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여행/沃川旅行

沃川旅行(64): 옥천 제1봉 대성산

맑은공기n 2020. 1. 11. 21:10

파란 하늘과 맞닿은 대성산(大聖山 705m) 능선 바라보며 햇볕에 반짝이는 의평천(義坪川) 따라 봄 같은 겨울 정취 속으로 한 걸음 한걸음 들어갑니다. 대성산에서 발원하는 의평천 수초밑에는 매운탕감으로 그만인 피라미, 가제, 붕어, 미꾸라지, 메기가 펄펄 뛴다고 합니다.

 

큰 성인이 나올 거라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옥천 최고봉인 대성산은 천성장마(천태산~대성산~장령산-마성산) 긴 능선을 울멍줄멍 키마추기 이어오다 머리하나 불끈 솟아 충청북도 옥천군과 전라북도 금산군을 경계로 하는 산입니다.

 

대성산 존재는 이원면 학교들 교가에 나올 정도로 이원의 자랑이며, 2봉은 데구름, 데구리라고 불리는 덕운봉(德雲峯 599m)입니다. 1968년 축조한 의평저수지를 지나자 커다란 산행 안내판 앞에 큰 폭포와 작은폭포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큰 폭포를 보고 싶기도 하고, 오래 전 처음 찾은 산행에서 길을 잃고 고생한 경험상 큰 폭포로 어이지는 등산로가 더 확실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오른 쪽큰 폭포길을 택합니다. 갈림길에서 완만한 임도 1.35km를 올라와 정상/큰폭포이정표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큰 폭포는 나무가 전경을 가리고 포근한 날씨로 겨울 폭포 특유의 결빙(結氷)도 없어 그냥 지나치다시피 했습니다. 임도를 벗어나서부터는 선바위까지 등산로가 낙엽에 깊게 쌓여 자주 길을 잃었으며 그 때마다 나무자락에 매달린 선행자들의 산행띠로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선바위는 윤정리, 의평리에서 올라오다 합쳐지고 하산할 때는 갈라지는 길목입니다. 깊은 산속 사위 공허한 적막감을 즐기며 선바위 쉼터 의자에 앉아 커피 한잔으로 휴식하고 있는데 두런두런 목소리 들리더니 선바위 산행 나온 윤정리 주민 두 분이 올라왔습니다.

 

8년 전 그리고 오늘 두 번째 산행을 합쳐 대성산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들입니다. 윤정리 원주민인 자신들도 제가 올라온 의평리에서 오는 산길에서는 가끔 길을 잃는다고 하며 윤정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더 확실하다고 알려줍니다.

 

선바위 큰 바위는 장수가 옮겨다 놓은 것이고 작은 바위는 아낙네들이 옮겨다 놓은 것이며, 330m 위에 있는 절터는 그곳이 흥하면 속리산에 있는 절이 망한다는 얘기 때문에 헐리게 되었다"는 전설도 들려주었습니다. 고향 윤정리 애정이 강한 분들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선바위에서 하산하는 두 분과 헤어져 올라온 절터에는 벼락을 맞고서도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수령 600년 느티나무가 옛 절터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선바위에서 절터~꼭지점 사거리 까지는 다시 걷고 싶은 멋진 산행로가 펼쳐지니 대성산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등산로도 뚜렷하고 정감 넘치는 오솔길 닮은 길을 걷다 계곡 아래로 마을들이 슬그머니 모습도 보이고 반대편에 월이산, 마니산, 그리고 제2봉인데도 대성산 제1봉처럼 보이는 뾰족한 덕운봉의 모습이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습니다.

 

천태산과 장령산 중간 길목인 대성산 정상은 숲으로 둘러싸여 전망은 없으며 산행안내도는 심하게 페인트칠도 떨어져 재설치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있으니 대성산을 오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하는 감상도 잠시, 예약한 기차시간 늦지 않기 위해 하산을 서둘러야했습니다.

 

그 전에는 정상에서 조금 더 천태산 쪽으로 진행하다 이원들판을 조망하며 꼬부랑재로 해서 의평리로 하산했었습니다. 이원 들판 넘어 금강도 보이는 툭 튄 전망이 압권이었지만 간혹 나타나는 험한 암반 구간 통과하다 겨울철 낙상의 우려가 있어 이번엔 윤정리 하산 길을 택했습니다.

 

윤정리로 하산 등산로에서 8년 전 대성산을 처음 오르며 헤매기 시작한 장소(사진)에 도착했습니다. 윤정리에서 올라오다 덕운봉 아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했었는데 보다 분명한 등산로처럼 착시(錯視) 일으킨 직진 방향 계곡으로 들어선 게 실수였습니다.

 

실수를 복기하면 이어지던 계곡 등산로가 슬그머니 없어져, 덕운봉 뒤로 돌아 개척 산행처럼 숲을 헤치며 오르다 황소 뒷걸음 쥐 잡는 다고 천태산~장령산 능선을 만나, 어찌어찌 대성산 정상은 밟았습니다. 안전산행을 위해 옥천군청에서 산행띠라도 갈림길에 촘촘하게 해주어야겠습니다.

 

세월이 빨라 이제는 60대 시절의 과거 산행을 회상하며 윤정리 부루니 마을회관으로 내려옵니다. 봉화 금씨(奉化 琴氏) 집성촌인 윤정리(潤亭里)에서도 가장 큰 마을인 부르니(부른이)는 배가 부른 곳과 같이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붙여진 순수하고 재미있는 우리 말 이름입니다.

 

수북이 쌓인 한 겨울 눈이 농촌 운치를 빛내주는데 따뜻한 겨울이라 부루니(부른이) 밭은 그냥 맨 흙살 황토만 들어나 아쉽지만, 대성산 덕운봉 자락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윤정리는 유명한 옥천 이원 묘목(苗木)이 시작한 정감 넘치는 마을입니다옥천 최고봉 대성산, 이원면 의평리/윤정리 풍광을 사랑합니다.

 

대중교통:

옥천~양산, 또는 옥천~수묵리(마곡) 운행 버스_ 의평리, 윤정리 경유.

옥천군청 홈페이지-문화관광-버스시간안내-시내버스

https://www.oc.go.kr/tour/contents.do?key=2595&

 

일정:

노인걸음 5시간 58(휴식시간 제외) 10.31km

09:00 옥천시내버스 터미널 양산행 버스

09:24 의평리 하차/0.0km

09:47 의평저수지 뒤 등산 안내판/1.77km

10:24~10:45 이정표 정상.큰폭포/3.12km

                  →임도와 정상 갈림길/산행시작

10:51~10:54 큰폭포/3.37km

11:10~11:25 선바위/3.70km

11:41~11:44 절터/4.03km

12:13~12:22 꼭지점사거리/4.58km

12:47~13:09 정상/5.62km

14:12~14:25 선바위/7.51km

14:42 윤정리 (소규모)사방댐/8.24km

14:52~14:55 윤정리 대성산 안내판/8.8km

15:02~15:05 윤정리 마을회관/부루니/9.15km

15:22 윤정리 버스승차장/10.31km

15:30 마묵리 오후 320분 출발 의평리/윤정리 경유 버스

15:53 옥천 시내버스터미널

 

대성산 능선:

의평리 교회:

의평천:

 

의평저수지:

우측으로:

임도:

산행시작 포인트:

희미한 발자국 찾아:

잡목 숲 뒤 바위가 큰 폭포/정상방향으로 가다 선바위는 0.5km라는 이정표:

참나무 군락 뒤 물이 없어 삭막한 큰폭포:

길 잘 찾으라고 산행띠를 두 개나 달아줘 감사합니다:

선바위가 보입니다:

큰선바위 vs. 작은 선바위:

절터 가는 길:

절터:

절터 돌들 흔적:

속이 텅빈 600년 느티나무 가지는 살아 있네요:

꼭지점사거리:

꼭지점사거리~정상 1.7km:

꼭지점사거리 위 100m 덕운봉 진입로:

덕운봉은 바라만 보고 패스:

천태산~장령산 능선에 올라:

천성장마(천태산~대성산~장령산-마성산)능선:

화살표는 정상으로 올라온 방향:

 

옥천 제1봉 대접이 섭섭합니다: 

강청리/의평리/윤정리 하산로 선택:

절터에서 윤정리로:

폭신폭신한 낙엽 오솔길:

좌 월이산, 우 마니산:

8년전 길 잘못 선택한 문필봉 아래 갈림길/위치_선바위와 사방댐 중간쯤:

과거를 뒤로 하산: 

햇빛에 녹은 얼음 물 한 모금 마셔! 

소규모사방댐:

양봉농가:

 

밤돌깨비 농장:

윤정리 밭에 묘목도 눈도 없습니다:

묘 갈림 길/오름길에선 좌측이 되지요:

하산한 방향:

윤정리 마을회관:

부른이(부루니) 자랑비:

산촌 논에서 나는 쌀이 일미!

윤정천 양달: 

덕운봉이 대성산 제1봉처럼 보입니다!

윤정리 버스 승차장으로:

 

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