沃川旅行(89): 1300년 호국사찰 가산사
인물 이름을 차용한 도로명은 역사적 자취나 올림픽 금메달 획득처럼 공익적 업적이 있어야합니다. 옥천군 주요 간선도로인 성왕로, 중봉로, 지용로는 신라와의 전투 중 옥천에서 전사한 백제 성왕(聖王 504~554), 임진왜란 의병장 중봉(重峰) 조헌(趙憲 1544~1592) 선생, 한국 시 문학에 기념비적 존재인 정지용(鄭芝溶 1902~1950) 시인을 기려 연고지 인근에 명명한 도로명입니다.
명예도로명으로는 임진왜란 금산전투에서 전몰한 의승장 기허당(騎虛堂) 영규대사(靈圭大師 1537~1592)의 호국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영규대사호국로’가 2024년 9월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에 지정되었으니 옥천군을 포함한 충북에서 첫 사례입니다. 옥천 역사관련 중요 행사가 중봉충렬제, 기허당 영규대사·중봉 조헌 선생 추모제향, 지용제 등인 사실을 볼 때 영규대사호국로 지정은 늦은 감이 있습니다.
영규대사는 조헌 선생과 임진왜란 당시 청주성을 탈환하는 공적을 세우고 금산 전투에서 함께 순국하십니다. 통일신라기 창건해 임진왜란 직전, 영규대사가가 중건, 의병과 의승군이 활동한 인연으로 가산사는 영규대사와 조헌선생, 즉 의병과 승병을 함께 기리는 유일한 사찰입니다. 일제하 항일운동의 중심지가 될 것을 염려한 조선총독부는 두 분 영정을 강탈하고 불온사찰로 지목해 가산사를 탄압합니다.
선조실록30권, 선조 25년 9월 11일 무진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
중[僧] 영규(靈奎)가 의(義)를 분발하여 스스로 중들을 많이 모아 성 밑으로 진격하였는데 제일 먼저 돌입하여 마침내는 청주성을 공략하였습니다. 그가 호령하는 것을 보면 바람이 이는 듯하여 그 수하에 감히 어기는 자가 없었고 질타하는 소리에 1천 명의 중들이 돌진, 제군(諸軍)이 이들을 믿고 두려움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하 생략) |
채운산(彩雲山 468m) 중턱 가람(伽藍)으로 이어지는 영규대사호국로를 오르며 평소 답답하던 심장, 폐에 신선한 공기가 들어가 몸이 일시에 가뿐해지는 기분입니다.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5월 5일) 봉축행사 준비로 바삐 차를 몰고 출타하시던 가산사(佳山寺) 지원 주지스님을 조우합니다. 조헌, 영규대사 영정을 뵙고 싶어 왔다는 말을 듣고는 바쁜 중에도 가람내 당우(堂宇) 위치를 세세히 알려 주십니다.
영장각·산신각:
채운산이 감싸고 있는 천년 고찰 가산사는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조선 숙종 때에 영규대사의 전공을 기려 가산사를 호국사찰로 지정하고 조헌(趙憲)과 영규대사 두 의병장의 영정을 그려 봉안하도록 하였습니다. 극락전과 같은 시기에 건립된 영정각, 산신각은 충청북도 기념물115호로 영정각에 영규대사와 조헌 의병장의 영정을 모셔 매년 가을 추모제를 지냅니다. 두 분 영정은 1974년 운보 김기창 작품 모사본으로 원본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북위시대 사면불:
극락전 뒤로 완공을 앞둔 당우에는 중국 북위(北魏)시대 사면불이 모셔져있습니다. 중국 남북조시대 변방민족의 하나인 탁발선비족(拓跋鮮卑族)이 화북지역에 세운 북위(北魏)는 불교문화가 강성했습니다. 2000여년전 중국 불교문화 편린을 옥천에서도 오지로 통하는 답양리 가산사에서 접합니다. 당우 신축 공사 중이기에 안으로 들어가 가까이 친견 할 수는 없었습니다.
표충각:
계곡 반대편 당우인 표충각(表忠閣)에는 지원 주지스님이 국립박물관에서 발견한 영규대사 진영 사진 촬영본이 따로 봉안돼 있습니다. 학자풍 고승 이미지인 영장각 영정보다 선조실록에 기록된 영규대사의 장건(壯健)한 모습과 가깝다는 느낌입니다.
선조수정실록26권, 선조 25년 8월 1일 무자 1592년 명 만력(萬曆) 20년 |
승려 영규(靈圭)는 (중략) 사람됨이 장건(壯健)하고 키가 보통 사람의 갑절이나 되었으며 지략과 계책이 있고 많은 무리를 잘 부렸다. (중략) 마침내 의열(義烈)로 세상에 일컬어졌으니 불교가 있은 이래 일찍이 없었던 일이었다. 지중추부사에 추증(追贈)되었다. |
영고제단:
표충각 앞 느티나무에는 영고제단(迎鼓祭壇) 네 글자가 새겨진 비석이 있습니다. 상고사에 밝은 전(前)주지 지승스님이 가산사에서 단군제를 오랜 기간 지낸 흔적입니다. 가산사 단군제는 옛날 부여에서 올렸던 추수감사제 '영고'를 재현하는 제단 앞에서 고천문을 올리고 시작했으니 영고제단 느티나무 터는 신단수(神壇樹) 제단이 되겠습니다. 산신각의 산신 영정이 ‘호랑이 올라탄 산신령’ 아닌 단군왕검 분위기라 의아했던 대목이 신단수 영고제단에서 풀렸습니다.
육지속의 섬 막지리로 이동:
운전면허증을 반납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일정상 더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가산사에서 답양3교로 회귀, 막지리로 넘어가는 2.2km 고갯길 장고개를 오릅니다. 장고개는 답양리와 막지리 경계로 채운산 산행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장고개 오르며 답양리 산촌마을 풍경을 덤으로 감상합니다. 가산사에서 채운산을 바로 오르기에는 가파르고 숲도 쩔어 등산로가 없다는 가산사 주지 스님 말씀을 기억합니다.
1300년 호국사찰 가산사를 품은 답양리(畓陽里)는 사방이 높은 산들로 둘러싸인 마을입니다. 아름다울 가(佳), 뫼 산(山)의 가산천(佳山川)이 흐르는 고장이라 가산리(佳山里)라 불리다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답양리, 용촌리 2개 리로 분리돼 오늘에 이릅니다.
가산사 주소:
충북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543
→ 답양3교 ~ 가산사 0.9km 도보 15분
일정:
06:30 수원역 출발 무궁화 기차
08:18 옥천역 도착
08:30 옥천버스정류소 답양리·월외리·은운리 방향 버스탑승
08:12 답양리(답양3교) 하차
<답양리 가산사 ~ 막지리 도보 여행>
13:25 답양3교 회귀
14:02 은운리 출발(14:00) 옥천행 버스 탑승
↓ 답양3교(버스정류장 이름 답양리). 채운산 바라 보며 진행. 산 넘으면 대청호 방향이라 대청호 500리길 산으로도 알려져:
은운리 종점방향 이정표 따라:
영규대사호국로:
가산사와 승병의 유래:
물고기 노는 아름다운 가산천:
방점 좌(표충각 위치), 우(극락전,영정각, 북위시대 사면불 위치):
가산사 4년차 주지 지원스님<전 청주불교방송사장(2003~2008)>. 50대로 보이는 70대 중반 꽃미남:
갈림에서 우측 방향(좌측은 표충각) :
부처님 오신 날 행사 준비:
요사채:
신라 성덕왕 19년 가산암(佳山菴) 지어:
미륵대불. 극락전(1624년 중건. 1992년 화재로 전소.1994년 신축). 극락전 좌측 영정각:
미륵대불 봉안점안식은 지난 4월 거행:
(좌) 영정각, (우) 산신각은 숙종시대 건물. <영정각 지붕 용마루 기와에서 「강희 33년 갑술 4월 망일(康熙 33年 甲戌 4月 望日…)」이라는 연대가 쓰인 것으로 미루어 용마루에 쓰인 기와가 조선 숙종 20년 1694년에 제작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출처_ 옥천군 홈페이지 문화관광:
(좌) 중봉 조헌, (우) 기허당 영규대사:
산신각 산신. 호랑이는 있어도 단군 분위기:
신축 공사 중인 당우 옆면:
새 당우 정면:
108나한(3단), 16나한(우측 1단)이 둘러싼 북위시대 사면석불:
가까이 접근 할 수 없어 사진은 흐릿해도 유려한 석불:
표충각으로 이동:
호국승병수련원 계곡 우측에 방금 다녀온 영정각. 제1가람에 극락전, 영정각, 산신각, 신축 법당, 요사채. 제2가람 수련원, 표충각 당우들:
호국승병수련원(호국문화체험원) . 2017년 이낙연 (전)총리의 가산사 방문 때 영규대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건의로 건립 시발:
호국불교승병단 총본부, 호국불교문화예술보존회 전수단:
표충각:
국립박물관 소장 영규대사 존영 사진 촬영본:
선조실록 영규대사 풍모 기록 '사람됨이 장건(壯健)하고 키가 보통 사람의 갑절이나 되었으며'
(좌) 의병, (우) 의승 상징 연꽃 무늬장식 순국위령탑(8m):
칠백의총 기록화, (좌) 조헌 선생:
금산혈전출진도:
(우) 영규대사 편:
청주성탈환도:
신단수:
영고제단:
가산사 제2 가람_ 순국위령탑, 영고제단, 표충각, 호국승병수련원(호국문화체험원):
하산:
답양3교 회귀해 장고개로:
옥천군 관광안내지도에 표시된 가산사:
하루 5회 운행 답양리행 버스 <종점은 은운리> 옥천출발 06:30 08:30 13:10 16:10 18:10//은운리 출발 07:10 09:10 14:00 17:00 19:00//은운리 ~ 답양3교(종점 은운리에서 답양3교 약2분만에 도착 유의). 버스 운전 기사님에게 월급받고 조용한 관광도로 운행하며 좋은 공기 실컨 마셔 꿀잡이라 하니 기분좋게 웃으셔:
沃川旅行(90): 육지속의 섬 막지리
:마을이 대청호에 잠긴 1980년, 육지속의 섬으로 변해 옥천 최고 오지로 알려진 곳이 군북면 막지리(莫只里)입니다. 수몰 전에는 군북면 석호리, 소정리와 이어져 막지리 어린이들은 석호리 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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