막걸리 한잔 정도 끝내면 서둘러 하산해서 식당식사로 끝내지만, 9년 전 만해도 마나님들이 정성껏 챙겨준 도시락에 과일, , 안주까지 기호(嗜好)대로 잔뜩 챙겨와 꿀맛 식사와 음주를 즐기곤 하였습니다.

 

김대을군이 권한 가양주(家釀酒)가 달콤하고 입에 붙어 소주잔으로 두 잔을 연달아 마셨는데 크게 취기가 올라 심장이 뛰며 한 시간 정도 정신이 혼미해져 친구들에게 큰 걱정을 끼쳤습니다. 술에 약한 체질 탓이었지만 그 이후로 고교친구들은 저에게 술을 일체 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마차산 녹음터널 계곡에서 탁족(濯足) 수준을 넘어 노천냉욕(露天冷浴) 까지 한 사진을 보면 댕댕이고개에서 능선타고 밤골재를 거쳐 수량(水量) 풍부한 약수계곡으로 해서 소요산역을 바라보며 하산 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서산 너머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면 황혼의 아름다움을 느낀다고 하듯, 이제는 오래전 즐거운 추억이 되었고 60대 초반 시절에 마차산 산행을 함께한 친구 열명 중에 두명은 불귀의 객이 되었으니 해가지면 달이 뜨듯, 이승이 끝나면 가야할 저 세상이 있음을 다시 일깨워줍니다.

 

코스: 소요시간·거리 기록 없슴

동두천역~안흥교~동두천기도원~정상~댕댕이고개~밤골재~약수계곡~소요교~소요산역

 

* 사진출처: 휘문고58회 구홈페이지

* 지도출처: 동두천시 홈페이지

 

 

 

 

 

 

 

                     동두천 육산: 소요산 국사봉 왕방산 해룡산 칠봉산 마차산

 

 

 

산행로:  동두천역~안흥교~동두천기도원~정상~댕댕이고개~밤골재~약수계곡~소요교~소요산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