沃川旅行(88): 대청호 백토산 · 청풍정

산행여행/沃川旅行

沃川旅行(88): 대청호 백토산 · 청풍정 · 명월암

맑은공기n 2025. 4. 19. 21:59

진경산수 펼쳐지는 곳이 옥천군 군북면 석호리입니다. 백토산(白土山 271m)에 올라도 좋고 아니면 수변 청풍정(淸風亭)에서 바라보는 대청호 수면은 바다처럼 창창하지 않아도 고요하고 잔잔한 풍광을 선사합니다. 명월암(明月岩)에서 개혁가 김옥균과 기생 명월의 윤색된 사랑이야기를 낭만으로 받아주는 것도 운치가 있습니다.

함티마을:

석호리 백토산이 지켜보는 대청호 수면 아래에는 ‘큰 터’를 뜻하는 함티(咸基大垈)라는 군북면에서 제일 큰 마을과 군북국민학교가 있었습니다. 함티마을은 안내면 답양리에서 생산된 옥천 특산 구들돌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전국 도시로 향한 중요한 통로였습니다. 아파트가 보급되기 전 단독주택이 주거 대세이던 시절, 방고래 위에 덮어 바닥을 만드는 얇고 널찍한 돌이 구들돌입니다. 재학생 수가 700여명에도 이른 군북초등학교는 1980년 함티 마을과 함께 수몰돼 갈수기에나 학교 흔적이 나타납니다.

백토산:

SK기지국 뒤로 백토산 정상에 올라 이슬봉, 막지봉 산줄기들이 대청호 푸른 물과 어울린 동양화 한폭을 감상합니다. 정상에는 금강(대청호) 건너편 적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석호리 망루지 돌무더기가 있습니다. 일제시절 신사 터로도 구전되고 있으나 신사 흔적은 발견할 수 없습니다. 정상에서 하얀 흙을 퍼다 분필가루 대신 운동장에 선을 그어 백토산(白土山)이라 했다거나 판암의 일종인 황강리석 암벽에 차돌 같은 흰 돌이 박혀 백토산 이름이 붙여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청풍정 · 명월암:

백토산 정상에서 능선으로 약10분 진행하다 밀양손씨 묘에서 우측으로 꺾어 하산, ‘군북면 석호길 273’에서 다시 450m 더 포장도로 따라가 청풍정(淸風亭)과 명월암(明月岩)입니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 감상하는 청풍명월(淸風明月)에 딱 맞는 풍광을 갖춘 물가 정자와 기암절벽입니다. 1884년 12월 4일 갑신정변이 실패하자 청풍정으로 내려와 기생 명월과 세월을 보내는 김옥균의 재기를 바란 명월이 투신하자 바위에 명월암 글자를 새겼다는 러브스토리가 그럴듯합니다.

김옥균의 유씨 부인:

갑신정변 엿새째인 12월 10일 인천에서 일본으로 망명한 김옥균은 옥천과 인연이 깊습니다. '1851년 옥천군 안내면 인포리 걸포에서 출생, 옥천군수를 지낸 김병기에게 입양돼 서울 종로에서 성장하며 5대 조상의 묘소가 옥천군 장계관광지 대청호 건너 달돋이산에 위치한다.' 출처: 옥천신문 2020.03.11 전순표(옥천향토사연구회 고문). 김옥균의 부인 유씨(兪氏)는 시아버지 김병기가 군수를 지낸 옥천 구읍(舊邑)으로 딸과 함께 숨어들었다 잡혀 관노비로 아전의 비첩에서 주막 허드레일 까지 10년 간난세월을 겪습니다.